-
[에디토리얼] 나의 서울숲 사용법
편집부 김모아, 금민수, 이수민 기자가 유청오 전속 사진 작가와 함께 이틀간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취재를 다녀왔다. 순천행 기차에 슬쩍 동승하고 싶은 강한 유혹을 느꼈다. 지난 4월 순천에서 열린 한국조경학회 학술대회 때 박람회장을 잠깐 둘러보긴 했지만, 발 디딜 틈 없는 인파에 치여 정작 기억에 남은 건 총천연색 등산복의 물결뿐이라는 아쉬움 때문. 게다가 박람회장보다 더 호평받고 있다는 오천그린광장과 어싱길, 도심 도로를 잔디밭으로 바꾼 그린아일랜드를 답사하지 못한 아쉬움도 취재에 동행하고픈 생각을 부추겼다.
하지만 편집주간의 동행을 기자들이 반길 리 없을 터. 철없는 충동을 간신히 억누른 나는 기자들이 순천에 도착할 무렵 소박하게(?) 서울숲으로 걸음을 옮겼다. 봄의 절정, 공원은 여느 때처럼 북적였고 그 활력에 내 마음도 생동했다.
35만 평에 달하는 서울숲은 서울에서 올림픽공원 다음으로 큰 공원이다. 문화예술공원, 체험학습원, 생태숲, 습지생태원 등 크기만큼이나 다채로운 성격의 여러 공간으로 구성된 대형 복합체 공원. 게다가 한강과 바로 직접 맞닿아 있는 점은 서울숲 매력을 배가시킨다. 다양한 얼굴을 가진 만큼 갈 때마다 다른 구역을 경험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치 단골 식당처럼 자주 가는 자신만의 공원 속 아지트를 정해 두면 더 즐겁다.
나의 서울숲 사용법은 세 가지 정도다. 많은 사람이 서울숲 하면 떠올리는 그 시그니처 풍경에서 도시의 자유를 느끼는 게 아주 평범하지만 소중한, 나의 첫 번째 사용법이다. 지하철 수인분당선을 타고 서울숲역에 내린 뒤 3번 출구로 나와 컨테이너 박스 100여 개로 지은 언더스탠드 에비뉴를 통과하면 서울숲의 정문 격인 공원 2번 출입구가 나온다. 옛 경마장의 장소 기억을 소환하는 역동적인 군마상을 지나면 바닥분수와 거울연못으로 유명한 문화예술공원 구역이다. 넓은 잔디밭 위로 펼쳐진 하늘과 응봉산 원경에 숨통이 확 트인다.시원한 풍광을 즐기며 잠시 해찰하다 보면 자연스레 자유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30분이면 충분히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시간이 조금 더 있다면 은행나무길 아래 벤치를 차지하고 빽빽한 수직선들의 밀도감에 압도당하기를 자처한다.
더 적극적으로 일상에서 탈주하고 싶은 날엔 생태숲 구역을 선택한다. 생태숲 위를 지나 강변북로를 건너 한강변으로 뻗어나가는 보행교를 걷는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사슴들이 출몰하는 생태숲은 직접 내려갈 수 없고 다리 위에서 내려다볼 수만 있어서 오히려 더 매력적이다. 어느덧 야생에 가까워진 숲의 머리 위를 횡단하는 날카로우면서도 경쾌한 직선의 다리를 걸으며 스치듯 숲을 통과하는 기분, 걸어본 사람만 안다. 조금 더 걸으면 강변북로를 쉴 새 없이 달리는 자동차 행렬이 한눈에 잡힌다. 아찔한 속도와 소음이 불쾌하지 않고 두렵지도 않다. 광폭의 한강이 뿜어내는 힘과 아파트 경관의 질량감, 성수대교의 육중한 구조미와 이리저리 휘감기는 강변도로 램프들의 곡선이 한데 뒤섞인 콜라주. 보행교 끝에서 강가로 내려오면 멀리 보이던 한강이 바로 발 앞에서 흐른다.
세 번째는 공원 바깥 카페의 창으로 서울숲의 짙은 계절감을 즐기는 사용법이다. 성수동에서 약속 잡을 일이 있으면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로 무장한 성수이로와 연무장길 쪽의 힙한 카페들보다는 공원 4번 출입구 바로 옆의 한 카페를 택한다. 성수동 특유의 붉은 벽돌 이층집을 검박하게 개조한 카페 2층에 앉으면, 가로로 긴 창을 통해 서울숲의 가장 일상적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겨울이면 텅 빈 공원의 스산함이, 봄이면 공원을 새로 채워나가는 햇살의 나른함이, 여름이면 짙다 못해 무거운 초록의 냄새가, 가을이면 갖가지 나뭇잎이 조합해내는 단풍의 향연이 카페 창을 넘어 달려든다. 조금 더 부지런하고 싶은 날엔 카페에서 나와 습지생태원까지 간다. 공원 외곽의 습지생태원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습지 위에 그물처럼 놓인 목교를 걷거나 투박한 의자에 몸을 기대면 공원 전체를 전세 낸 기분을 누릴 수 있다. 도시의 고요를 경험할 수 있는 아주 쉬운 방법이다.
-
[풍경 감각] 쉬운 단점
“칭찬만 너무 많이 하시는 것 아니에요?” 식물 드로잉 수업을 할 때마다 수강생에게 듣는 말이다. 삐뚤빼뚤한 형태, 어색한 색채, 그리고 미처 정리하지 못한 구도……. 수강생들은 스스로 부족한 점을 나열하지만, 외려 나는 사랑스럽다, 따뜻하고 달콤하다, 혹은 과감하다는 평을 하니 말이다.
그림을 그리는 건 어쩌면 쉬운 일인 지도 모른다. 종이를 꺼내고 마음에 드는 화구를 골라 쓱쓱 채워 넣으면 되니까.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부족한 점을 끝없이 마주친다. 아무래도 선을 잘못 그은 것 같아. 다른 작가는 색을 참 잘 쓰던데 나는 왜 그게 안 될까. 애초에 구도를 잘못 잡았나 봐,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지……. 이렇게 단점을 메우는 데 집중하면, 어느새 그림은 하기 싫고 어려운 일이 된다. 지우고 다시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부분이야말로 개성과 장점이 잘 드러나는 지점이 되기도 한다.
그림 그리는 일이 즐거움으로 가득 차길, 기쁨과 기대가 손을 이끌어 주길 바란다. 이번엔 새로운 색을 써 볼까? 그리고 싶은 게 생각났어! 크게 그려 보면 멋질 거야. 이렇게 되뇌며 자꾸 그리다 보면 손끝에서 좋은 그림이 나오는 순간이 분명히 온다. 단점을 고치겠다는 쉬운 생각을 버리자. 그리고 좋은 점을 찾아 성실히 칭찬해 보자.
-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주 제 정원에 삽니다
부주제 나만의 정원
위 치 전라남도 순천시 순천만국가정원(국가정원1호길 47), 순천만습지(순천만길 513-25), 도심권역
일 시 2023. 4. 1. ~ 10. 31.
주 최 산림청, 전라남도, 순천시
주 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규 모 순천만국가정원+순천만습지+도심권역: 193ha / 경관정원: 355ha
2023년 4월 1일,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됐다.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이하 순천만박람회)가 열린 지 10년만의 일이다. 한국 최초의 국제정원박람회인 2013 순천만박람회는 순천만의 생태 환경을 보존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됐다. 순천만은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하나로 풍부한 자연 갈대 군락과 다양한 갯벌 생물이 살아가는 온전한 갯벌 생태계를 갖춘 곳이다.
2000년대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매년 순천만을 찾는 방문객의 수가 늘어나던 때였다. 연간 방문자가 300만명으로 늘어나자 좀 더 긴 관점에서 순천만의 미래를 고민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순천만에서 불과 5km여 떨어진 순천 도심이 개발되고 점차 확장된다면 순천만의 자연 생태 환경이 훼손될 우려가 있었다.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떠오른 것이 순천만박람회였다.
정원으로 가득한 박람회장이 도심과 순천만 사이에 자리 잡게 되면 일종의 에코벨트가 형성되고, 순천 시민에게는 시민공원이라는 형태의 복지를 제공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해법이었다. 2008년 1월, 노관규 순천시장은 순천을 ‘대한민국 생태수도’로 선포하며 순천만 습지 보존을 위해 순천만박람회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2009년 4월 17일 정부부처인 산림청의 심의를 거쳐 기획재정부의 사업 승인을 얻었다. 4월 24일 개최지 결정권을 가진 AIPH국제원예생산자협회의 실사단이 순천시를 방문해 실사를 했고, 9월 16일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열린 제61차 AIPH 정기총회에서 2013 순천만박람회 개최가 확정됐다. 2009년 12월에는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장 마스터플랜 공모전’의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10개의 참가작 중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당시 명칭)+성호엔지니어링+동호+김아연의 ‘웰컴 투 정원골’이 최우수작으로 선정되어 “순천만의 지역적 독특한 특성을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2013 순천만박람회는 ‘지구의 정원, 순 천만’을 주제로 2013년 4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열렸다. 111만 2,000m2에 달하는 녹지에 세계정원, 참여정원, 테마정원, 23개국의 83개 정원을 조성하고, 순천만의 생태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는 순천만국제습지센터를 마련했다. 강익중의 꿈의 다리와 찰스 젱스의 호수정원은 2013 순천만박람회의 상징적 풍경이 되었다. 박람회의 의의는 개최 기간이 끝난 후 더욱 커졌다. 보기 좋은 꽃과 나무, 정원 관련 용품 및 시설을 전시하는 일반 산업 박람회와 달리, 행사가 끝난 후에도 조성한 정원을 철거하지 않고 보존해 숲과 정원으로 관리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꾀했기 때문이다. 순천시는 2014년 순천만정원을 영구 개장했고, 순천만정원은 한국에는 없던 정원이라는 개념을 법률적으로 정리하는 계기를 만들게 되었다. 생활 속 정원 문화를 확산하고 정원 산업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국가가 조성하고 운영하는 ‘국가정원’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 2014년 2월 ‘수목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고, 2015년 9월 5일 순천만국가정원이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으로 선포됐다. 국가가 지정·관리하는 자연 유산의 범위가 정원으로까지 확장되는 순간이었다.
2023 순천만박람회는 2021년 7월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지원 및 사후 활용에 관한 특별법’의 도움을 받아 개최됐다. 덕분에 박람회 개최에 필요한 정부 지원을 받고, 도심 곳곳을 박람회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2013 순천만박람회가 생태계의 보존에 집중했다면, 2023 순천만박람회는 분절된 섬처럼 느껴질 수 있는 박람회장을 도심 속 녹지, 즉 하나의 녹색 인프라로 녹여내는 데 집중했다. 시민이 일상 속에서 휴식과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날 수 있도록 박람회장을 도심권역으로 확장했다. 여러 콘텐츠와 볼거리로 북적이는 국가정원 및 순천만 습지 권역과 달리 도심권역은 탁 트인 녹지에서 펼쳐지는 시민들의 한적한 일상을 보여준다. 차량 대신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오가고, 오천그린광장의 잔디밭에서 반려견이 주인과 함께 달리기를 즐긴다. 두 개의 언덕 뒤에는 1.2km 길이의 마로니에길이 조성됐는데, 칠엽수의 그늘 아래 피크닉을 하러 나온 시민들이 돗자리를 펴고 앉아 있다. 도심권역에서 시작되는 국가정원 뱃길, 그린아일랜드, 어싱길은 각각의 콘텐츠인 동시에 도시와 박람회장을 자연스럽게 잇는 선형의 자연이기도 하다. 특히 그린아일랜드는 본래 도심정원과 국가정원을 단절시켜온 아스팔트 도로에 잔디를 입혀 연결로로 바꾼 상징적인 공간이다. 기획 단계에서 차량 정체를 걱정한 주민의 반발이 있었지만, 순천시가 우회도로를 확보하고 버스 노선을 추가 확보해 완성할 수 있었다. 도심에서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너른 잔디밭을 걸으며 그대로 남아 있는 도로의 신호등, 가로등, 도로 안내 표지판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민들의 긍정적인 반응도 일고 있어 박람회 이후 순천시는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그린아일랜드의 존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원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가든스테이 프로그램과 더불어 국가정원에 새롭게 조성된 노을정원, 키즈가든, 개울길광장은 정원을 눈요기하며 바삐 지나치는 공간이 아닌 긴 시간 머물며 날씨, 시간, 계절에 따른 변화를 체험하는 공간이라는 걸 깨닫게 하고, 박람회장을 하나의 연속된 녹지로 체험하도록 돕는다.
이번 호에는 2023 순천만박람회를 다양한 주제의 정원에 초점을 맞춰 소개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이미 박람회장을 다녀온 독자는 정원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를 만나고, 방문을 앞두고 있는 독자에겐 각자의 방식으로 정원을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
진행 김모아, 금민수, 이수민 디자인 팽선민 사진 유청오
-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다시 돌아온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이하 순천만박람회)가 10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2023 순천만박람회는 2019년 9월 중국 북경에서 열린 제71차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총회에서 순천시가 국제정원박람회 유치 의사를 밝히는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첫 단추를 끼웠다. 이듬해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AIPH 총회에서 박람회 최종 승인을 받았으며, 같은 해 7월 기획재정부 국제 행사 심의를 통과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박람회 시설 조성을 위한 기본 및 실시설계는 2020년 1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진행됐으며, 2021년 1월부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원회)가 정식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준비의 닻을 올렸다. 2021년 7월 박람회 지원 시설의 범위, 정부지원실무위원회의 설치 등 박람회 준비부터 사후 활용까지 국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지원 및 사후 활용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박람회 추진에 탄력이 붙게 됐다. 2022년 11월에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정원작품 경연대회’를 통해서 다채로운 모습의 정원을 선보일 국내외 참여 작가를 모집했다.
올해 4월 1일에 개막한 2023 순천만박람회는 산림청, 전라남도, 순천시가 공동 주최 및 주관하며 순천만국가정원(이하 국가정원), 도심권, 순천만습지 등 3개 권역에서 7개월 간 진행된다. 이번 박람회는 도심에 시민과 함께하는 정원을 조성하고, 회복하는 자연을 통해 탄소중립 선도 모델을 만들고 생태와 정원을 기반으로 한 관광 산업 활성화를 통해 순환 경제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순천시는 박람회를 통해 도심 전역을 생태 정원으로 만들고, 정원을 통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시민이 주체가 되는 순천형 정원도시를 완성해 나갈 예정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대한민국에 정원 문화의 싹을 틔운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이어 10년 만에 획기적인 도시계획으로 사람이 자연과 하나되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새로운 도시 모델을 제시하겠다”라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세 개의 권역
2013 순천만박람회가 순천만을 항구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에코벨트 개념의 박람회였다면, 2023 순천만박람회는 정원을 도심까지 확장해 시민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삶 속의 정원을 만들고, 웰니스, 메타버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한 미래형 도시 모델을 제시한다. 또한 이번 박람회를 맞이해 새롭게 제안하는 10가지 시도인 빅 체인지 10을 통해 새로운 공간과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번 박람회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 순천을 지향하며 크게 순천만습지, 국가정원, 도심권으로 나눠서 진행된다. 순천만습지 권역은 공존하는 자연을 지향하는 권역으로 순천만습지 일대를 연결한다. 관람차 스카이큐브 활성화와 순천만습지 연결을 위해 문학관정원에서 순천만습지까지 이어지는 관람차 도로와 보행로를 정비하고, 습지를 둘러보며 맨발로 걷을 수 있는 세 가지 코스의 순천만 어싱길을 조성했다.
국가정원 권역은 순천만습지 보전을 위한 전이 공간으로 순천만습지를 보호하고 도심 팽창을 완화한다. 크게 동원과 서원으로 나뉘며, 강익중 작가가 기획한 인도교 꿈의 다리가 동원과 서원을 연결한다. 각 나라별 정원의 특징을 살린 세계정원, 새로운 형태의 정원을 제시하는 테마정원, 기업과 지자체 등이 참가한 참여정원을 이 권역에서 감상할 수 있다. 기존의 정원을 리뉴얼하거나 새로운 정원을 조성해 10년 전과는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박람회장 확대로 새롭게 조성된 도심권은 함께하는 자연을 지향하는 권역이다. 정원 문화 확산을 꿈꾸며 도심을 정원으로 탈바꿈시켜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참여의 공간을 마련했다. 저류지에서 광장으로 변신한 오천그린광장 등 도시 발전 계획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순천만박람회의 핵심 콘텐츠를 선사한다.
빅 체인지 10
2023 순천만박람회는 10년 전과 달라진 10가지 시도
를 나타내는 빅 체인지 10을 선보인다. 빅 체인지 10은 오천그린광장, 그린아일랜드, 가든스테이 등 시민의 관
심과 흥미를 유도하는 매개체로서 주요 프로그램은 다
음과 같다.
박람회장 확대: 가장 큰 변화는 확대된 박람회장 규모다. 기존의 순천만습지 권역과 국가정원 권역에 도심권
을 더해 규모를 확대했다. 규모를 확장하면서 새로운
정원들을 선보였다.
대한민국 대표 저류지 모델, 오천그린광장: 오천그린광
장은 재해예방시설로 사용되는 저류지를 잔디광장으
로 탈바꿈시켜 새로운 저류지 이용 모델을 제안한다.
최초의 시도, 그린아일랜드: 그린아일랜드는 기존 아스팔트 도로를 선형의 녹지로 바꿔서 도심 속 오픈스페
이스를 만들었다.
역사성을 구현한 국가정원뱃길: 해룡창의 역사적 의미
가 담긴 뱃길을 복원한 국가정원뱃길은 오천그린광장
과 그린아일랜드 등이 위치한 도심권과 국가정원 권역
사이를 잇는다.
정원과 함께하는 특별한 하룻밤, 가든스테이: 비오톱
습지 인근에 조성된 숙박 시설 가든스테이 순천 ‘쉴랑
게’는 정원의 감성을 느끼며 특별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장소다.
지구와의 접촉, 어싱길: 어싱길은 맨발로 걷는 행위를
뜻하는 어싱(earthing)을 할 수 있는 길로서 지구와의 접
촉을 통해 자연 치유와 심신 안정 효과가 있는 산책로
다.
미래의 정원, 국가정원식물원과 시크릿가든: 국가정원
식물원은 원형의 온실로 순천의 산수를 표현한 식물원으로 식물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국가정원식물원과 스카이데크로 이어진 시크릿가든은 햇빛정원
등 미래정원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농경지의 새로운 변화, 경관정원: 박람회장 주변의 농
경지에 초화류를 식재한 드넓은 경관정원은 사계절 내
내 형형색색의 꽃들로 색다른 경관을 연출한다.
물위의 정원: 플로팅 공법을 통해 동천 위에 뜨는 정원
을 조성했다. 한국 최초의 테마 수상정원으로, 정원의
미래를 공동체 정원 등 다섯 가지 키워드로 담아냈다.
화려한 빛의 정원: 국가정원, 동천, 오천그린광장 일대에 저강도 레이저, 미디어아트 등을 통해 화려한 야간
경관을 연출했다. 이로써 어두운 밤을 비추는 빛의 정
원을 선보인다.
세계정원
12개의 세계정원은 2013 순천만박람회 때 조성된 공간으로 국가정원 권역에 위치한다. 1700년대 미국 버
지니아 자연주의 정원을 모티브로 한 미국정원부터 궁
궐, 민가 등 다양한 주거 양식에 사용된 한국정원 특유
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한국정원까지 동서양을 막론
한 12개국 정원의 특징을 고스란히 녹여냈다. 올해 박
람회를 맞이해 각 정원이 가진 특색을 살리되 이용자
의 편의성 등을 고려한 리뉴얼을 진행했다. 스페인정원
의 경우, 아치형 회랑을 새로 설치해 걸음을 옮길 때마
다 새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이 중 몇몇 정
원을 선정해 ‘세계정원’ 꼭지에 소개했다.
테마정원
국가정원 권역에 위치한 테마정원은 새로운 형태의 정
원을 제안하는 공간으로, 일부 공간이 새롭게 조성됐
다. 특히 꿈의 다리에서 국가정원 권역 동문 입구로 가
는 길 인근의 노을정원과 키즈가든은 새롭게 조성된
대표적 공간이다. 노을정원과 키즈가든 일대는 어린이
부터 황혼에 이르는 인생의 여정을 나타낸다. 이외에도
학교 실내정원 모델을 감상할 수 있는 학교정원, 순천
만의 대표 생물인 갯지렁이를 형상화한 꿈틀터널을 중심으로 한 자연형 모험 놀이터인 꿈틀놀이터 등 다양
한 유형의 정원을 선보였다
참여정원
참여정원은 국가, 지자체, 기업, 작가가 참여해 만든 정원으로 국가정원 권역에 위치한다. 2013 순천만박람회 당시 조성된 정원을 리뉴얼했으며, 서울디자인재단
정원, LH정원, 파루정원 등이 새로 조성됐다. 국가정원
권역 동원에 위치한 시크릿가든을 지나 가든스테이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며, 태양광 기업, 은행, 지자체, 공
공기관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한 만큼 정원을 향한 다
채로운 시선과 디자인을 선보여 볼거리를 제공한다.
정원작품 경연대회
지난해 9월 조직위원회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
회 정원작품 경연대회’를 통해 국내외 참여 작가를 모
집했다. 이번 경연대회는 지속가능한 정원 모델을 제시
하고, 일상 속 정원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연대회의 주제는 ‘정원에
삽니다’, ‘나만의 정원’으로 심사를 거쳐 실내정원 40
개, 실외정원 10개를 최종 선정했다.
해당 작품들은 국가정원 권역 동원 일대에 조성됐다.
선정된 실외정원 10개소는 150m2 규모로 4월부터 10
월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실내정원은 플랜테리어 공간
으로 4×3m 개별 독립부스에 조성됐고 시즌 1(홈카페
가든) 20개소, 시즌 2(가정용 팜가든) 20개소가 선정됐다.
홈카페 가든은 4월 1일부터 7월 16일까지 전시를 진행
하며, 가정용 팜가든은 7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전시를 선보인다.
실외정원 부문에서는 이호우 작가의 ‘웰컴가든(Welcome
Garden)’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금상은 임다섭 작가의
‘채마: 나의 추억, 일상의 틈’이, 은상은 박정아 작가의
‘조우(遭遇)’가 차지했고, 동상은 기술사사무소 아침의 ‘보
이드 가든’과 하주령 작가의 ‘해무늬원’이 선정됐다.
실내정원 부문은 제문도 작가의 ‘교실이데아’가 최우수
상을 차지했다. 금상은 박미옥 작가의 ‘샐리가든’이, 은
상은 플레르마망 작가의 ‘라페트(La fete)’가 받았다. 동상
은 루 원쥐안(Lu Wenjuan) 작가의 ‘한여름 밤 꿈의 정원(Garden of A Midsummer Night’s Dream)’과 이야기현상소의
‘다시, 나를 만나는 홈카페정원, 상사루(相思樓)’가 공동으로 선정됐다.
-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도심정원
오천그린광장
오천그린광장은 본래 집중 호우, 홍수로부터 도심 침수를 예방하기 위해 조성된 저류지였다. 이 저류지를 쉼과 사색, 커뮤니티, 문화가 있는 광장으로 탈바꿈했다. 1979년 독일연방정원박람회BUGA 때 만들어진 라이나우에 공원(Rhenaue Park)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라이나우에 공원은 저류지 공원으로 우기에는 홍수를 조절하고, 평상시에는 시민들의 휴식과 레저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오천그린광장은 오천언덕, 야간 경관, 바닥분수, 어싱길, 1.2km의 마로니에길로 구성된다. 나선형의 두 오천언덕은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을 형상화했다. 두 언덕을 품은 오천그린광장은 광활한 잔디밭 안에서 휴식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소이며 각종 문화 예술 프로그램이 펼쳐지는 마당이자 정원과 사람, 문화를 아우르는 공간이다.
그린아일랜드
저류지 옆 강변도로에 잔디를 심어 단절된 저류지와 동천을 연결한 선형 녹지로 차량보다 자연과 사람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공간이다. 이곳은 2022년 10월까지 자동차가 달리던 왕복 4차선 도로였다. 도로 위에 모래와 자갈, 흙 등을 깔고, 켄터키블루그라스로 옷을 입혔다. 이로써 검은색 아스팔트 도로(black way)가 초록(green) 공간으로 변하고 동천과 저류지, 국가정원에 둘러싸인 하나의 섬(island)이 됐다. 도심에서 국가정원까지 이어지는 1km의 산책길이 된 그린아일랜드를 따라 동천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순천만국가정원(이하 국가정원) 꿈의 남문까지 걸어 갈 수 있다.
국가정원뱃길
국가정원뱃길은 국가정원 호수정원에서 동천 테라스로 이어지는 선로로 과거 뱃길인 해룡창海龍倉을 기억하며 복원했다. 해룡창은 순천과 보성, 곡성, 구례를 연결하는 섬진강 수계 주요 거점 중 한 곳으로 고려 초 호족인 박영규가 해룡산성 군사 시설 보강과 해상권 장악을 위해 설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가정원뱃길을 오가는 정원드림호는 동천 풍덕 스윙교 인근 선착장에서 팔마대교 아래를 통과해 출렁다리, 수상정원, 동천교, 신산교, 꿈의 다리를 지나 국가정원 호수정원 선착장까지 2.5km 구간을 달린다. 수생 생태계의 영향을 고려해 배의 속도를 5노트(10km/h) 수준으로 제한해 운항한다. 물결 발생을 억제하고, 수생 생물 보호를 위해 동천 중간 20m 부근만 뱃길로 사용 중이다.
경관정원
경관정원
도심과 순천만습지의 주변 농경지를 활용한 대규모 정
원이다. 풍덕지구, 연향·해룡뜰, 홍내·학동·대대뜰, 도
심 내 공휴지 등에 조성했으며, 경관 연출, 경관 농업,
논 아트, 초화류 식재 등으로 다양한 경관을 연출했다.
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를 잇는 홍내·학동뜰에는 ‘흑
두루미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유색벼를 이용한 모자
이크 기법을 활용해 흑두루미가 국가정원을 지나 순천
만습지로 날아가는 모습을 연출했다.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 맞은편에 위치한 풍덕지구는 100년 전
동천의 곡류와 순천만 갯골을 형상화했다. 봄에는 튤
립, 유채 등을 심고 여름과 가을에는 칸나, 코스모스
등을 식재해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경관을 전망대와
산책로에서 감상할 수 있다.
어싱길
어싱(earthing)은 지구와 우리 몸의 연결을 통해 지구의
치유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어싱길은 지
면을 맨발로 걸으며 자연을 감상하면서 치유하는 웰니스를 경험할 수 있는 길이다. 전체 길이는 12km에 달
하며 세 구역에 조성됐다.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를 잇는 첫 번째 어싱길은 길이가 2.5km에 달하며
순천 시민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다. 국가정원 안에
조성된 두 번째 어싱길은 5.1km로 주 관람로를 따라
걷는 국가정원 어싱길을 비롯해 여섯 개 코스로 조성
됐다. 순천만습지에 위치한 세 번째 어싱길은 4.5km
로 세 개의 코스가 있으며, 햇빛에 반짝이는 갈대 꽃
군락과 갯벌 위로 낙조 경관을 볼 수 있다.
-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테마정원
국가정원식물원
국가정원식물원은 순천의 세 개의 산과 두 개의 물길을 정원과 폭포 등으로 형상화한 식물원이다. 2층으로 구성된 식물원은 열대 및 아열대 식물을 감상할 수 있는 정원과 잠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 등 복합문화공간도 갖추고 있다. 20m의 높이 제한과 온실 내부의 다양한 단차를 활용한 스카이데크와 수직 폭포 등을 조성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며, 안개 분수를 통해서 신비로운 경관을 연출했다.
시크릿가든
국가정원식물원과 나선형 스카이데크로 이어지는 시크릿가든은 첨단 기술이 적용된 미래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인다. 스카이데크에서 입구로 이어지는 지점에 조성한 수공간이 방문객을 환영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태양광 집광기로 햇빛을 공급해 식물을 지하에서 키우는 햇빛정원, 기후 변화로 인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정원을 체험할 수 있는 빙하정원, 미디어 아트 등의 전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노을정원
일명 ‘애기 궁뎅이’로 불리는 두 봉우리 사이에서 뻗어져 나오는 물길은 세 개의 지류가 합쳐진 생명의 강 동천과 생태의 보고 순천만을 상징한다. 이는 순천과 순천만의 연결을 의미하며, 수공간은 갯벌을 디자인적으로 재구성했다. 노을정원의 잔디언덕은 찰스 젱스(Charles Jencks)의 우주적 사색의 정원(The Garden of Cosmic Speculation)을 모티브로 했다. 키즈가든에서 노을정원으로 이어지는 일대는 성장부터 황혼에 이르는 인생의 여정을 형상화했다. 노을정원은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인생을 반추하고 사색을 통해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다.
*환경과조경422호(2023년 6월호)수록본 일부
-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세계정원
한국정원
정원 일대의 지형적 특징을 활용해 한국의 오래된 정원 풍경을 그대로 재현했다. 편백림과 숲길 등을 자연스럽게 이어 한국 지형의 특성과 정원의 모습을 담아냈다. 궁궐의 정원, 군자의 정원, 서민의 정원을 한데 모아 소망의 정원으로 조성했다. 궁궐의 정원은 조선시대 궁궐 후원을 모티브로 삼았다. 창덕궁 부용지와 부용정, 경복궁 교태전의 후원, 아미산 화계, 길상 문양의 전통 꽃담으로 구성했다. 어수문, 만월문과 왕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불로문을 통해 궁궐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군자의 정원은 소쇄원에 있는 광풍각과 제월당을 재현했다. 서민의 정원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군자의 정원을 지나 궁궐의 정원까지 흐르며 정원들을 서로 이어준다.
일본정원
일본정원은 자연을 그대로 담아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소망이 발현된 곳이다. 두 개의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가현 정원은 사가현의 세후리 산과 아리아케 연못을 형상화해 일본 전통 정원을 재현했다. 고치현 정원은 물을 사용하지 않고 돌이나 모래 등으로 산수를 표현하는 가레산스이(かれさんすい) 양식을 사용했다. 바위로 험준한 산과 해안을, 자갈로 검푸른색의 태평양을 그려냈다.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정원의 뒤편은 순천뿐 아니라 일본 고치현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산의 경치로, 두 지역이 같은 풍토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중국정원
신선 세계를 지향하며 산림의 경계를 묘사하고, 자연의 풍광을 정원과 조화시키고자 하는 중국의 원림園林을 재현했다. 중국 전통 조경 기법을 드러내고 숨기며 구릉과 물, 다리, 돌, 나무를 적절히 배치했다.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정원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 보이도록 설계된 중국 원림의 특징을 녹여냈다. 중국정원에는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인 양산백과 축영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정자와 연못이 어우러진 풍경은 애틋한 두 사람을 떠올리게 하며, 나비가 되어 사랑을 지켜냈다는 이야기는 정원 바닥에 나비 문양으로 표현했다.
*환경과조경422호(2023년 6월호)수록본 일부
-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참여정원 및 실외정원
서울디자인재단정원
서울디자인재단정원은 서울의 열정과 디자인을 정원에 담았다. 전체적 정원의 형상은 서울의 대표적인 건축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특유의 건축선과 한강의 물결, 순천만의 물길을 드러낸다. 사계절 내내 붉은색을 띠는 홍단풍으로 서울의 식지 않는 열정을 표현했으며, 세계적 디자인 명소인 DDP를 형상화한 조형물은 서울 디자인의 정수를 상징한다. DDP를 상징하는 구조물 안을 거닐며 정원 안과 바깥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정원을 산책하며 순천만에서 불어오는바람과 디자인 도시 서울의 역동성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부산정원
부산시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며 조성한 정원이다. 잔잔하고 고요한 바다처럼, 때로는 변화무쌍하고 격동적인 파도처럼, 역동적으로 변해가는 부산의 모습을 담았다. 양쪽에 펼쳐진 단차가 있는 계단의 경계부가 만들어 내는 곡선은 파도의 물결을 상징한다. 계단은 플랜터로 기능하는 동시에 파도를 담은 정원의 풍경을 감상하며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 역할도 한다. 파도를 형상화한 구조물 아래에도 벤치를 배치했으며, 주위에 미스트를 분사해 마치 파도 속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환경과조경422호(2023년 6월호)수록본 일부
-
수낙 오션 센트럴
Sunac Ocean Central
칭다오(Qingdao)의 랜드마크를 만드는 수낙 오션 센트럴(Sunac Ocean Central)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는 새로운 공공 공간과 편의 시설을 제공한다. 중국 칭다오 시 황다오(Huangdao) 구에 위치한 대상지는 해안도로와 맞붙어 있으며, 동쪽으로는 바다가 펼쳐지는 곳이다. 인근의 캉마 산(Cang Ma Mountain)은 대상지를 둘러싼 일종의 프레임이 되어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는데, 이러한 풍부한 자연 자원이 대상지의 강점 중 하나다.
지역 주민과 다양한 커뮤니티뿐 아니라 인근의 선형 도시공원, 엑스포 센터, 숙박 시설, 호텔, 컨퍼런스 센터, 사무용 건물이 가깝다는 점을 고려해 설계의 틀을 세웠다. 아름다운 해양 환경에서 영감을 얻어 자연과 공존하는 미래 도시 생활이라는 대담한 비전을 제시하는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다. 방문자에게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강렬한 느낌을 주고 휴먼 스케일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설계의 핵심이었다.
일련의 중력파는 대상지의 표면을 가로질러 운동 에너지를 전달하고, 바다는 엄청난 에너지와 힘의 영향을 받아 파도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대상지의 경관을 유동적이고 유연하며 회복탄력적이고 상황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장소로 만들고자 했다. 숨막힐 듯이 아름다운 해안선, 고유의 해양 문화, 바다의 존재 자체를 디자인의 뿌리로 삼아 바다의 힘과 일렁이는 너울의 우아함이 느껴지는 공간을 완성했다. 파도 속에 내재된 운동 에너지를 표현함으로써 자연의 힘과 영원한 존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풍경과 밀접하게 엮인 3차원 지형은 일종의 대지 예술처럼 공원에 들어선 이들이 일련의 여정과 경험에 몰입하게 한다. 구불구불한 지형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탐험할 수 있는 동선을 만들어내고, 커뮤니티 엑스포 센터를 중심으로 역동적 환경을 형성한다. 오션 스웰(ocean swell) 지형은 공원과 엑스포 센터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지점으로 자유로운 형식의 산책 동선, 보행로와 이어져 주변을 둘러싼 구역과 연결된다. 이러한 동선들은 대상지 가장자리로부터 사람들을 끌어들여 독특한 지형이 만들어낸 경험과 공간을 탐색하도록 유도한다. 나무 그늘이 드리워지는 맞춤 제작된좌석을 비롯해 모든 연령대가 휴식하고 뛰어놀고 탐험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지형의 방향과 규모를 이용해 주변 도로의 어수선함과 소음을 차단함으로써 번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조용한 휴식과 사회적 교류를 할 수 있는 장소를 형성했다. 경관과 어우러지는 지형을 만들기 위해 모델링 프로그램을 이용해 지형의 상승과 하강을 시뮬레이션하며 공간 구성, 건축, 접근성, 경험, 물 관리 방식과 매끄럽게 통합될 수 있도록 조율했다.
곳곳에 설치한 대화형 워터 디스플레이는 동선 사이의 연결 관계를 분명히 드러낸다. 각 워터 디스플레이는 3D 모델링을 통해 만들어졌다. 아주 섬세한 설계와 제어가 필요한 작업이기에 1:1 크기의 모델을 만드는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공원 전역에 워터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흐르는 물의 움직임과 소리를 통해 생명력과 활기를 더할 수 있었다.
선형 도시공원과 연결되는 주요 지점이자 랜드마크로
서 수낙 오션 센트럴은 해안 워터프런트와 산책로를 연
결하는 인터페이스의 역할을 하게 된다. 3층에 위치한
아트리움에서는 눈앞에 아름다운 두루마리 작품을 펼
쳐놓은 것처럼 주변의 예술적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최상층 옥상 정원에 있는 세 개의 단정한 녹지에는 부다 그래스(buddha grass)를 무성하게 심었다. 이 녹지를
건물 입구와 출구 주변으로 퍼져나가도록 배치해 내부
의 사무실이 적절히 닫힌 공간에 둘러싸이도록 만들었다.
건물 전면에는 백색 식재 공간이 이곳저곳에 산재
해 있으며, 굴곡진 지형과 함께 탁 트인 지평선을 감상
할 수 있다. 자생 식물을 주로 선정해 오르락내리락하
는 녹지의 흐름에 어울리도록 심었다. 빽빽한 나무가
드리우는 그늘은 공간을 구획하는 기준선 역할을 하기도 한다.
공원 전역에서 우수를 집수하고 물을 저류해 자연스럽
게 지하로 스며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조명은
야간에 지형의 3차원 형태와 존재감을 강조하며 경관
이 구불구불하게 움직이는 듯한 풍경을 연출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야간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Landscape Architect ASPECT Studios
Design Director Stephen Buckle
Team Chen Sissy, Ren Joe, Chua Pigeons, Zhang Honghui, Chen Ella, Shi Kevin, Wang Zane, Jin Alice
Architect(Schematic Design) Hirsch Bedner Associates
Interior Design Avalon Collective Interior Design Studio
Hotel Intelligence and AV Acoustic System Design ConsultantDsen Engineering Consultants (Beijing)
Curtain Wall Design FORCITIS
Lighting Design THUPDI
Client Sunac Qingdao
Location Qingdao, Shandong Province, China
Completion 2020
Photograph Wei Li
ASPECT 스튜디오(ASPECT Studios)는 조경가, 도시설계가, 전략가, 도시계획가로 구성된 팀으로, 전 세계 곳곳에 새로운 공공 공간을 창조해왔다. 사람들이 공공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 공간의 완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 요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억에 남을 만한 공공 공간의 경험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호주 시드니, 멜버른, 애들레이드, 브리즈번, 퍼스,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베트남 호치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스튜디오를 두고 있다.
- ASPECT Studios / 2023년06월 / 422
-
인피니투스 플라자
Infinitus Plaza
인피니투스 플라자(Infinitus Plaza)(이하 인피니투스)는 인피니투스 차이나의 새로운 글로벌 본사다. 연결성, 창의성, 그리고 기업가 정신을 키울 수 있는 근무 환경을 구축한 신규 본사 건물에는 컨퍼런스와 전시를 위한 학습센터뿐만 아니라 본초학 연구 시설과 안전 평가 연구소를 만들었다. 대상지는 새로운 바이윈 중심 상업 지구(Baiyun Central Business Dietrict)로 가는 관문 역할을 한다. 폐쇄된 바이윈 공항 부지에 건설된 이 지구는 광저우(Guangzhou) 도심과 페이샹 공원(Feixiang Park) 및 옛 공항 부지 재개발 지역의 커뮤니티를 하나로 연결한다.
인피니트 링
인피니투스는 광저우 지하철 2호선 페이샹 공원역과 지하 통로로 연결되며, 두 개로 나뉜 건물은 브리지를 통해 여러 층에서 서로 연결된다. 부서 간 원활한 의사소통과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8층에 달하는 두 동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인피니트 링infinite ring 형태로 설계했다.
건물의 중앙 아트리움과 정원 등을 중심으로 한 인피니트 링 형태의 유기적 디자인으로 다양한 실내 및 외부 공간을 조성해 인피니투스 차이나의 기업 문화인 공동체 의식을 더욱 강화하고자 했다. 건물을 연결하는 브리지에 운동 시설, 카페 등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용 공간을 조성했다. 또한 브리지는 쇼핑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구역과 각 오피스를 연결한다.
*환경과조경422호(2023년 6월호)수록본 일부
글 Zaha Hadid Architects
Architect, Landscape Architect Zaha Hadid Architects
Local Design Institute GDAD
Structure RBS
Facade Buro Happold
Lighting LIGHTDESIGN, LUMIA, Holy Power
Landscape LDI Pubang
Signage LDI Basalt
Project Manager ARCADIS, BCCI
General Contractor Guangdong No.1 Construction Engineering
Facade Contractor Jangho
MEP Contractor Shijian
Landscape Contractor Shenzhen Landscape
Signage Contractor ATG BEYOND
Interiors Zaha Hadid Architects, Gold Mantis, Sundart
Location Guangzhou, China
Site Area 45,280m2
Completion 2021
Photograph Liang Xue, Felix Amiss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Zaha Hadid Architects)는 다양한 변화를 일으키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영국 런던에 사무소를 두고 40년간 전 세계 곳곳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21세기 건축을 재정립해왔다. 긍정적 시선으로 미래를 바라보며 연결성과 통합성의 결합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 Zaha Hadid Architects / 2023년06월 / 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