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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코로나 이후의 도시 공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 넉 달을 넘어서고 있다. 바이러스에 움츠린 흉흉한 도시의 봄, 코로나 이후의 사회와 도시에 대한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빌 게이츠 같은 스타 기업가, 슬라보이 지제크 같은 인기 지식인은 물론이고 너도나도 유행처럼 예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들은 세계화의 붕괴와 신자유주의 체제의 파탄을 예견하면서 도시와 사회는 코로나 이전으로 결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익숙한 것들과 결별하고 이제 ‘뉴노멀’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일면 귀 기울일 만하지만, 최근의 언론 매체를 휩쓸고 있는 경고성 예측들은 지나치게 요란한 경우도 적지 않다. 섣부른 예상이나 주장을 보태기보다는, 유사한 위험이 다시 닥쳐올 때 도시가 탄력적으로 대처할 회복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초 시스템을 보강하고 사회적 인프라를 확충하는 게 우리의 과제일 것이다.
재난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에서 위험과 고립을 넘어서는 연결망으로서 공원의 가능성에 기대를 건다. 공원은 위기와 재난을 극복하는 관계와 소통의 장소, 곧 희망의 ‘사회적 인프라’라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세계 전역의 도시에서 공원의 존재감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구글이 발표한 ‘지역 사회 동선 보고서(Covid-19 Community Mobility Reports)’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본격화된 뒤 거의 모든 도시에서 공원 방문이 증가했다. 감염의 공포에서 탈출할 수 있는 도시 내의 유일한 장소가 그나마 공원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외 여러 매체들도 공원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있다. 3월 19일 자「뉴욕타임스」는 “뉴요커가 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곳, 공원이 희망이다”라는 기사에서 위안과 안전감을 찾아 센트럴파크에 몰린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상황이 심각한 유럽의 몇몇 도시에선 공원마저 폐쇄됐지만,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를 지킨다면 공원은 신체와 정신 건강의 위기를 치유하는 공간적 백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19세기의 급속한 산업화가 낳은 도시 인구의 폭증과 과밀, 빈부 격차와 노동자의 여가 문제, 위생 악화와 전염병 유행을 치료하는 공간적 해독제로 투입된 게 도시공원이다. 옴스테드는 공원을 통해 열악한 도시 위생을 개선하고 시민의 건강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비전을 펼쳤다. 오랫동안 잊혔던 공원의 이 고전적 효능이 새롭게 재발견되고 있다.
이 어려운 시기를 통과하면서 조경(학)계는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떤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을까. 도시에서 공원이 중요하다는 누구나 아는 사실만 독백하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도시 분야는 이미 ‘코로나 이후의 도시’를 주제로 다양한 온라인 세미나와 웨비나(webinar)(웹+세미나)를 열고 있다. 구글 창에 corona, pandemic, city 정도만 넣고 검색해보면 집단 지성의 힘을 곧바로 실감할 수 있다. 예컨대 뉴욕 컬럼비아 대학 도시계획 전공 대학원생들이 한 달 만에 만들어낸 오픈 소스 “팬데믹 어바니즘: 코로나 시대의 실천(Pandemic Urbanism: Praxis in the Time of Covid-19)”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도 유튜브 도시TV를 통해 ‘도시와 감염병’(3월 31일), ‘Covid-19 이후의 도시 정책’(4월 21일)을 기획해 공론의 장을 열었다. 도시공원동맹(City Parks Alliance)은 지역 사회를 코로나 위기로부터 구하는 공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전략적 공원 프로그램, 2020년 여름 이후를 위한 공원 계획 등을 다룬 세 차례의 웨비나를 개최했다. 온라인 조경 네트워크 Land8은 공원과 코로나 바이러스를 주제로, 줌(Zoom)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세미나를 4월 20일부터 나흘간 진행했다.
우리 조경계도 조경가, 교수, 학생 가릴 것 없이 ‘코로나 이후의 공원’ 설계와 문화를 논의하기 시작해야 한다. 공원이 중요하다는 뻔한 당위론만 붙잡고 있을 때가 아니다. 도시의 위기를 구한 공원의 선례를 역사적으로 검토하고, 도시의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데 어떤 공원이 필요한지, 멀리 있는 큰 공원 하나가 더 중요한지 가까이 있는 작은 공원 여러 개가 더 필요한지, 감염과 재난에 강한 공원 설계는 무엇일지 다각적 주제를 발굴하고 토론해야 한다. 모이지 않아도 된다. 많은 예산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온라인 세미나, 웨비나, 아이디어 공모, VDF(Virtual Design Festival)등 간편하고 참신한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이달에는 오피스박김의 최근작과 에세이, 이명준 교수의 비평을 엮어 특집으로 올린다.지난 15년간, 오피스박김의 박윤진과 김정윤 소장은 도시 환경의 난맥과 사회적 쟁점이 얽힌 프로젝트에 ‘산수전략’과 ‘대체 자연’ 같은 전략적 설계 해법을 대입하면서 글로벌 조경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시스템으로부터 자유로운 경관의 형태’를 실험하며 진화해온 그들의 작업은, 이번 특집 지면에서 볼 수 있듯 또 한 번의 변신을 꿈꾸고 있다. 그들이 이론적 실천과 실천적 이론을 가로지르며 탐사 중인 ‘새로운 황야(new wilderness)’는 어쩌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조경이 지향해야 할 좌표의 하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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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박김
오피스박김PARKKIM은 2004년 박윤진과 김정윤이 네덜란드에 설립한 디자인 오피스다. 그로부터 2년 뒤 서울로 오피스를 옮겨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2019년 김정윤이 하버드 GSD에 교수로 임용되며 보스턴에도 사무소를 세웠다. 이후 오피스박김의 시간은 서울과 보스턴 위를 나란히 흐르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디자인과 그 실현에 그치지 않는다. 프로젝트의 이론화, 대화, 글쓰기, 리서치, 교육을 통한 또 다른 차원의 실험은 오피스박김의 설계를 풍부하게 만드는 밑바탕이 되어 왔다. 이번 특집에 싣는 두 편의 에세이에서는 산수전략(山水戰略)에 이어 이들이 꾸준히 탐구해온 개념인 대체 자연(alternative nature)이 동시대의 기후 변화 이슈와 결합된, 새로운 키워드를 확인할 수 있다. 이명준의 비평은 오피스박김의 설계 언어가 공간이 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이 발걸음을 따라가며 현실에 대한 반성과 사유를 통해 시작되는 오피스박김의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다.
개성 강한 여섯 개의 근작은 서로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련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송도 트리플스트리트와 경기도 북부청사 광장은 각각 상업 공간과 공공 공간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둘 다 광장을 다룬다. 민간이 만들었지만 공공 공간으로 기능하는 광장, 모두를 수용할 수 있도록 비어 있지만 동시에 황폐하지 않은 광장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두 광장에서 시도된 빈 공간에 대한 실험은 에어부산 김해 사옥과 경주 블루원 룩스타워 루프탑에서 바람과 햇빛 등 일기와 그림자, 주변 경관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방식으로 변주된다. 퇴계로,만리재로 보행환경 개선 프로젝트와 CJ E&M 사옥에서는 섬세한 디테일을 볼 수 있다.
오피스박김이 다룬 또 다른 기업 공간이 수록된 『환경과조경』 2013년 8월호(SBS 프리즘 타워)와 2016년 9월호(CJ 블로썸 파크)를 펼치면 기업 로고를 활용하는 방식, 건물 안팎을 연결하는 전략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2015년 1월호부터 3월호에 박윤진과 김정윤이 연재한 ‘그들이 설계하는 법’도 다시 꺼내볼 것을 권한다.
진행 김모아, 윤정훈, 곽예지나 디자인 팽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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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박김] 이론과 실천과 교육을 가로지르다, 오피스박김의 2030년
지난해 하버드 GSD의 새 학장으로 부임한 사라 와이팅(Sarah Whiting)은 조경, 건축, 도시 분야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로 기후 변화와 주거를 꼽았다.1 그 여파로 올 봄 학기에 개설된 33개의 조경학과 수업 중 강의계획서에 직접적으로 기후 변화를 언급한 과목이 12개에 이른다. 특히 옵션스튜디오(option studio)(심화설계스튜디오) 다섯 중 넷이 기후 변화를 다루고 있다. 가을 학기부터 조경학 석사 학위 취득 필수 과목으로 ‘디자인이 만드는 기후(Climate by Design)’도 신설된다.
서울에서 설계 사무실을 운영하면서도 바깥세상에 대한 감을 잃지 않으려 애를 썼었다. 크든 작든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면 항상 과연 이 일은 동시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사이 어디쯤 위치시킬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러면서 다진 것은 조경의 기술과 지력으로 기후 변화 등 인류가 당면한 여러 위기를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받는 타격의 정도는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연관 분야의 기술자, 과학자들과의 연대가 필수적이고 대상지를 넓고 깊게 보는 것이 관건이다.
조경을 실천(practice)하며 주어진 일을 넓고 깊은 시야로 살피기 위해서는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가며 일해야 한다. 과업지시서만 따라가다가는 시대를 이끌기는커녕 현재 일어나는 상황들에도 대응할 수 없다. 쾌적한 보행 환경의 기본은 걷다가 발이 젖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기후 변화로 점차 잦아지고 있는 집중 호우 시 빗물이 기존 매립 관거에 다 담기지 못해 도심지 배수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퇴계로와 만리재로 보행환경 개선 프로젝트에서 강북 지역의 고르지 못한 보행로 기반을 고려한, 매끄럽지만 미끄럽지 않고 물이 잘 흘러 빠지는 포장재의 설계로 귀결됐다. ...(중략)
*환경과조경385호(2020년5월호)수록본 일부
김정윤은 2019년 하버드 GSD의 조교수로 임용됐으며오피스박김의 보스턴 사무소를 이끌고 있다. 광교신도시 공원디자인 커미셔너(2008), 서울시 공공건축가(2011)로 활동했고,정부로부터 차세대 디자인리더(2007)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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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박김] 일상의 극화
새벽 1시 반에 시작된 하버드 GSD 교수 회의에 참석한 후, 연이어 3시부터 스튜디오 강의를 시작했다. 아침 7시에 스튜디오 크리틱이 끝났고, 9시경 출근한 오피스박김의 디자이너들과 일상의 업무를 시작했다. 서울과 보스턴을 오가며 진행한 하버드 리서치 프로젝트는 사회적 거리를 최대한 늘리며 줌(Zoom)화상 연결을 통해 3년 차를 맞이했다.
2018년 하버드 GSD의 초청으로 시작된 오피스박김의 디자인 리서치는 서울 산수山水의 상대역이라 할 수 있는 DMZ 연구에서 출발해, 2019년에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주제로 동아시아의 황무지를 다루었다. 이 과정에서 김정윤 대표가 하버드로부터 정규 교원 제안을 받게 되었다. 김 대표가 하버드 GSD의 교수로 임용되면서 오피스박김의 연구 활동은 서울 사무실에서의 프랙티스와 더불어 공식적인 영역으로 자리잡았다.
서울에서의 프랙티스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 허나 클라이언트의 직설적 요구와 한정된 예산, 공사 현장의 투박함이 만들어낸 설계 문맥은 역설적으로, 아주 작은 생산 행위라 할지라도 시대적 상황과 문화적 인식을 관통하게 만들어 현재 우리의 모습을 발굴하게 한다. 즉 매출은 크지 않을 수 있으나 만듦을 통해 얻는 지적 성취는 풍족할 수 있다.
2017년 이후 오피스박김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를 반추해본다. 우선 송도에서 소셜 미디어 시대를 맞은 광장의 흥행과 성공을 경험했다. 가장 경제적인 재료로 셀피어블(selfiable)한, 개인을 가장 돋보이게 만드는 배경을 만들었다. 집단의 아우성이 아니라 개개인 하나하나가 중요해지는 광장의 새로운 민주주의를 기대할 수 있었다.
송도 광장에서의 비움(emptiness)은 에어부산 김해 사옥 옥상에서도 실험되었다. 개방된 공간을 빈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경계가 필요하며 그 재료는 가늘고 미묘해야 한다. 남천의 모습을 닮은 가볍고 긴 구조물의 처짐을 현장에서 실험했고, 완성된 빈 공간은 일기와 경관을 초대하는 스펙터클이 되었다. 물론 현장 구조 실험이라는 도박과 같은 초긴장의 순간도 있었지만....(중략)
*환경과조경385호(2020년5월호)수록본 일부
박윤진은 하버드 GSD의 설계 담당 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오피스박김을 총괄한다. 네덜란드 바헤닝언(Wageningen) 대학에서 강의를 했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Ohio State University) 글림처 특훈 교수(Glimcher Distinguished Visiting Professor)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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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박김] 송도 트리플스트리트
Songdo Triple Street
인스타그래머빌리티(instagrammability)
트리플스트리트(Triple Street)는 송도에 위치한 길이 550m의 쇼핑몰이다. 바로 인접한 지역에 상업 시설이 성업 중이던 때 설계에 들어갔다. 따라서 외부 공간 설계의 주안점은 주변 상업 지역과의 경쟁에서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한 매력으로 주목받을 만한, 그리고 걷고 싶은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보통의 대상지와 다른 점은 지하 슬래브 상부에서 1층 마감 레벨까지 단 6cm의 여유만 주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지상부 옥외 공간에 식재가 불가능함을 의미하는데, 외부 공간 설계에서 식재에 의존하지 않고 ‘바닥’의 경험에 집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중략)
*환경과조경385호(2020년5월호)수록본 일부
설계 오피스박김
시공 계룡건설(세종통상)
발주 에스디프런티어
위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면적 59,253m2
완공2017
사진 신경섭
오피스박김(PARKKIM)은 박윤진과 김정윤이 2004년 네덜란드에서 설립했다. 2006년 서울로 이전해 한국의 지역적 가능성에 근거한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들을 선보이는 한편, 활발한 저술과 강연 등을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키워왔다. 2019년 김정윤 대표의 하버드 GSD 임용을 계기로 보스턴에도 사무소를 설립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양화 한강공원(2011), SBS 프리즘 타워(2011), CJ 블로썸 파크(2015), 송도 트리플스트리트(2017) 등이 있다. 현재 서울공예박물관, 청담 에테르노, 한화리조트 설악 호수정원 등의 설계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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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박김] 경기도 북부청사 광장
Gyeongi-do North Provincial Office Plaza
잃어버린 지형의 프로그램화
경기도는 서울시 면적의 약 17배에 달하는 한국에서 가장 큰 행정 구역이다. 수원에 있는 본청 외에 경기도 북부를 관장하는 북부청사가 의정부에 위치한다. 이 북부청사 전면의 광장을 재조성하게 되었는데, 발주처는 청사 앞을 직선으로 관통하는 추동로를 우회시켜 광장을 넓히고, 빈 공간에 각종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자 했다.
먼저 전 세계 주요 공공 기관의 광장들을 살펴보았다. 대부분이 북부청사와 같이 건물 중앙에서 뻗어 나온 축이 대로와 만나고, 축을 포함한 대형 광장이 청사 전면부에 펼쳐져 있는 형태였다. 행정의 온라인화로 인해 직접 관공서를 찾는 시민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연중 대부분의 시간 동안 광장들은 비어 있었다. 물론 광장은 비어 있음으로써 의미와 역할을 갖는다. 또한 고밀도의 도시에서 시민이 필요로 할 때 대규모 오픈스페이스를 제공해 주는 것이야말로 상업 공간이 하지 못하는 관청 외부 공간의 값진 역할이다. 하지만 비어 있는 동안의 시각적 황폐함, 동선의 혼란, 무작위로 들어서는 행사 공간이 초래하는 불편 등은 개선할 필요가 있었고, 그것이 디자인의 역할이라 보았다. ...(중략)
*환경과조경385호(2020년5월호)수록본 일부
설계 오피스박김
시공 대국건설
발주 경기도
위치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
면적26,851m2
완공2018
사진 김종오
오피스박김(PARKKIM)은 박윤진과 김정윤이 2004년 네덜란드에서 설립했다. 2006년 서울로 이전해 한국의 지역적 가능성에 근거한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들을 선보이는 한편, 활발한 저술과 강연 등을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키워왔다. 2019년 김정윤 대표의 하버드 GSD 임용을 계기로 보스턴에도 사무소를 설립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양화 한강공원(2011), SBS 프리즘 타워(2011), CJ 블로썸 파크(2015), 송도 트리플스트리트(2017) 등이 있다. 현재 서울공예박물관, 청담 에테르노, 한화리조트 설악 호수정원 등의 설계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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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박김] 퇴계로, 만리재로 보행환경 개선
Toegyero and Mallijaero Pedestrian Path Renewal
화강석의 경험화
서울로의 양단에서 각각 서쪽과 동쪽으로 뻗어 있는 퇴계로와 만리재로의 보행환경 개선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보행환경이 무엇인지를 먼저 연구했다. 분명한 것은 이 같은 프로젝트가 흔히 요구하는 ‘스토리텔링’이 실제 그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쾌적한 보행의 필수 조건은 배수의 양호함이다. 도쿄 쓰키지 시장의 바싹 마른 길을 걸을 때면, 어릴 적 죽변어시장과 노량진수산시장을 다녀오면 항상 신발 아래가 축축해졌던 기억이 떠올랐었다.
그렇다면 양호한 도시 배수의 기본은 무엇인가. 당시 서울시는 시의 모든 보행로를 투수블록으로 시공하도록 권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설치 후 6개월만 지나도 블록의 공극이 오염 물질에 막혀 투수 성능이 완전히 상실된다는 연구 결과(“투수블록 포장 시범시공 (1차) 결과 보고”,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2010)만 보더라도, 블록 자체의 초기 투수성보다 놓이는 땅의 구배와 매끈한 다짐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됐다. ...(중략)
*환경과조경385호(2020년5월호)수록본 일부
설계 오피스박김
시공 대일테크, 유일조경
발주 서울시
위치 서울시 중구 묵정동(퇴계로) /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만리재로)
면적
퇴계로 일대 약 1.1km 구간 / 만리재로~서울로 7017 일대 약 1.5km 구간
완공 2017
사진 김종오
오피스박김(PARKKIM)은 박윤진과 김정윤이 2004년 네덜란드에서 설립했다. 2006년 서울로 이전해 한국의 지역적 가능성에 근거한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들을 선보이는 한편, 활발한 저술과 강연 등을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키워왔다. 2019년 김정윤 대표의 하버드 GSD 임용을 계기로 보스턴에도 사무소를 설립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양화 한강공원(2011), SBS 프리즘 타워(2011), CJ 블로썸 파크(2015), 송도 트리플스트리트(2017) 등이 있다. 현재 서울공예박물관, 청담 에테르노, 한화리조트 설악 호수정원 등의 설계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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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박김] 에어부산 김해 사옥
Air Busan Gimhae Headquarters
가득하게 비어 있는
‘에어부산 김해 사옥’은 오피스박김이 설계에서 시공까지 모두 책임진 디자인.빌드(design-build)프로젝트다. 주어진 세 달 동안 부산에 기반을 둔 에어부산 본사의 지상부 및 옥상의 식재, 포장 설계와 더불어 파빌리온 과 가구 일체를 설계하고 시공했다.
지상층의 옥외 공간은 마주보는 두 사무 빌딩의 이용자를 위한 공간이자 두 건물을 오가는 연결로로 사용될 곳이다. 장애물 없이 동선을 유도하는 동시에, 담 없이 도로를 향해 열려있다는 점을 고려해 기업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설계해야 했다. 관목은 인접한 김해 국제공항의 활주로를 향해서 항공기의 착륙 방향과 평행하도록 일렬로 배식했다. 승무원들이 캐리어를 끌 때 편안하도록 삼각형의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모듈을 제작하여 미세한 구배까지 신경 써 시공했다. ...(중략)
*환경과조경385호(2020년5월호)수록본 일부
설계 및 시공 오피스박김
발주 에어부산
위치 부산시 강서구 대저2동
면적3,393m2
완공2017
사진 김종오
오피스박김(PARKKIM)은 박윤진과 김정윤이 2004년 네덜란드에서 설립했다. 2006년 서울로 이전해 한국의 지역적 가능성에 근거한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들을 선보이는 한편, 활발한 저술과 강연 등을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키워왔다. 2019년 김정윤 대표의 하버드 GSD 임용을 계기로 보스턴에도 사무소를 설립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양화 한강공원(2011), SBS 프리즘 타워(2011), CJ 블로썸 파크(2015), 송도 트리플스트리트(2017) 등이 있다. 현재 서울공예박물관, 청담 에테르노, 한화리조트 설악 호수정원 등의 설계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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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박김] 경주 블루원 룩스타워 루프탑
Gyeongju Blueone Lux Tower Rooftop
기울어진 광장
경주에 위치한 블루원은 경주·울산 지역을 대표하는 가족형 리조트다. 복합 문화 건축물인 룩스타워는 물놀이 시설과 골프장에 집중되었던 기존 집객 공간을 다양화하고 지역 주민의 새로운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다. 룩스타워와 기존 건물 사이의 광장, 콘도미니엄을 연결하는 지붕형 통로 그리고 전망을 확보할 수 있는 루프탑 공간의 설계를 의뢰받았는데, 그 첫 단계로 루프탑을 설계, 시공했다.
룩스타워의 옥상을 중심으로 결혼식장과 음식점, 컨퍼런스 홀과 같은 컨벤션 공간이 자리함에 따라 사람들이 모여 문화 활동을 즐기고 전망을 바라보는 다목적 외부 공간이 요구됐다. 즉, 다양한 기능을 담을 수 있는 광장이면서도 그 자체로도 사람들에게 인지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건물 후면의 골프장의 긴 풍경을 끌어들이는 경관 장치를 모색했다. 골프
장 경관 축을 연장하여 루프탑 안으로 들이고, 이 경관 축을 따라서 다른 밀도를 가진 두 가지의 스트립strip을 교차시켜, 가상의 시선 축을 만들었다. ...(중략)
*환경과조경385호(2020년5월호)수록본 일부
설계 오피스박김
시공 태영건설
발주 블루원
위치 경상북도 경주시 천군동
면적728m2
완공2019
사진 김종오
오피스박김(PARKKIM)은 박윤진과 김정윤이 2004년 네덜란드에서 설립했다. 2006년 서울로 이전해 한국의 지역적 가능성에 근거한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들을 선보이는 한편, 활발한 저술과 강연 등을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키워왔다. 2019년 김정윤 대표의 하버드 GSD 임용을 계기로 보스턴에도 사무소를 설립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양화 한강공원(2011), SBS 프리즘 타워(2011), CJ 블로썸 파크(2015), 송도 트리플스트리트(2017) 등이 있다. 현재 서울공예박물관, 청담 에테르노, 한화리조트 설악 호수정원 등의 설계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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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박김] CJ E&M 사옥
CJ E&M Headquarters
5mm 평활도의 조건
한국 케이팝과 미디어 산업의 중심인 CJ E&M 사옥 실내 조경의 설계와 시공을 맡았다. 인근에 SBS 프리즘 타워(『환경과조경』 2013년 8월호)를 포함해 미디어 기업이 많아, 단일 건물의 이미지는 강했으나 정작 이용객의 시선이 머물고 실제 경험하는 외부 공간의 정체성은 미약했다.
건물 전면 바깥에는 평범한 완충 녹지가 로비와 가까이 붙어 있었는데, 통유리벽(커튼 월)을 통해 녹지를 실내로 끌어들이기로 했다. 외부 조경 면적은 주어지지 않았기에 설비 공간 위에 인공적으로 부지를 확보해 안팎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SBS 프리즘 타워 설계 시 자연광을 반사하는 바닥 재료를 로비 북사면에 접하게 배치해 내부 공간을 밝게 만들었었는데, 이번에는 동쪽에서 들어오는 빛과 그리드 멀리언mullion을 통해 투영되는 그림자 대비를 극대화하고자 5mm 단차의 인조 잔디 스트립strip을 제안했다. 극히 다른 경도를 지닌 인조 트래버틴travertine과 인조 잔디를 엇갈아 만든 스트립은 외부 공간과 내부 공간을 연결하며 건물 바깥의 숲 경관을 안락한 실내로 끌어들인다. ...(중략)
*환경과조경385호(2020년5월호)수록본 일부
설계 및 시공 오피스박김
발주CJ E&M
위치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면적252m2
완공2019
사진 김종오
오피스박김(PARKKIM)은 박윤진과 김정윤이 2004년 네덜란드에서 설립했다. 2006년 서울로 이전해 한국의 지역적 가능성에 근거한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들을 선보이는 한편, 활발한 저술과 강연 등을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키워왔다. 2019년 김정윤 대표의 하버드 GSD 임용을 계기로 보스턴에도 사무소를 설립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양화 한강공원(2011), SBS 프리즘 타워(2011), CJ 블로썸 파크(2015), 송도 트리플스트리트(2017) 등이 있다. 현재 서울공예박물관, 청담 에테르노, 한화리조트 설악 호수정원 등의 설계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