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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 스케이프] 풍경학개론
    서연:들을래? “이젠 버틸 순 없다고 휑한 웃음으로 내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았지만….” 승민:근데 이거 누구 노래야? 서연:너 전람회 몰라?기억의 습작.노래 좋지? 승민:어. 개포동이 넓게 내려다보이는 옥상.서연과 승민은 이어폰을 나누어 끼고 전람회의‘기억의 습작’을 같이 듣습니다.애틋한 첫사랑의 추억은 영화관 전체를 감싸는 김동률의 풍부한 저음의 보컬과 맞물려 영화의 성공과 함께 첫사랑 신드롬을 만들었습니다.물론 저도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영화 덕분에 건축학과 인기도 조금 더 올라갔고,어린 서연 역을 맡은 수지는‘국민 첫사랑’이란 타이틀을 얻게 되었죠.그리고 무엇보다 큰 인기를 얻은 또 한 곳이 있는데,바로 서연과 승민을 다시 연결시켜 준 제주도 서연의 집입니다. ...(중략)... *환경과조경376호(2019년8월호)수록본 일부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같은 학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가원조경, 도시건축 소도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실무를 담당했고,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경 계획과 경관 계획에 학문적 관심을 두고 있다.
  • 도시의 현실과 일상성 ‘리얼-리얼시티’ 전, 아르코미술관
    1990년대 후반 한국 문화·예술계에서 도시를 새롭게 들여다보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미술계는 도시화와 재개발 문제에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도시행동주의와 사회참여적 작업을 전개했으며, 건축계는 기념비적이거나 작가적인 작업에서 시선을 돌려 도시의 현실과 일상을 고민하고자 했다. 지난 7월 12일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된 ‘리얼-리얼시티(REAL-Real City)’ 전은 이러한 흐름에 함께했던 고故 이종호 건축가를 기억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전시다. 인쇄물과 영상 등 다채로운 자료를 통해 도시적 차원에서 건축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한 이종호와 그의 동료들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더불어 공공 영역과 도시 문제를 다루는 건축가, 현실의 층위를 탐구하는 예술가, 도시 현장과 연대하는 콜렉티브, 지역 사회와 소통하는 문화 공간 등의 작업이 마련되었다. 전시 참여 작가이자 이종호 건축가와 25년간 동행했던 우의정 소장(메타 건축사사무소)은 “이번 전시는 본래 건축가 이종호를 위한 기획에서 출발해 이종호가 살아 있었다면 꾸렸을 법한 전시로 바뀌어 전개되었다. 이것이 그가 원하는 방식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리얼-리얼시티’ 전이 이종호를 위한 전시가 아닌, 이종호가 했을지도 모르는 전시로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기를 바란다”며 기획 뒷이야기를 전했다....(중략)... *환경과조경376호(2019년8월호)수록본 일부
  • 종암사거리, 한남1 고가하부공간 설계공모 당선작에 박정환·송상헌, 천장환의 설계안 선정
    지난 6월 5일, ‘종암사거리 고가하부공간 활용 공공공간 조성 설계공모’(이하 종암사거리 설계공모)와 ‘한남1 고가하부공간 활용 공공공간 조성 지명 설계공모’(이하 한남1 설계공모)의 수상작이 발표됐다. 이번 공모는 서울시가 고가 차도나 철도의 상하부, 교통섬 등 37개의 도심 속 유휴 공간을 공공 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2017년부터 추진해 온 ‘고가하부공간 활용사업 종합계획’의 일환이다. 작년 4월 첫 시범 사업으로 옥수역 고가하부의 ‘다락 옥수’가 개방되었으며, 2호 이문 고가하부는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당선팀에게는 기본 및 실시설계권이, 입상팀에게는 순위에 따른 상금이 지급된다. 시는 당선안을 토대로 설계를 진행해 내년 6월 새로운 고가하부공간을 개관할 예정이다....(중략)... *환경과조경376호(2019년8월호)수록본 일부
  •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정원, 놀이터가 되다 경산 펜타힐즈 푸르지오 어린이 정원 ‘뜰 벗’
    경산 펜타힐즈 푸르지오는 753세대 규모의 주거 단지로, 다섯 개 주동에 둘러싸인 중심 공간에 넉넉한 크기의 작가 정원을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단지 중심부는 UZ센터를 비롯해 어린이집과 연계된 선큰가든이 위치해 정원의 디자인적 제약 요소로 작용한다. 게다가 토심이 0.5m에 불과한 옥상 공간으로 식재나 시공이 불리한 환경이다. 김승민 대표(디자인 봄)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어린이 수목원을 조성해 달라는 발주처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놀이, 전시, 자연 학습 등 다양한 기능을 담은 ‘뜰 벗’ 정원을 조성했다. 어른도 함께 즐기는 어린이 정원 뜰 벗은 크게 어린이 정원과 체험 공간으로 나뉜다. 어린이 정원은 입구부터 다채로운 초화와 수목이 어우러진 식재를 통해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감성도 자극한다. 정원의 시작을 알리는 게이트를 지나면 아이들의 신체 스케일에 맞추어 조성된 난쟁이 나라의 정원이 펼쳐진다. 이러한 작은 스케일의 정원은 아이들에게 동화적 환상을 심어주고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어린이 정원은 특히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조성된 곳이다. 작은 조형물과 낮은 돌담 등 작은 스케일의 시설물을 통해 아이들이 안전하면서도 모험을 즐길 수 있는 정원을 만들고자 했다. 돌로 만든 작은 집은 동화 속 과자의 집을 연상케 하고, 정원 곳곳에 숨겨진 고양이와 부엉이 등 친숙한 동물 모양의 조형물은 동심을 자극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76호(2019년8월호)수록본 일부
  • [이달의 질문] 설계자가 시공자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한다면?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설계 변경을 겪게 된다. 이는 우리의 실수나 미진한 점을 깨닫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과정이나 내용이 도무지 납득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설계 변경은 설계서의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누락 또는 오류 및 모순이 있는 경우, 설계서와 현장 상태의 불일치로 변경이 불가피한 경우, 새로운 기술이나 공법을 이용해 공사 기간을 단축하거나 비용을 분명히 절감할 수 있는 경우 필요한 것이다. 측량이나 설계상 오류를 보완할 목적으로 행해야 하며, 변경 대상은 공법 혹은 외관 및 기능상의 차이가 없는 한도 내에서의 상세 설계 변경이어야 한다. 설계자의 의도를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해 계획 내용을 변경하는 일은 시공자가 내놓을 수 있는 모든 제안 중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지 않을까? 이해인HLD 소장 시공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변경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큰 맥락을 이루는 전체적인 설계 개념과 의도는 살려주었으면 한다. 최용 우남건설 설계자와 시공자 사이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장에서의 소통이 중요할 것이다. 예비 조경가로서 시공자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자면, 시공자는 도면을 보고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미리 체크해 설계자와 이야기한 후 공사를 진행하면 좋겠다. 설계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그에 대한 상세 도면을 요구할 수도 있겠다. 서로 소통하고 함께 고민한다면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임지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누구를 위한 설계인지 충분히 논의하고 이용자의 관점에서 최대의 효용을 볼 수 있는 시공을 부탁한다. 박현숙 자의적 판단이 아닌, 설계자와의 소통과 협의를 바탕으로 한 시공을 통해 설계의 본질을 현장에 온전히 반영해주길 바라본다. 박공민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고민과 창작의 결과인 설계 도면을 설계자와의 협의 없이 바꾸지 않았으면 한다. 현장 여건상 수정이 필요하다면 이야기를 나눈 후 반드시 수정 도면에 따라 시공해주길 부탁한다. 김명수 동부엔지니어링 설계자의 고민과 개성이 담긴 설계를 실현하기 좋은, 좀 더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동참해주었으면 한다. 강현이 건국대학교 산림조경학과 010-0000-0000 제 번호입니다. 도면에 문의 사항이 있으면 연락해주시고, 설계가 변경될 경우 발주처만이 아니라 제게도 문의해 주세요. 최영준 랩디에이치 소장 가장 흥미로운 답을 올려주신 세 분께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도서출판 조경과 도서출판 한숲에서 펴낸 단행본을 선물로 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꽃보다 아름다운 열매·줄기』(김정민, 남수환, 노회은, 배준규, 신귀현, 정대한, 정우철 저, 도서출판 한숲)를 보내드립니다. [email protected]은 24시간 열려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목소리에 언제나 귀 기울이겠습니다. 홈페이지www.lak.co.kr 블로그 blog.naver.com/la_korea 페이스북www.facebook.com/lakorea.lakorea
    • / 2019년08월 / 376
  • [편집자의 서재] 일간 이슬아
    편집, 정확히 말하자면 편집력에 대한 욕심이 부쩍 솟고 있다. 편집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일정한 방침 아래 여러 가지 재료를 모아 신문, 잡지, 책 따위를 만드는 일. 또는 영화 필름이나 녹음 테이프, 문서 따위를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는 일.” 개인적 정의는 이렇다. 재미없어 보이는 것도 재밌게, 별거 아닌 일도 대단하게 만드는 일. 여러가지를 한데 모아 구린 건 걸러내고 약간 부풀려, 하나의 이야기로 보기 좋게 꾸리는 일. 편집자로서 잡지 편집에 관한 능력을 늘리는 것이 시급하건만, 어쩐지 일보다 일상 속 이야기를 편집하는 데 더 관심이 간다. 다름 아닌 이슬아 때문이다. 먼저 이슬아에 대한 몇 가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그는 글밥을 먹고 사는 노동자다. 원고료만으로 먹고 살기 어려워 누드모델, 글쓰기 교사로도 일했다. 그러던 중 학자금 대출 상환 날짜가 다가와 메일링 연재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한 편의 글을 쓰고, 자정이 지나기 전 구독자들에게 보낸다. 구독료는 한 달에 만 원, 한 편당 500원 꼴이다. 주로 자신과 주변 사람에 관한 수필을 쓴다. 가족과 애인, 절친이 자주 등장한다. 재밌고 소중한 이야기를 더 잘 쓰고 싶어 논픽션에 픽션적 요소를 더하기도 한다. 그래서 “정확히 뭘 쓰는 건데?”라고 물으면 (픽션과 논픽션을 최대한 얼버무리듯 발음하며) “응픽션”이라고 답한다. 따라서 실제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최대한 왜곡을 피하고자 많이 묻고 듣는다. 주 1회 정도는 친구의 글이나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고 작가를 인터뷰한다. 한 달간의 연재를 마치면 다음 시즌을 예고하는 포스터를 제작해 구독자를 모집한다. “아무도 안 청탁했지만 쓴다!”, “날마다 뭐라도 써서 보낸다!”, “신문방송학 전공했으나 신문도 방송도 잘 몰라 … 학자금 대출만 이천만 원 쌓여 … 쓸 줄 아는 거라곤 수필밖에 없어”, “재미도 감동도 없을 수 있습니다” 등 재기발랄한 문구의 포스터를 SNS 계정에 올린다. 반년간 쌓인 글은 책(『일간 이슬아』)으로 만들어져 일만 부 넘게 팔렸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이슬아에게 구독료를 송금하고 있다. 나도 그들 중 하나다. 나는 왜 이슬아의 글을 읽는가. 왜 몇 달째 그의 글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는가. 우선은 재밌어서다. 성실한 기억력과 탁월한 글발로 가공한 이야기는 잘 만든 한 편의 시트콤 같다. 과장되거나 유치하다는 것이 아니고,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자기 얘기를 아주 재밌게 꺼내 놓을 줄 아는 친구를 옆에 둔 기분이다. 둘째, 오래 간직하고 싶은 문장을 만들어낸다. “각자의 몸을 정면으로 통과한 이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말하느라 막차를 놓치고 싶었다.”2 “나는 지칠 줄 모르고 계속 내가 된다. 그 사실이 지겨워 죽겠을 때가 있다.”3 마음이 동한 문장을 모으면 지면이 넘칠 테니 이 정도로만 하겠다. 셋째, 이슬아의 이야기를 보고나면 나와 주변 사람에 대해 잘 말하고 싶어진다. 1992년생 이슬아는 나와 동갑이지만 나보다 훨씬 더 두꺼운 인생을 산 것처럼 보였다. 내 시간이 이리저리 흩어진 종잇장이라면 이슬아의 시간은 잘 만든 두툼한 책 같았다. 그래서 글쓰기 능력보다 순간을 스토리로 직조해내는 그의 편집력이 몹시도 탐났다. 지난 시간을 정성스레 다시 쌓아 올리면, 그저 그런 일상과 서투른 감정도 잘 편집하면 나름 뿌듯한 이야기로 남지 않을까. 말 못 하게 창피한 일도 복장이 터질 듯 억울했던 순간도 웃지 않고는 못 배길 에피소드로 변할지도. 좀 더 정직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어 열심히 살고픈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다. 일기를 써볼까? (또 다이어리 값만 날리겠지) 남들에게 보낼 글을 써볼까? (봐줄 사람도 없고 성실하게 쓸 자신도 재주도 없다) 편집의 시작은 일단 자료를 찾는 일. 역시 에피소드를 모으는 일부터 시작해야겠다. 초등학교 때 첫사랑이 내 절친과 사귀게 된 일, 친해지고 싶었던 여자애의 옷에 검은색 잉크를 쏟아버린 날, 난데없이 춤을 배우기 시작한 친구 율의 이야기, 스물여덟 살이 되던 해 맥주 세 잔 끝에서야 들을 수 있었던 스물여덟 살 엄마의 설운 시집살이…. 더 잘 기억하고 더 잘 듣고 싶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덕분에 압축되어 있던 시간들이 살짝 두터워지는 듯도 했다. 각주 정리 1. ‘일간 이슬아’는 매일 한 편의 수필을 보내는 메일링 연재 서비스다. 2018년 2월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 이슬아, 『일간 이슬아』, 헤엄출판사, 2018, p.26. 3. 같은 책, p.103.
  • [CODA] 도시로 나온 캠퍼스
    8월호 프로젝트 지면을 기획하며 캠퍼스에 얽힌 기억들을 떠올렸다. 이미 몇 차례 풀어놓았지만, 내게 모교 캠퍼스는 어릴 때부터 들락거린 동네 공원 같은 곳이다. 주말이면 학교 뒷편의 산에 올라 배드민턴을 쳤고, 중앙을 가로지르는 가파른 내리막길은 스피드를 즐기기 좋은 인라인스케이트장이었다. 주변에 주택 단지가 많아서였을까, 학생이 아닌 시민들의 방문이 잦았다. 조경학도가 되어 교정의 풍경이 지긋지긋해졌을 무렵에도 유모차를 끄는 어머니들이나 꽃놀이 나온 할머니, 할아버지를 심심치 않게 목격했다. 당시에는 멋대로 학과 건물에 침입하는 시민들이 그저 불편하기만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시민이 공원으로서 찾는 캠퍼스에 다닌 게 큰 행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만히 학창 시절 즐겨 찾았던 공간들을 헤아려 보았다. 가장 먼저 생각난 건 설계실이 있는 건물 앞의 잔디밭. 작은 잔디밭은 설계실에 가득한 본드 냄새와 우드록 부스러기를 털어내고 잠시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곳이었다. 여름이면 중앙에 놓인 기다란 반사못에서 분수가 솟아올랐는데, 종종 이 반사못 뛰어넘기를 걸고 내기가 벌어지기도 했다. 잔디밭 군데군데 놓인 투박한 돌 벤치는 등받이도 없고 딱딱하기 그지없었지만, 우거진 나무 아래의 벤치와 달리 새똥과 벌레의 습격을 피할 수 있어 인기가 좋았다. 두 번째는 법학관의 목재 테라스다. 건물 외벽을 비스듬히 타고 오르는 테라스 곳곳에 실내로 들어설 수 있는 입구가 있었는데, 그 풍경이 꽤 멋들어져 보였다. 계단식 광장을 연상케 하는 테라스는 밤이면 불을 밝히는 가로등 아래서 파전이나 떡볶이 따위를 둘러앉아 먹기 좋은 공간이 되었다. 운동을 나왔다가 이곳에서 야식을 먹고 돌아가는 주민들을 자주 만났다. 마지막은 농구장 주변에 외따로 놓인 벤치다. 밤이면 친구와 그곳에 앉아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했다. 운동화의 밑창과 농구장 바닥이 끽끽 부딪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논스톱 등 각종 TV 프로그램이 키워 준 대학 생활에 대한 환상(왜곡과 날조로 점철된!)이 되살아나는 듯했기 때문이다. 나열하고 보니 모두 휴식과 맞닿아 있는 공간이다. 특별한 곳이 있을까 싶어 몇몇 친구에게도 물어보았지만, 인적이 드문 산책로의 벤치, 봄이면 열 지어 꽃을 피우는 벚꽃길, 빠지면 온갖 질병에 걸린다는 소문이 무성한 연못가 등 어느 대학에나 있을 법한 장소들이 답변으로 돌아왔다. 게다가 어느 공원에서도 볼 수 있는 공간들이다. 캠퍼스와 공원의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진다. 이번 호에 소개한 프로젝트를 다시 들여다보니 런던 대학은 “부족한 여가 공간을 제공하고자 기존의 서비스 야드를 야외 테라스로 개선”했고, 뢰번 가톨릭 대학교는 “숨겨져 있는 강물을 드러내” 매력적이고 볕이 잘 드는 쉼터를 마련했다. 글래스고 대학은 “사교 활동과 다양한 학습의 기회를 경관을 통해 제공”하고자 공원, 보행로, 작은 정원 등을 일관성 있는 형태로 디자인했다. 텍사스 대학교는 “생태적 복원”을 목표로 지속가능성이 높은 환경을 조성했다. 캠퍼스와 공원의 경계가 더더욱 흐려진다. 어쩌면 우리는 공원과 같은 캠퍼스를 꿈꾸는 게 아니라, 학교건 집이건 직장이건 광장이건 어디서든 쉽게 자연을 만나 휴식할 수 있는 삶을 소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캠퍼스가 도시와의 연계를 목표로 삼고 있다. 교정을 벗어나 주변 도시로 학습을 넓힐 수 있는 캠퍼스! 원대하지만 막연한 이상에 대한 가능성을 서울시립대학교의 ‘세운캠퍼스’에서 찾았다. 세운캠퍼스는 현장과 교육의 시너지를 탐색하는 리빙랩(living lab)이다. 지난해 서울시립대학교 100주년을 맞아 세운캠퍼스는 ‘세운 메이커스 세운캠퍼스 짓기학교’를 진행했다. 건축학과 학생을 비롯해 세운상가의 장인, 메이커, 자재 회사가 함께 신기술을 적용한 건축 조형물을 제작하고 전시한 것이다. 자재 회사는 출시를 앞둔 콘크리트 재료를 제공하고, 연구팀은 개발 중인 투명콘크리트 기법을 적용해 학생들을 도왔다. 산학협력을 통해 만들어진 전시물을 보니, 지역 사회의 문제를 학습 과정에 끌어들이고 산업 신기술을 실증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캠퍼스가 실현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개인적 감상을 늘어놓다보니 문득 독자들의 캠퍼스는 어떠한 모습인지 궁금해진다. 목표는 같지만 각기 다른 형태로 설계된 대학의 모습을 살피며 학창 시절을 추억하고 당신이 꿈꾸었던 캠퍼스를 다시 떠올려보기를 기대한다.
  • [COMPANY] 도강농원 세월과 관심이 빚어낸 희귀 정원수 농원
    “나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도강농원의 정원수가 얼마나 특별한지 안다.” 40여 년 이상 조경수를 다뤄온 전문가도 엄지를 들어올리는 조경수 농장이 있다. 충북 진천군 문백면 도하3길에 자리한 1,000여 평 규모의 도강농원이다. 도강농원에 방문하면 그 외형과 가치에 세 번 놀라게 된다. 첫째, 도강농원에는 간판이 걸려 있지 않다. 조경수 농장이라면 조경수 판매를 위해 간판을 걸고 이름을 알리는 것이 보통이다. 농장주인 이진권 대표(하나세 조경)는 “굳이 이름을 알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아직 이름을 알릴 만큼 규모를 갖추지 못했고, 다른 곳에 내놓을 만큼 뛰어나지 못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웬만한 건설사 조경 담당자들도 ‘희귀한 정원수’가 있는 곳으로 알 정도로 정평이 나 있다. 국도변과 인접해 있어 접근성까지 좋다. 둘째, 겉으론 평범한 조경수 농장과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나무 하나하나가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정원수다. 수령이 300년 된 향나무가 농장 입구를 장식하고 있고, 더 들어가 보면 괴불나무, 철쭉, 구기자나무 등 최소 수령 50년 이상의 나무가 농장의 반 이상을 채운다. 흔히 볼 수 있는 수종이지만 오랜 시간의 풍파를 이기고 자란 나무들이다. 셋째, 마을 사람을 위해 농장 문을 열어놓았다. 희귀 수종이 많고, 한 그루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조경수도 있는 농장을 개방한다는 사실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어머니가 꽃을 좋아하고, 마을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비록 조경수를 키우는 농장이지만,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마을 주민에게 보여주는 것 자체로도 큰 보람이 된다”고 말한다. 도강농원을 운영하게 된 계기도 어머니가 생활하는 집 근처에 좋은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중략)... *환경과조경376호(2019년8월호)수록본 일부
  • [PRODUCT] 손쉽게 만드는 나만의 옥상 정원, ‘알팜’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이동식 플랜트 박스
    도시 농업과 소규모 가드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실내나 옥상에 정원을 조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인공 지반, 특히 옥상에 안정적으로 녹지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하중, 토심, 방수, 수종 등 기술적으로 고려할 것이 많다. ‘스마트무빙팜smartmovingfarm’은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옥상 조경 및 텃밭 시설물을 개발해 유기농 먹거리 문화를 창출하고 식물을 기르는 보람을 선사하는 기업이다. 새로 출시된 ‘알팜’은 알루미늄 재질의 플랜트 박스다. 목재 플랜트 박스보다 가볍고 변형과 변색이 적으며, 바퀴가 달려 있어 쉽게 옮길 수 있다. 또한 기존 옥상 정원의 바닥이나 방수층을 손상시키지 않고 식재 공간을 더할 수 있다. 알팜을 통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에든 나만의 정원과 텃밭을 만들 수 있으며, 대형 알팜에는 소나무 등의 교목도 식재가 가능하다. 옥상뿐만 아니라 관공서 및 학교 등의 건물 내부, 도로 주변에 사용하기에도 적합하며 광고용 플랜트 박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중략)... TEL. 02-2201-8817 WEB. smartmvf.modoo.at * 환경과조경 376호(2019년 8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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