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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서울, 그린 바이브 뚝섬한강공원에서, 5월 16일부터 10월 8일까지
    여름의 싱그러움과 예술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지난 5월 16일 뚝섬한강공원에서 개최됐다. 이번 정원박람회는 5월 16일부터 26일까지 학술대회, 산업전, 문화 행사 등이 열리는 본행사와 5월 27일부터 10월 8일까지 상설 전시로 진행된다. 2015년부터 열린 서울정원박람회는 올해 9회를 맞았다. 역대 박람회 중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가장 큰 규모이자 최장 기간의 박람회다. 서울시와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환경과조경이 주관한 올해 정원박람회의 주제는 ‘서울, 그린 바이브Seoul, Green Vibe(서울에서의 정원의 삶)’, 부제는 ‘컬러풀 한강Colorful Hangang(색색가지 한강)’이다. 한강을 배경으로 강과 정원이 어우러진 여가 공간을 제공하고 정원으로 다채로워질 한강 경관을 강조하며, 정원이 가지는 힘과 역할에 주목했다. 뚝섬한강공원을 다채롭게 만든 정원 뚝섬한강공원에 다양한 정원 전시가 펼쳐졌다. 초청정원(1개소), 작가정원(10개소), 학생동행정원(10개소), 시민동행정원(15개소), 기업동행정원(17개소), 기관참여정원(4개소), 글로벌정원과 시민 참여로 조성한 정원(19개소) 등 76개의 정원이 뚝섬한강공원 곳곳에 조성됐다. 초청정원 ‘앉는 정원’은 지난해 서울시 조경대상을 수상한 김영민 교수(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와 김영찬 소장(바이런)이 조성했다(34쪽). 작가정원 국제공모는 ‘정원이 가진 회복력(resilience with garden)(작가정원 A)’과 ‘정원과의 동행(garden for all)(작가정원 B)’의 두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작가정원 A는 ‘섹션 가든(Section Garden)’이, 작가정원 B는 ‘기억과의 동행’이 금상작으로 선정됐다. ‘회복의 시간’이 작가정원 A은상을, ‘바이오로지컬 셀프 오거나이징 가든(Biological Self-Organizing Garden)’과 ‘겸재선생님 한강공원에서 뵈어요’가 작가정원 B 은상을 수상했다. 작가정원 A 동상에는 ‘더 버터플라이 이펙트(The Butterfly Effect)’가, 작가정원 B 동상에는 ‘호미 정원’, ‘정원의 삶: 토룡은 큰 물에도 스러지지 않는다’, ‘뚝둑, 걸어보길’, ‘심심해지다 I 명상하다 I 고마워하다(Be Bored I Meditate I Appreciate)’가 선정됐다(36~81쪽 참고). 학생동행정원은 학생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공모에는 국내외 조경, 원예, 정원, 건축, 도시계획, 산업 디자인 등 관련 학생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42팀 중 1차 심사를 통과한 10팀이 정원을 조성했다. 현장 심사 결과 금상에는 하늘(상명대학교)의 ‘영원한 순간들(Etermal Moments)’이 선정됐다. 노을 지는 한강의 찰나의 순간을 정원에 담은 이 작품은 노을의 색과 부드러운 분위기를 섬백리향, 톱풀, 하설초, 그라스류 등의 식물을 통해 표현했다. 시간에 따라 폴리카보네이트 가벽에 반사되는 노을빛이 달라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린보배의 ‘계절이 꽃피우는 마음’과 네잎클로버의 ‘평화 가든(A Plece Garden)’이 은상을, 시즈닝의 ‘기억의 색이 물들어 철이 들 때’, 연화의 ‘함께, 뚝섬’, 옥윤의 ‘타버린 시간: 변화에도 웃을 수 있길’, 이삭의 ‘스물 네 조각: 불완전한 너’, 조경은의 ‘스타 플러워 인 유(Star Flowers in You)’, 사람과 자연의 ‘언제나 나, 너, 하늘을 봐요’, 그러태의 ‘나의 옛날 나루터 이야기’가 동상을 수상했다. 서울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시민동행정원 공모에는 46팀이 참가했다. 1차 심사를 거쳐 15팀이 정원을 선보였다. 어반그림의 ‘감각을 품다, 사계매력정원’이 금상을 수상했다. 금상작은 멸종 위기에 처한 벌의 이야기를 정원으로 표현했다. 벌과 더불어 곤충, 새 등 다양한 생명체가 정원에서 식물과 함께 공존하는 모습을 담았다. 꽃 벼리다의 ‘내 마음속의 매력정원’, 꽃피우는 한강의 ‘도랑이 있는 논시밭 풍경’이 은상을 수상했다. 행복한 가드너의 ‘삼삼한 매력정원’, 행복한 정원사의 ‘바람길로 소요하는 매력정원’, 놀자방의 ‘보물찾기’, 가든 앤 가드너스의 ‘정원의 시간은 섬세하다’, 맘스터치의 ‘아이와, 함께, 바라는 정원’, 오인오색의 ‘잃어버린 감각을 되살리는 매력정원’, 나 그리고 우리의 ‘싱그러운 힐링 정원’, MZ니의 ‘윤스르르 매력정원’이 동상을 수상했다. 자치구 동행가든은 각 자치구의 도시 매력을 부각할 수 있는 장소에 조성되어 일상 가까이에서 정원과 정원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25개소가 조성됐고, 강동구, 광진구, 금천구, 노원구, 도봉구, 동대문구, 영등포구, 성동구, 성북구, 용산구, 은평구, 종로구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환경과조경434호(2024년 6월호)수록본 일부
  • 세상에서 가장 긴 미술관 문화의 다리, 잠수교 설계공모 당선작
    잠수교가 서울 최초의 차 없는 보행 전용 다리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잠수교를 차량 중심의 이동 공간에서 보행 중심 시민 여가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해왔다. 2023년 3월부터 잠수교 사업을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한강 르네상스 2.0)’ 선도사업으로 지정해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잠수교 전면 보행화를 위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설계안을 모집하고자 2023년 7월 7일 ‘잠수교 전면 보행화 기획 디자인 공모’를 진행해 다섯 개의 당선작을 선정했다. 이때 선정된 다섯 팀을 대상으로 2024년 2월 29일, ‘문화의 다리, 잠수교 (디자인 설계 및 콘텐츠 기획) 설계공모’를 공고했다. 지명초청을 받은 다섯 팀 중 아치 미스트(Arch Mist) 팀―왕 닝주(Wang Ningzhu, 아치 미스트 대표)+박철호(씨피에이구조기술사사무소)+김동욱(마티엠지티종합건축사사무소)―의 ‘세상에서 가장 긴 미술관(The Longest Gallery)’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당선작은 잠수교를 평소에는 미술관으로 활용하고 상황에 따라 패션쇼 런웨이, 야간 야외 영화관, 결혼식, 축제 등이 펼쳐질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반포대교 아래와 잠수교 상부에 800m 길이의 핑크색 공중 보행 다리를 제안했는데, 이 위를 거닐며 한강의 풍경과 잠수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화·전시 프로그램을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다. *환경과조경434호(2024년 6월호)수록본 일부
  • 그린 아일랜즈 윤선미·루원쥐안, 말번 봄 페스티벌 동메달 수상작
    5월 9일부터 12일까지 영국 우스터셔 말번의 스리 카운티 쇼 그라운드(Three Counties Showground)에서 영국왕립원예협회의 말번 봄 페스티벌(Malvern Spring Festival)이 열렸다. 1986년에 시작한 말번 봄 페스티벌은 친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고, 회복탄력적 가드닝 정보를 제공하며, 정원 분야 및 커뮤니티의 새로운 시도를 기념해왔다. 올해 37회를 맞은 말번 봄 페스티벌은 ‘변화를 위한 정원 가꾸기(gardening for change)’를 주제로 개최되어, 정원 분야의 발전을 기념하고 정원이 식물, 사람, 행복한 삶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다뤘다. 쇼가든, 정원 식물 및 용품 마켓, 정원 컨설팅, 강좌, 워크숍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히 관엽식물을 집중 조명하고 주제 구역과 몰입형 특별 정원을 통해 미래 정원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했다. 쇼가든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가 창의적 정원을 선보였다. 심사를 통해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 실버길트메달, 베스트쇼가든, 베스트시공상, RHS 피플스 초이스를 수여하고 있는데, 윤선미·루원쥐안(Lu Wenjuan, 록디자인 대표 및 직원)의 ‘그린 아일랜즈(Green Islands)’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환경과조경434호(2024년 6월호)수록본 일부
  • [기웃거리는 편집자] 추억 속 올림픽공원
    가정의 달, 5월이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이라서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할 수 있는 어린이날,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님 은혜”를 보답하는 어버이날,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각주 1) 스승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스승의 날, 부처의 탄생을 기념하는 부처님 오신 날. 각종 기념의 날이 주마다 있다. 어렸을 땐 공휴일이 많고 수업 말고 야외 활동을 많이 해서 좋은 달이었다. 하지만 이젠 챙겨할 날이 많아졌다(통장이 텅 비는 텅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념일들이 왜 5월에 이렇게 몰려 있는 걸까. 다양한 가설을 세우며 나름 합리적인 이유를 날씨에서 찾았다. 봄에서 여름으로 향하는 5월, 옷차림도 가벼워지니 야외 활동하기 좋은 날씨의 연속이다. 가족, 친구, 지인들과 밖에서 재미난 추억을 많이 쌓으라고 조상들이 이맘때로 날짜를 잡아보자고 한 것 같다(필자의 뇌피셜(?)이니 믿거나 말거나). 날씨가 좋은 탓에 이번 달은 밖에서 보낸 날이 많았다.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진행을 위해 뚝섬한강공원에 자주 갔다. 한강공원에 있으면서 사람들을 유심히 보게 됐다. 한강공원하면 떠올리는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은 물론 보드와 자전거를 타는 사람,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 아이와 함께 배드민턴, 캐치볼 등 운동을 즐기는 사람, 런닝 크루 등. 이곳에서의 행위를 나열하는 것만으로 이 지면을 가득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이 사람들을 보니 나는 공원에 가면 무얼 하지, 첫 공원은 어디였지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번호 ‘밀레니얼의 도시공원 이야기’를 편집하며 이 꼬리의 끝에 도달했다. 보조 바퀴를 떼어낸 두발자전거를 연습하기 위해 신명진 박사가 향했던 올림픽공원. 올림픽공원이란 단어를 보자마자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올림픽공원 곳곳에 많은 추억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공원은 서울에 온 뒤 처음 방문한 공원이다. 어린이날이면 올림픽공원 88마당과 평화의 광장을 매년 찾았다. 넓은 잔디광장의 88마당은 당시 어린이날이 아니면 개장하지 않았다(현재는 6월부터 10월까지 개방한다). 주차를 위해 아빠는 차에 남고 엄마, 언니와 함께 잔디광장의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88마당으로 달려갔다. 그늘 밑은 빠르게 솔드 아웃이었지만, 그날은 어딜 앉든 좋았다. 88마당에 가면 꼭 배드민턴을 쳤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모르겠지만 당연하다는 듯이 배드민턴 채를 잡고 둘씩 짝을 지어 승부욕을 불태웠다. 열심히 움직이고 난 뒤 향하는 곳은 평화의 광장. 당시 유행이었던 롤러스케이트를 타기 위해서였다. 평화의 광장은 대리석으로 포장되어 있고 평지 광장이라 롤러스케이트를 타기엔 안성맞춤이다. 평화의 문에서 시작해 올림픽 운동 조형물인 ‘서울의 만남’을 반환점 삼아 돌고 다시 평화의 문으로 향하면 10~15분가량의 코스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몇 바퀴 돌다 보면 경쟁자를 발견한다. (상대는 신경 쓰지 않았지만) 저 친구만 앞질러 보자며 혼자 고군분투하며 롤러스케이트 실력을 쌓아갔다. 신 박사는 올림픽 프라자를 어린이 체육공원으로 꼽았는데, 나에겐 88마당과 평화의 광장이 어린이 체육공원이었 다. 추억을 뒤적거리다 깊숙이 박혀 있던 기억 하나를 발견했다. 녹음이 짙은 나무를 배경 삼아 졸업 사진을 찍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졸업식 이후로 절대 꺼내 보지 않은 사진이라 더더욱 잊고 있어서 그런지 어디서 찍었는지 모르겠다. 어딘지 알고 싶어 종합안내도를 보는데도 찍은 장소의 형상만 생각나지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어떤 구조물에 일렬로 앉아 조별 사진을 찍었던 장면이다. 아마도 문화올림픽을 위해 올림픽공원을 조각공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세운 조각(각주 2) 앞에서 찍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한강공원에서 떠올린 질문에 답을 찾는 여정이 추억 여행으로 변질됐지만, 돌이켜보니 올림픽공원을 참 알차게 이용했다. 하지만 요즘 공원을 일 외로는 잘 안 간다. 목적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곳이 공원이라지만, 이유 없이 어딘가를 가기 어려워해 발걸음을 옮기기 쉽지 않다. 동네 공원이 리모델링됐다고 하는데,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본다는 핑계 삼아 퇴근길에 들려보면서, 공원 한구석을 아지트로 활용해봐야겠다. 그럼 다시 공원에 가는 횟수가 늘어나지 않을까. **각주 정리 1.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노래 가사를 인용했다. 2. 신명진 박사의 자전거 연습기와 올림픽공원을 조각공원으로 활용한 이야기는 110~117쪽에서 읽을 수 있다
  •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아무 생각 없이 무심코 앉아 있는 것은 우리가 공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필요한 행위다
    공원의 크기를 실감하고 싶다면 걷기를 추천한다.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린 뚝섬한강공원은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한강공원이다. 출근 지하철이 한강 위를 가로지를 때마다 내려다보이던 곳이라 그리 특별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래서 이 공원이 이렇게나 넓은 줄 몰랐다. 박람회를 운영하다 보면 공원 곳곳을 오가야 하는데, 저 끝으로 와달라는 무전이 오면 등줄기를 따라 땀이 흘렀다. 그러다 보니 하루 걸음 수가 3만 보를 넘기 일쑤. 직원 모두 앉을 곳만 보이면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옮기게 됐다. 그래서인지 이번 박람회 현장에서 제일 탐났던 건 정원도, 식물도, 정원 작업 용품도 아닌 의자였다. 말랑말랑해서 손에 감기는 느낌이 좋고, 몸을 아무렇게나 늘어뜨려도 푹신하고, 가벼워 이리저리 움직이기 쉬우며, 눈이 시리게 쨍한 핑크빛 의자 말이다. 박람회장 메인 무대를 비롯해, 잔디밭, 산책로 주변 곳곳에 놓여 있던 의자의 정체는 서울시 ‘펀 디자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든 ‘폼앤폼(Form&Form)’이었다. 산업 디자인 스튜디오 BKID가 만든 이 의자는 100% 재활용할 수 있는 발포폴리프로필렌(EPP)으로 만들어졌다. 의자의 본질적인 역할인 ‘앉는다’는 행위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사람들이 앉아 있는 자세를 하나의 형태(form)로서 그 자체를 제품 형태에 반영하고 했습니다. 특히 야외에 존재하는 다양한 의자들에 앉아 있는 모습은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중요한 레퍼런스가 되었습니다. 한편 ‘앉다’라는 단어는 그 행동 자체를 정의하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휴식’이라는 개념도 지니고 있는데요. 따라서 휴식을 취하는 다양한 자세들을 관찰하고, 이를 하나의 제품 형태로 나타내고자 한 부분도 있습니다. 의자는 싯(Sit), 린 하이(lean High), 린 로우(Lean Low) 세 가지 높이로 구성했습니다.”(각주 1) 박람회장에 놓였던 의자는 린 하이였는데, 제품을 다 보고 나니 계단 형태의 공간에 놓고 쓰기 좋은 린 로우가 탐났다. 우연처럼 비슷한 글을 이번호 잡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우선 김영민과 김영찬의 ‘앉는 정원’. 설계설명서에서 만난 문장이 머릿속을 빙빙 돌았다. “우리가 제시하고자 하는 정원은 쉼의 정원, 즉 앉는 정원이다. 뚝섬한강공원 잔디밭에서 본래 이루어지던 쉼의 행태와 동행하며, 그중 ‘앉기’에 집중해 쉼 속에서 다양한 앉음이 펼쳐지는 정원이다.” “공원의 쉼 중, 앉는 행위는 쉼의 가장 기본적인 행위(눕기, 앉기, 서기) 중 가장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된다. 눕기와 서기 사이에는 다양한 종류의 앉기 방식이 나타난다. 이는 눕기와 서기의 행위가 한정적이기도 하나, 외부 공간에서 앉아 있기에 할 수 있는 행위가 다양하기 때문이다.”(자세한 내용은 36쪽) 쉼의 본질은 무엇일까. 박승진은 쉬는 공간을 설계하기 위해, 공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행위가 무엇인지 고심하고 그것은 바로 앉는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한다. “걷는 것은 속도와 방향을 전제로 한다. 그러므로 목적이나 목표가 분명하다. 앉는다는 것은 걸음을 멈춰야만 할 수 있는 원초적 행동이다. 아무 생각 없이 무심코 앉아 있는 것은 우리가 공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필요한 행위다.”(18쪽) 박람회를 찾아온 사람 대부분은 어깨에 큰 가방을 메거나 인근 피크닉 용품 대여점에서 빌린 카트에 짐을 가득히 싣고 나타났다. 돗자리파, 텐트파, 테이블 세트파 등 유형이 다양했지만, 그중 가장 자유로워 보인 건 폼앤폼을 들고 원하는 곳에 옮겨 앉은 사람들이었다. 해가 위치를 바꿔 그늘이 사라지거나 버스킹 공연이 시작되어도 살짝 이동하면 그만. 박승진이 선유도공원과 오목공원에서 목격했다는 장면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당시 선유도공원이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의자가 고정되어 있지 않았는데, 시민들이 의자를 원하는 곳으로 이리저리 옮기며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었다. 이후 벤치가 모두 고정되었지만 잠시나마 시민들이 벤치를 자유롭게 활용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부터 공원에 의자를 왜 붙박이로 해놔야 하는지 의문을 가졌다.”(28쪽) 나도 이제 붙박이 벤치가 없는 공원을 상상한다. “공원은 극장이 아니므로 한쪽만 바라봐야 할 이유가 없다. 혼자도 오고 여럿이 함께 오기도 하기에, 따로 또 같이 앉을 수 있으면 좋다. 무리를 등지고 앉을 수도, 서로를 바라보고 앉을 수도 있어야 한다.”(18쪽) **각주 정리 1.이정훈, “산업 디자인 스튜디오가 만든 친환경 공공의자, 폼&폼”, 「디자인+」 2024년 5월 6일.
  • [PRODUCT] 똑똑하게 만드는 휴게 공간, ‘소프트 스마트 퍼걸러’ 현대인의 트렌드에 맞춘 시스템과 공간의 결합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현대인의 일상은 더욱 바삐 흘러간다. 잠깐 틈이 나면 피로를 풀고자 나들이라도 나서고 싶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기후 변화로 인해 날씨를 좀처럼 예측할 수 없고, 날이 맑더라도 미세 먼지가 극성을 부리기 일쑤다.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와 요구에 맞춘 새로운 휴게 공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인환경디자인이 출시한 ‘스마트 퍼걸러’는 스마트폰처럼 여러 시설을 탑재한 하나의 퍼걸러를 통해 똑똑한 방식으로 현대인들이 원하는 휴게 공간을 구현해낸다. 퍼걸러가 갖춘 공기 정화 시스템과 미세 먼지 측정기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쾌적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특히 이용자 움직임을 감지해 자동으로 작동하게 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전방 3m 내에 사람이 들어오면 외부인 감지 센서가 작동해 양흡입기, LED 살균기, 에어 커튼을 작동시킨다. 사람이 내부에 진입하면 또 다른 센서에 의해 에어컨, 모니터, 무선 충전기, 온열 벤치가 작동된다. 냉난방기는 설정 희망 온도를 기준으로 자동 조절된다. 공기질 측정기를 통해 내부 온도, 습도, 미세 먼지 정보가 입력되고, 디스플레이로 해당 데이터를 송출해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쉼터 이용을 마친 후 이용자가 밖으로 나가면 센서가 내부에 사람이 없는 것을 감지해 자동으로 기기 작동을 종료시킨다. 크고 작은 시스템과 휴게 공간의 결합이 우리의 삶을 한층 더 깨끗하고 편안하게 만들고, 안전을 보정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TEL. 02-877-8811 WEB. www.seindesig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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