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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의 조경인 ; 오희영 현대산업개발 상무이사[산업분야]
    대기업 임원으로서 조경분야 위상 정립 및 업역 확대조경분야 단합 및 기술교류 활성화에 주력조경분야 최초의 대기업 임원. 현대산업개발의 오희영 상무를 따라다니는 호칭이다. 1982년현대산업개발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오상무는 당시 건축부의 유일한 조경담당으로서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는데, 그래서 더욱 외부공간에 대해서만큼은 다른 분야보다 전문가가 되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타 분야와의 경쟁속에서 조경분야의 위상정립과 영역확장을 위해 쉼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했던 20여년의 시간이 제10회 올해의 조경인 산업분야에 그가 선정된 배경이다. 기술이 있어야 타분야와 경쟁력 생겨그가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했을 당시 건축팀의 일원으로 갖은 허드렛일을 해야했지만 그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던 점은 ‘조경=나무’라는 인식으로 그 외의 다른 것들은 조경분야의 영역으로 전혀 알아주지 않았던 것이다. 외부공간에 대해 의견이라도 내면 결재판이 날아다니기 일쑤였을 정도. 결국 소수 분야이기 때문에 힘을 가져야 했고, 힘을 가지기 위해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알아야하고 노력해야만 했다. 그래서 외부공간 전문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현장 기술자들, 전문가들을 쫓아다니며 장비, 토목, 관개시설 등 당시 생소했던 다양한 분야에 대해 배우고 ‘조경이 하면 무언가 다르더라’는 평가가 나오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포장, 미술장식품, 관개시설, 사인물 등 조금씩 조경분야의 입지는 확장되어 갔고, 5명에서 10명, 20명으로 조직의 규모는 커졌으며, 이제는 건물배치단계부터 마지막 특화까지 조경부서와의 협의는 필수가 되었다.“토목, 건축과의 간섭부분이 상당히 많은데, 그럴수록 조경인들이 더욱 많이 공부하고 배워야 합니다. 최소한 외부공간의 간섭부분만큼은 다른 분야에게 이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밀리지 않을 정도가 되어야 외부공간 전문가라 말할 수 있겠죠.”타 분야와 치열하게 경쟁하며 배움에 대해 절실했던 그 시간을 지내왔기에 지금은 토목구조, 디테일, 관개시설 등 조경분야에서 취약한 부분에 대해 10여년에 걸쳐 직원들과 협력업체의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는등 조경인들의 지식·정보 및 기술교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건설사 조경부서의 중요성 확대에 기여한편, 1996년 다른 대기업보다 먼저 독립된 조경부서를 이끌게 된 오상무는 건설사 조경부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건설사조경협의회(이하 건조회)를 창립하게 되었다. 당시 건설사들마다 조경담당 직원들은 있었지만 인원을 분산시켜 제대로 조직화되지 못하는 실정이었기에 조경부서의 중요성을 알리는 건조회 회장으로서 바쁠 수 밖에 없었고, 회사내에서는 조경부서 견제를 견뎌내기 위한 무수히 많은 프로젝트 수행과 품질강화로 부서의 존립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했다. 그렇게 1995년부터 2004년까지 건조회를 이끌어 온 오상무는 재임기간동안 건설사 조경부서간의 단합을 도모하며, 공동주택 외부공간 학생설계공모전 실시, 건조회보 발간 등 건설사 조경부서간 정보교류 및 조경의 영역을 확대발전시키고, 공동주택 외부공간의 조경수준을 높이는 데에 기여하기도 했다. 조경을 지키려면 오픈 마인드 필요각 대륙의 최고봉을 등정하는 전문가 수준의 산악인으로도 유명한 오희영 상무는 자연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환경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 그래서일까. 2005년부터 지난 3월까지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의 제4대 회장을 역임하면서 자연환경관련 심포지엄 개최 및 주제별 정보지를 발간하고, 우수환경·조경제품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자연환경관리기술사·자연생태복원기사 자격시험 준비프로그램으로 환경기술자의 양성교육에 노력하는 등 특히 환경복원과 생태관련 분야에 대해 조경인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기도 했다.“분야내 일부에서 생태나 환경복원과 관련해 이견을 보이는 이들이 있는데, 조경가는 개발과 보존, 복원을 잘 절충해 좋은 경관을 만들어 내는 사람입니다. 서로의 의견이 다르다고 각자의 주장만 내세우는 것은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 아닐까요”한동안 상승세를 타던 조경이 탈영역화 시대에 다시 위기상황을 맞게 된 듯 하다는 오상무는 분야내에서의 단합과 오픈 마인드를 특히 강조했다. 발전을 위한 치열한 노력이 동반되지 않은 채 우리의 것만을 지키고자 한다면 결국엔 빼앗길 수 밖에 없다는 것. “정당한 경쟁을 통해 실력을 갖추고 나아가 그들의 것을 가져와 우리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조경의 미래를 위한 현세대의 역할”이라며 ‘어려울 때 일수록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새클턴의 파워리더십을 항상 상기한다는 그는 조직의 단합이 함께 발전하면서 분야를 발전시키는 근본적인 힘이 됨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 / 2007년12월 / 236
  • 올해의 조경인 ; 박명권(주)그룹한 대표이사[특별상]
    주거단지 외부공간 조경설계에 대한 사회적 이슈 주도조경분야 인재양성과 한국조경의 세계화를 위해 주력조경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으로 서울대 조경학과 재학 중 회사를 창업한 특이한 이력의 (주)그룹한 박명권 대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도시환경 최고전문가 과정을 마치고 최근에는 미국 와튼스쿨의 최고 경영자과정을 졸업한 젊은 CEO 박 대표는 민주화 투쟁이 한창이던 1988년도에 서울대 조경학과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전국조경학과학생연합회(이하 전조련)를 조직하여 당시 조경분야 전체의 생존이 걸린 중요한 이슈였던 산림조합법 개정 저지투쟁을 주도하면서 이후에도 전조련의 단합과 함께 활발한 활동을 이끄는 데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학창시절부터 시작된 그의 조경사랑은 이렇게 험난한 출발로부터 시작되었다. 인재육성이 조경의 미래다(주)그룹한은 직원 수가 1백여명을 헤아리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규모의 조경설계회사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조경설계 단일 규모로서는 최대규모라고 한다. 이렇게 많은 직원과 함께 하게 된 데에 박대표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고려할 때 조경을 먼저 시작한 선배 세대들은 조경의 미래를 책임질 주역들을 양성해야만 하는 의무가 있다. 지금 힘들다고 해서 인재를 키우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다면 조경의 미래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실제 (주)그룹한의 경우 매년 10여명의 우수한 신입사원을 공채로 모집하고 직무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세계를 향해 한걸음씩 내딛다박대표가 이끄는 (주)그룹한은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한 용인 수지 엘지빌리지를 비롯해 방배동 현대홈타운, 화곡 대우푸르지오 등으로 5년 연속 서울시 조경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신도림 e-편한세상, 화곡 대우 푸르지오 등으로 살기좋은 아파트 대통령상을 연속 수상하는 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조경에 대한 건설사들의 관심이 지극히 미미한 상황에서 주거단지의 새로운 특화방안으로 조경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사회적인 이슈가 되도록 하는 데에 도화선 역할을 하기도 했다.이렇듯 조경설계의 새로운 경향을 주도한 박대표는 국내 프로젝트에 멈추지 않고 세계를 향해 한국조경의 미래를 걸었다. 최근 중국에 진출하여 심양 생명공원등 여러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의 프로젝트들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올 12월 부산지사 설립에 이어 내년에는 미국시장으로 진출하여 (주)그룹한 미국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내의 좁은 시장을 벗어나 세계 시장의 심장인 미국에서 한국조경가의 기상을 펼쳐나가겠다는 것이 새로운 그의 목표다.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출판협회에서 주최한 2006년 출판상에서 『한국주택의 경관설계(그룹한 작품집)』의 최고상인 금상 수상소식이나, 지난 8월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IFLA 세계대회에서의 'ECO-STREAM' 최고디자인상 수상소식은 한국조경의 위상을 높인 영예를 넘어서 세계화를 향한 박대표의 선전포고와 다름없었던 것. 아름다운 경영을 꿈꾸다조경분야의 미래를 위한 인재를 키우는 것, 그리고 한국조경의 세계화. 이러한 그의 굳은 의지는 결국 2007년 IFLA International Student Competition의 공식 스폰서로 지정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간 UNESCO에서 후원하던 전 세계의 조경인들이 주목하는 국제행사인 IFLA 학생설계공모전을 한국의 조경설계회사가 공식 후원하게 된다는 것. 이는 세계시장에서 한국조경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기회일 뿐 아니라, 국내 조경인들에게 자부심을 주는 동시에 국내 조경인들의 시선을 세계로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서울대 조경학과에 가면 ‘Group HAN gallery'라는 곳이 있다. 지난해 서울대 조경학과 학생들을 위해 좋은 세미나 공간을 만들어 주기위해 기부금을 제공하여 조성된 것이다. 뿐만아니라 박대표는 여러 대학교의 졸업작품전을 비롯해 각종 조경행사에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미국 와튼스쿨의 최고경영자과정을 통해 세계 유수기업의 경영 노하우를 벤치마킹하며 비로소 설계가로서만이 아닌 경영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말하는 박명권 대표.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분야발전을 위한 이익 환원. 조경의 미래를 위해 박대표가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조경사랑의 표현인 ‘아름다운 경영’이 조경분야 발전을 위해 노력한 제10회 올해의 조경인으로 박명권 대표가 선정될 수 밖에 없었던 당연한 이유다.
    • / 2007년12월 / 236
  • 올해의 조경인 ; 이규목 서울시립대학교 교수[학술분야]
    각종 위원회 활동으로 조경분야 위상 확대조경설계 이론 확립과 후학 양성에 노력대한민국 조경분야의 양적인 성장은 눈이 부신 수준이지만, 아직까지도 조경학은 그 정체성의 문제를 둘러싸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경실무와 이론은 잘 동거하고 있는가. 조경 이론에 대한 경시 풍조는 사라졌는가.대한민국에 조경학과가 개설되기 시작한 초창기부터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에서 조경계획 및 설계 담당 교수로 재직해 온 이규목 교수가 2007 올해의 조경인 학계부문에 선정되었다. 이규목 교수는 조경설계 이론에 대한 연구와 학립을 통해 이를 설계교육에 접목하고자 노력을 해 왔으며, 각종 위원회 활동 속에서 조경분야의 위상을 확대하는데 기여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조경에 대한 모든 생각들의 조합은 결국은 설계로서 나타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경설계는 반드시 이론과 계획적 사고가 따라야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계획적 사고를 전제로 한 설계를 항상 강조해 왔습니다.” 건축에서 조경으로 1976년 서울시립대학교에 처음 부임할 당시, 그는 건축가로서 10년간의 건축설계와 한국종합조경공사의 과장직을 거치면서 이미 풍부한 실무 경력을 갖추고 있었다. 건축에서 조경으로 중심을 옮기기 된 것은 “서울대학교 종합화 10개년 계획”을 하면서 미국 캠퍼스플랜 전문가이며 이안맥하그의 제자인 도버와 팀을 이룬 것이 계기가 되었다. 당시 이규목 교수는 건축가팀의 한 멤버로서 참여하였으며, 외국조경가들의 개방적이고 과학적인 프로세스에 신선함을 느끼게 되었는데, 당시 기초자료를 도면화하고 중첩하는 방법으로 설계기본 자료를 찾아내는 기법은 국내에서는 매우 새로운 것이었다. 그 후로 건축과 조경이 만나는 영역들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그러나 이규목 교수의 설계이론 연구는 과학적 실증적 분석방법으로 기울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간행태적 측면의 중요성에 대한 연구에 심취한 적도 있으며, 다양한 설계적 시도를 통해 한국적 설계 기법을 찾기 위한 노력에서 개방적인 자세를 잃지 않았다. 온고창신 溫故創新“대작이나 역작은 있으나 우리시대를 대표할 작품은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새로운 요소와 전통적 요소를 조화 시켜서 우리시대의 새로운 경관을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대해 그는 온고창신이라는 설계이론을 제시하였다. 온고창신이란 ‘옛 것을 따스하게 해서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뜻으로 단순히 전통을 오늘에 되살려 본다는 소극적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관을 창출하기 위한 능동적인 태도를 포함한다. 그가 제시한 온고창신에서 온溫은 기존의 것에 대한 새로운 해석, 고故는 공시적으로는 현재의 장소적 특징과 맥락을 말하며, 창創은 온갖 설계기법들이 구사될 수 있는 과정, 신新은 보편적·세계적·지역적·지구적 요소들의 결합 등으로 바람직한 환경의 최종태로 요약된다.그래서 이규목 교수는 학생들에게 “사이트가 가진 고유의 특성을 반영하고, 새로운 방향의 창조 설계를 생각하라”는 지도를 많이 해 왔다. 제자들이 가장 큰 보람“모든 교수님들이 노력한 결과이겠지만, 우리 대학 출신들이 설계분야에서 현재 적지 않은 활동들을 하고 있으며, 그래서 설계교육에 대한 개인적인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되었다는 자부심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내년 2월 정년을 앞둔 이규목 교수에게 가장 큰 자부심은 제자들이다. 가깝게는 그가 지도하는 학생들이 학내 설계에서 매년 1, 2등을 해왔으며, 특히 이번에 지도한 4학년 학생들의 작품은 ASLA에서 Honor Award, IFLA에서 2등상을 받기도 하였다. 사이트적 특성이 강조된 작품들을 통해 그가 강조해 온 대학의 조경설계 교육에 대한 방향과 철학이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은 셈이다. 졸업을 한 제자들과는 더 많은 교류를 해 왔다. 이규목 교수는 “한번 제자는 평생 제자”라는 생각으로 실무 설계에 대해 단순히 립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자문과 참여를 해왔다. 설계회사 외에도 자문위원, 심의위원으로 참가한 곳이 200개가 넘는데, 주로 건축과 조경의 접접에서 조경분야의 입장을 반영하는 곳이었으며, 계획 초기부터 조경이 참여할 수 있도록 분야의 영역확장에 노력을 해 왔다.이번 수상이 지난 그의 업적에 작은 보답이라도 되었길 기대한다. “돌아보건데, 설계이론을 추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실무에 봉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 바로 그런 것들이 내가 가장 좋아했고 추구해 왔던 일들이 아니었는가.”
    • / 2007년12월 / 236
  • 올해의 조경인 ; 홍기문 대한주택공사 조경설계단 단장[정책분야]
    공기업 최초로 총괄조경가MLA제도 도입,성남판교·파주 운정 등 대규모 설계공모 개최로 조경설계의 질적 향상에 기여조경설계분야에 있어서 그 어느해 보다 굵직굵직한 대형 프로젝트가 많았던 올 해, 그 중에서도 성남 판교신도시와 파주 운정지구 도시기반시설 조경설계 설계공모는 광대한 규모도 규모이거니와 조경가가 도시의 골격을 이루는 기반시설에 참여하여 도시 전체의 경관을 조율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조경설계분야에서는 설계축제라 불릴만한 대형 프로젝트였던 이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한 장본인이 있으니 바로 제10회 올해의 조경인 정책분야 수상자로 선정된 대한주택공사 조경설계단의 홍기문 단장이다. 조경의 위상제고 노력 그리고 조경설계 공모1981년 대한주택공사(이하 주공)에 입사한 그는 개포단지 건설현장의 감독으로 시작해 지난 27년간 주공에 근무하면서 개발업무와 계획업무, 설계업무에 이르기까지 조경분야의 다양한 일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주공 내부에서조차 건축과 토목 등 다른 분야에 비해서 조경의 비중이 높지 않았던 현실을 늘 안타까워했다. “지금이야 조경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예전에는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은 하되 사정은 여의치 않았습니다. 조경이라는 부분을 건축물의 배경정도 그리고 법적인 조건의 충족 정도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이 대부분 이었으니까요”. 그러나 그는 이런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지난 2005년부터 조경분야의 위상제고를 위해 노력해왔다. 우선 활동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던 조경관련 대외활동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경분야가 환경의 변화와 사회적 인식으로 양적인 성장을 하였지만 질적으로는 전문분야로서 독립적인 자생력이 부족함에 대한 고민의 결과 설계수행 방법에 공기업 최초로 설계공모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설계공모를 공기업인 주공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법적 근거를 찾기 위해 관련법 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 실시한 그간의 설계공모 시행 결과를 토대로 내부적인 분위기를 형성하였고 그 결과 올해 조경분야의 큰 이슈가 되었던 판교신도시를 비롯하여 파주운정 신도시 등 도시기반시설의 설계를 설계공모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총괄조경가MLA제도 도입조경설계공모의 시작과 더불어 가장 이슈가 되었던 점은 성남 판교에서 최초로 시도한 총괄조경가(MLA : Master Landscape Architects)제도의 도입이다. 공영개발방식으로 진행된 판교신도시는 턴키와 국내외 현상 등의 발주형태로 인해 35개의 블록으로 나눠져 종합적인 설계 관리와 조정이 필요했었다. 더욱이 턴키나 현상공모 진행시 조경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막상 심사과정에서 조경분야의 평가위원이 배제되는 현실을 보며 MLA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했다. 이에 홍기문 단장은 작년 6월부터 실무경험과 설계조정 능력이 뛰어난 전문가를 MLA로 임명하고, 개별단지의 조경설계자(BLA : Block Landscape Architects)와 실무팀이 협력해 택지개발지구 전체의 설계를 관리 조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단지별로 분산된 설계방식으로는 조율이 어려운 도시공간과 개별단지 단위의 주거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계시켰으며, 지구 전체의 조화로운 환경조성은 물론 단지별 수준차이를 줄일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MLA 설계방식은 관공서는 물론 업계로부터 경제성과 가치성, 효율성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는 등 새로운 설계방식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주공 내부에서도 그 필요성에 대해 적극 공감하여 이미 파주 운정 신도시가 같은 방식으로 설계공모가 진행되고 있으며, 다른 택지개발지구에도 적용하고 있고 이러한 방법은 토지공사나 SH공사 같은 다른 공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택공사 내 조경설계부서 독립올해 초 주공에서는 조경설계조직 확대 개편을 통해 조경설계단이 발족되었다. 이는 주공내부에서도 조경의 역할과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그동안 홍기문 단장이 주공 내부의 조경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벌인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대규모 신도시나 택지개발이 과거와는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신도시 개발컨셉을 생산해내고 변화되는 환경을 뒷받침할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한 것이지요”라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이런 공감대를 형성하기 까지 대내외적으로 조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조경의 역할을 제대로 인식시키며, 또한 주공 내부에서의 조경의 위상제고를 위해 그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지 짐작이 가는 부분이다. 홍기문 단장의 이러한 노력이 앞으로도 조경분야 전체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되리라 믿으며, 이번 수상이 그간의 노력에 조금이나마 격려와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조경설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설계를 수행해야 합니다. 설계의 공모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최적의 설계안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물론 설계공모 방법이 최선일 수는 없지만 이러한 경쟁은 설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 2007년12월 / 236
  • 올해의 조경인 ; 정종수 문화재청 자연 문재연구실 실장[특별상]
    우리나라 전통조경의 근간이 되는 천연기념물의 조사연구로 전통조경 연구의 기틀 마련,천연기념물센터 개관을 통해 조경분야 업역 홍보 및 확장에 기여훤칠한 키에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이 느껴지는 얼굴. 기자가 만난 정종수 실장의 첫인상이다. 그는 올해 10회를 맞는 올해의 조경인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된 수상소감을 묻자 “아직도 제가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모르겠습니다”라며 겸손해 했다. 평생을 문화재와 함께건국대학교 임학과를 졸업한 정종수 실장은 1975년 산림청에 입사한 후 1976년 문화재관리국으로 전출하여 궁원문화재과에서 15년 동안 우리나라 전통조경 업무의 수행과 궁·능원의 조경기술 지도업무를 했다. 경복궁을 비롯한 궁·능을 대상으로 120여건의 조경계획과 시공을 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전통조경에 대한 연구가 미흡함을 깨닫고 연구활동을 시작했다. 1993년부터는 세종대왕유적관리소 등 현업을 거치면서 조경시공과 올바른 전통조경관리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한 제주박물관 조경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난대성식물을 이용해 생태조경을 계획·시공한바 있으며, 춘천박물관 조경에서는 최대한 자연 지형을 살리는 등 전통조경 기법으로 조성하기도 했다. 다시 1999년부터는 경복궁관리사무소 관리과장으로 근무하면서 경복궁에서 태원전 정비사업, 홍례문, 영제교 복원, 향원지 주변의 조경 등을 성공적으로 시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조선시대 궁궐 원유의 변천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하여 경복궁 원유의 변천을 총 정리해 한양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5년부터 창덕궁관리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춘당지와 온실복원사업에 참여하는 등 지난 30여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능원과 궁궐조경 등 우리나라 전통조경의 원형을 찾는 일에 많은 업적을 쌓아왔다. 천연기념물 조사연구와 천연기념물센터 개관지난 2006년 문화재청에 자연문화재연구실 직제가 신설됨에 따라 정종수 실장이 책임자로 임명되었다. 자연문화재연구실은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명승 및 역사경관·정원유적 등에 대한 체계적·과학적 조사연구를 위해 신설된 것으로 그동안 외부전문가들에 의해서 단편적으로 진행된 자연문화유산에 대해서 국가차원의 체계적 조사연구기관이 발족되었다는 의미가 있었다. 또한 우리 전통조경에 대한 연구의 틀이 마련되었다는 의미도 있다. “사실 명승이나 식물자원 등은 우리 전통조경의 근간이 되는 것들인데 이러한 자연유산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없어서 안타까웠습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런것들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보호하는데 말이죠”. 우리나라 자연문화유산에 대한 그의 이런 애정은 지난 5월 천연기념물센터의 개관으로 빛을 보게 되었다. 천연기념물센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거수 278개소와 동물 70여종, 지질·광물·화석 70여종, 천연기념물 보호구역 10여개소, 그리고 명승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홍보 및 교육을 담당하는 곳으로 개관을 하기까지 정종수 실장의 남다른 헌신이 배어 있는 곳이다. 전시내용의 기획부터 발굴·선정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전시관을 개관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요. 단순히 전시만하는 곳이 아니라 연구를 바탕으로 교육까지 담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자연사박물관과는 차이를 두어야 했습니다”. 개관을 하기까지 그가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문화재 조경인들의 권익신장을 위해오랜 기간 문화재 관련 일을 담당해 온 그는 또한 문화재청내에서 조경업무의 범위를 넓히기위해 사적으로 지정된 원지를 명승으로 확대지정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또한 문화재청내 조경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조경전문인원을 확충하는데 기여하였고 이들의 자질향상을 위한 교육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재 조경업체와 기술자들을 위해서는 업역확대를 위한 입찰참여기회를 늘리고, 문화재 조경시방서의 개정작업을 해오는 등 행정적, 제도적 뒷받침을 계속해오고 있기도 하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을 찍기 위해 야외로 나서 바라본 천연기념물센터는 청명한 가을 하늘에 햇살이 내리쬐는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동안 정종수 실장이 들인 노력이 더해진 때문인지 더욱 빛나 보였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그의 문화재와 전통조경에 대한 사랑이 더욱 빛나길 바란다.
    • / 2007년12월 / 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