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재개발원
Samsung Electronics Leadership Center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은 삼성전자 최초의 연수원 시설로 창립 45주년을 맞아 2014년 개원했다. 용인시 서천지구에 위치한 이 연수원의 서쪽 입구 방향에는 공동주거 단지가 위치하고, 북쪽과 남쪽으로는 서그네근린공원과 농서근린공원, 그리고 동쪽으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이 접하고 있다.
대지는 나지막한 산에 위요되어 아늑한 느낌을 주지만 주변 근린공원 산책로의 레벨이 부지 레벨보다 높아서 시민들에게 시각적으로 노출된다. 또한 연수원 내로 생태 통로가 관통하면서 구조물이 노출된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과 붙어 있어 미세한 소음이 전달되며 공장이 경관을 저해한다.
건축 설계는 ‘건축의 틀을 넘어Beyond the Frame’라는 개념으로 내부 공간에서 경관을 품을 수 있도록 유리를 많이 이용했다. 건물 안에서 지속적으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다. 이러한 건축 개념은 조경 계획과도 이어진다. 한국의 전통 터 잡기 방식에 착안해 경관의 틀을 짜는 방식과 차경 기법 등을 조경 설계의 모티브로 삼고자 했다.동쪽에서 발원한 물은 대지를 관통해 서쪽으로 흘러 연못으로 이어진다. 물의 흐름에 따라 경관이 연속적으로 변화하도록 유도하고 이는 전체 공간이 유기적으로 이어지게 하는 매개가 된다. 전체 공간은 크게 전정, 중정, 후정으로 구성된다.
작은 언덕들Wooded Knoll
연수원에 들어서면 입구부터 건물의 입구까지 가는 동안 보안 영역과 울창하게 숲을 이룬 작은 산을 지나가게 되는데, 지면의 레벨이 3m 정도 올라간다. 이 작은 산은 정문 앞에서는 주거 단지와 연수원을 분리하는 역할을 해주며, 운동장으로 향하는 시선을 차단한다.
이 산에는 주변 근린공원에서 자생하는 나무와 유사한 수종을 도입해 주변 자연과 자연스럽게 조화되도록 했다. 진입부뿐만 아니라 중정 부분에서도 작은 곡선 마운딩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주변 자연과의 연결을 위한 장치다.
기본계획 Thomas Balsley Associates
기본설계 Thomas Balsley Associates, 제일모직
실시설계 제일모직
건축설계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 제일모직 리조트·건설 부문
위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로 59
대지면적 57,146.80m2
조경면적 23,435.06m2
준공 2014. 5.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은 1955년 조경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산업시설, 주거 단지, 공공시설, 오피스 등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국내 조경의 역사에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해 오고 있다. 전문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최대의 식물 연구소를 비롯해 디자인, 영업, 소재 조달, 시공,조경 관리 등 조경 사업 관련 전 조직이 구축되어 있어, 외부 공간의 가치를 끌어내기 위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 제일모직 / 토마스 바슬리 어소시에이츠 + 제일모직 / 2015년07월 / 327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옥상정원
Seoul National University Library Roof Garden
올해도 가문 해인 듯하다. 몇 년 전부터 정원을 짓고 관리하면서 비가 언제 오는지 예민해졌다. 걱정에 잠깐 들려 본 옥상정원에는 역시나 식물들이 축축 쳐지고 있다. 해질 무렵 다시 와서 물을 줘야겠다고 생각한다.
팀워크로 가능했던 프로젝트
중앙도서관 옥상정원과 관계를 맺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이다. 2013년 6월, 도서관 측의 요청으로 관정도서관이 들어설 자리에 있던 교목의 이식 계획을 세우고 이식 공사를 감독했다. 이를 인연으로 도서관신축과 관련된 조경 컨설팅을 할 기회가 있었고, 이후도서관장의 요청으로 중앙도서관 옥상정원을 설계하는 책임을 맡게 되었다. 여걸이면서도 꽃을 사랑하는 풍부한 감성을 가진 관장은 아무런 예산이 배정되어있지 않았던 옥상정원 공사를 위해 모금을 하고, 사례가 될 만한 공간을 함께 답사하면서 의견을 교환하고,설계·시공 과정 중 행정이 발목을 잡지 않도록 전방위로 노력한 세련된 클라이언트였다. 정원 조성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은 또 다른 여걸은 바인플랜의 윤미방 소장이다. 연구실에서 진행한 기본설계를 실시설계로 발전시키면서 최선의 디테일을 끌어내기 위해 많은 의견을 나누었다. 또 함께 시공감리를 진행하면서 윤 소장은 설계 의도대로 온전히 시공될 수 있도록 매진하는 파트너십을 보여주었다. 훌륭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설계 능력을 높이려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실제 공간을 만드는 과정에서 팀워크를 잘짜는 것 역시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한 경험이었다.
설계 개념이 뭐냐고요
2014년 6월말, 뜨거운 초여름 햇살 아래 진행되었던 정원 공사가 여러 고비를 넘기면서 마무리되었다. 신축 도서관이 완공되기 전이었지만 건축물과는 별도의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던 옥상정원이라 자체적인 준공식을 열게 되었다. 총장과 내빈을 수행해 정원을 한 바퀴 돌며 설명할 기회가 있었다. 이때 설계 개념이 무엇이냐는 당연히 예상된 질문이 던져졌다. 공간 구성 이유를 간결하게 설명했지만 인상적인 대답으로 들리지는 않은 듯했다. 뇌리에 남는 시적 감상을 전달하지도, 많은 사람이 주목할 만한 명분을 제시하지도 않았으니그럴 법 했다.
설계의 의도를 되짚어 보면, 옥상정원을 캠퍼스 다른 외부 공간과 비교해 월등히 세련된 모습으로 구현하고 싶은 의지가 있었다. 이를 설계 개념이나 의도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학 구성원이 관성적이고 식상한 조경에 익숙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깔려있었다. 또 다른 욕구는 옥상을 처음 방문했을 때 받았던 강렬한 인상을 어떻게 옥상정원에 투영할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이었다. 큰 하늘과 통쾌한 뷰, 그리고 사막 위에 서 있는 듯한 단순 거대한 공간감. 구획되고 다듬어진 이후에도 이 후련한 기분이 스미듯이 이용자에게 전달되었으면 했다. 만약 이 감각이 옥상에서 지워진다면 좋은 설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중앙도서관 옥상정원
기본설계·디자인감리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LUL(Landscape Urbanism Laboratory)
실시설계·디자인감리 바인플랜
설계팀 정욱주·원종호(LUL), 윤미방·박현진·양희우(바인플랜)
시공 대우건설
발주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위치 서울시 관악구 대학동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면적 6,825m2
완공 2014. 6.
관정도서관 중정
기본설계·디자인감리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LUL
실시설계·디자인감리 바인플랜
설계팀 정욱주·최진영·김상권(LUL), 윤미방·박현진·김재영(바인플랜)
발주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위치 서울시 관악구 대학동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면적 120m2
정욱주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조경학과를 졸업하였다. 같은 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하는 동시에 올린 파트너십(Olin Partnership)과 필드 오퍼레이션스(Field Operations)에서 조경가로 활동하면서 대규모 도시 공원, 대학 캠퍼스마스터플랜 프로젝트 등을 수행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이며, 도시 정원과 대형 공원, 문화적 장소 구성에 대한 디자인 리서치와 실천을 행하고 있다.
- 정욱주 /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LUL / 2015년07월 / 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