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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타워 옥상정원 리노베이션
Apple Tower Roof Garden Renovation

하나의 단초에서 시작한 설계 옥상정원 설계를 해줄 수 있냐는 연락을 받고 대상지에 방문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의뢰인은 옥상정원 리노베이션을 구상해 이미 다른 계획안을 받은 상태였다. 대안을 하나 더 받아 두 계획안을 비교하면서 결정하려고 주변에 문의했다가 우리를 소개받은 것이었다. 의뢰인과 옥상에 올라가 보니 외곽에는 대추나무, 꽃사과나무, 산사나무 등이 있고 가운데에는 잔디밭, 큰 가제보가 있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흡연하거나 간단한 체조를 하고 있었다. 의뢰인은 임대인들에게좀 더 좋은 흡연 공간을 제공하고 싶어 했다. 애플타워는 17층 오피스 빌딩으로, 옥상정원은 건물 준공 당시 만들어졌다. 건물을 지을 당시 고도 제한이 없었기에 주변 건물에 비해 높다. 그래서 옥상에서 인근 잠실종합운동장 내부뿐 아니라 한강까지 볼 수 있다. 전경을 보고 있자니 대뜸 “여기 투명한 유리 난간을 설치해 사방으로 확 트이게 열어버려요”란 말이 튀어 나왔다. 이 한 마디가 의뢰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렇게 설계를 진행하게 됐다. 흡연 구역과 비흡역 구역을 나눠 흡연자뿐 아니라 비흡연자도 이용할 수 있는 옥상정원을 조성했다. 실마리를 풀어가는 과정, 공간의 구성 이곳은 일하다 잠깐 한숨 돌리러 올라오는 곳이다. 쉬는 동안 컴퓨터가 아닌 넓은 하늘과 도시를 바라보게 하고 싶었다. 우리는 많은 시간 컴퓨터, 핸드폰 등 근거리만 바라본다. 잠실종합운동장과 한강, 롯데월드타워, 도심을 바라보며 잠시 큰 숨을 쉬거나 멍하니 있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외곽으로 조망 구역을 만들고 바 테이블에 앉아 시선을 멀리 둘 수 있도록 했다. 계단실이 양쪽에 있어 두 군데서 옥상으로 진입할 수 있다. 본래 목적인 흡연 공간은 부스를 만들어 건물 중심부에 한정시키고, 다른 출입구 구역은 비흡연자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흡연 부스 쪽에 허브 가든을 만들고, 비흡연 구역은 작은 수반과 긴 의자를 두고 계절 초화를 심어 분위기를 다르게 연출했다. 건물 중심부에 흡연 부스를 만들어 흡연자를 위한 공간으로 구분 짓고, 허브 가든을 만들었다. 설계 파라펫(parapet) 높이(슬래브에서부터 1,420mm)와 바 테이블 높이(900mm)를 고려해 파라펫이 시야에 걸리지 않도록 바닥을 들어올리기로 했다. 데크로 포장한 바닥을 600mm 위로 띄웠고 나머지 공간은 300mm로 마감해 식재 토심과 이동 동선을 확보했다. 이런 단차가 자연스럽게 조망 공간과 정원 공간을 구분한다. 건물 외벽을 청소할 때 사용하는 밧줄 연결 고리가 벽면에 있어 관리자들이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했다. 난간으로 막아 버리면 청소가 어려우니 난간 밖으로 접근할 수 있는 문도 만들었다. 유리 난간을 데크 위에 세워야 했다. 데크 위에 사람이 설 때 난간 끝이 어디에 있어야 조망을 즐기면서 안전함을 느낄까. 팔을 위로 뻗은 것보다 더 높게 유리 난 간의 높이를 높였다. 의뢰인은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했기에 레벨, 마감, 소재 등을 꼼꼼하게 챙겨야했다. 난간 기둥을 회색으로 도색하려 했으나 안계동 대표가 하늘을 바라보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기둥을 옅은 회색으로 칠하자고 제안했다. 사소한 디테일이 완성도를 높인다. 바 테이블에 앉아 도심 전경과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 하늘을 보는 데 방해되지 않도록 유리 난간 기둥을 옅은 회색으로 칠했다. 식재 기존 옥상의 나무를 전부 활용했다. 시야를 가릴 필요가 있는 곳에 플랜터를 만들어 기존 나무를 식재했다. 중앙부는 토심을 300mm가량 확보해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초화류로 연출했다. 흡연 구역과 비흡연구역을 나눈 곳에만 나무 한 그루를 추가하기로 했다. 흡연 구역을 잘 가려주길 기대한다. 옥상정원의 적정 공사비는 얼마일까 설계를 마무리했고, 이제 시공만 잘하면 된다. 설계 기준으로 공사비를 산정하니 꽤 많은 금액이 나왔다. 시공까지 우리가 담당하고 싶어 시공 견적서를 의뢰인에게 전달했다. 의뢰인은 공사비를 어느 정도 써야 하나 고민했다. 공공 공간은 공익을 위한다는 명분과 주어진 예산에 따라 집행되니 그 금액에 맞추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곳은 개인이 근무자의 복지를 위해 만든 곳이므로 의뢰인의 결정이 중요하다. 적은 비용으로 최소한의 정비를 해 환경을 개선하느냐,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정원을 제대로 만드느냐. 단기간에 효과를 확인하기 어려운 공공의 녹지를 위해 개인이 지불하기엔 큰 금액이다. 설계안대로 시공하면 공간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의뢰인을 설득하면서도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못했다. 다행히 의뢰인은 전문가의 판단을 전적으로 존중해줘서 설계안대로 시공을 진행할 수 있었다. 옥상정원의 시공 층이 많은 건물의 옥상 시공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양중이다. 크레인 작업은 도로를 막고 해야 하기에 교통에 방해되지 않는 주말 아니면 이른 새벽에 진행해야 한다. 시공 담당 소장은 결국 공사 기간 내내 주말 없는 삶을 살았다. 기존 나무들을 그대로 활용하기 위해 옥상의 나무를 땅으로 가져와 가식했다. 옥상 전체에 방수 공사를 한 뒤 난간과 데크, 플랜트 구조물 공사를 진행했다. 곡선의 동선을 만들려면 철재를 쓰는 것이 유리한데, 철재 구조물 공사가 전체 공기의 2/3를 차지했다. 식재 공사는 안계동 대표의 주도 하에 팀원 모두가 함께 했다. 정원 공사를 할 때마다 시도하는 일종의 퍼포먼스다. 정원의 가장 멋진 순간 서향의 옥상정원에서 보는 일몰은 롯데월드타워에서 내려다보는 전경보다 더 멋있다. 아주 높은 전망대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것보다 18층이란 높이에서 보는 스케일이 더 생생하다. 그 대상이 잠실종합운동장과 한강이라서 더욱 역동적이다. 이 석양과 조명을 많은 사람이 즐기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 (농담이지만) 야근을 독려하고 싶다. 옥상정원에서 넓은 하늘과 도시를 바라보게 하고 싶었다. 글 김영아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 사진 유청오 조경설계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안계동, 김영아, 안원영, 정세미, 최광재, 안주연, 김혜빈, 김채연) 조경시공 동심원건설(성주용, 안하영) 발주 에이피엘파트너스 위치 서울시 송파구 백제고분로 69 애플타워 면적 337.2㎡ 준공 2024. 5.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는 땅의 힘을 충실히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과도한 수사적 디자인을 경계하고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변화하는 삶을 담아내는 설계를 지향한다. 더 나은 일상의 문화를 이끄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환경과조경 2024년 9월

WORK

이노베이션 캠퍼스 DSM
Innovation Campus DSM

스위스 카이저아우그스트(Kaiseraugst)에 위치한 DSM의 이노베이션 캠퍼스는 연구원과 직원들의 협업의 장이자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업의 가치관을 시각화한 다목적 개방형 공간이다. 설계 미학, 자연 환경, 기후 회복 탄력성, 기능적 활용 요소가 공존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며 많은 사람이 활발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새로운 공간 구성 남쪽으로 열려 있는 오픈스페이스는 기존 타워를 중심으로 중앙에는 본관, 동쪽에는 구내 식당, 서쪽에는 새로 만든 이노베이션 실험실을 두고 있다. 새 캠퍼스는 DSM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환영하는 공간으로 역할할 뿐 아니라 새로운 구성으로 오픈스페이스를 일상적으로 활용하게 한다. 인프라 구역을 북쪽으로 이동시킴으로써 차량 통행 구역과 보행 구역을 분리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면 포장을 최소화하고 녹지를 최대한 확보하고자 했다. 덕분에 근무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야외 업무 공간과 안락한 휴식처가 조성됐다. 중앙 캠퍼스 구역 수목을 중심으로 구불구불한 산책로를 조성했다. 다양한 교통 수단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기능을 통합했다. *환경과조경437호(2024년 9월호)수록본 일부 글 BRYUM Landscape Architect BRYUM Architect Nissen Wentzlaff Architekten Client DSM Nutrition Products Location Kaiseraugst, Switzerland Area 27,473m2 Design 2020 ~ 2024 Completion 2024 Photograph Amata Goal 브뤼움(BRYUM)은 스위스에 있으며, 2008년 다니엘 바우어(Daniel Baur)와 미하엘 오저(Michael Oser)가 설립한 조경설계사무소다. 도심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선구 식물인 은이끼(Bryum argenteum)에서 사무소 이름을 따왔다. 대규모 도시 개발 계획부터 도로 모서리를 고치는 일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프로젝트를 아우르고 있다. 경관 중심적 접근 방식으로 도시를 개발하고 다층적 일상 공간 조성 계획을 주도한다.

환경과조경 2024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