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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찰의 수경관(3): 사찰의 수경관 요소
  • 에코스케이프 2011년 겨울

연지
연지는 연을 심은 못을 말한다. 조경식물학자 최상범은 “연지에 심어진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으로 연지에 관련된 문화는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된 후에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최상범, 1995:34)”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연은 우리나라 토종식물이 아닌 수입종이며 불교와 더불어 전래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불교가 인도로부터 여러 시대와 장소를 거치며 우리나라에 전해진 이후에도 연꽃은 불교의 상징으로서의 자리를 지켜왔다. 한 송이의 연꽃처럼 꾸며진 법당을 비롯하여 부처님이 앉아있는 연화좌(蓮花座), 법당의 천장, 대들보, 불단, 석단이나 계단의 소맷돌, 탑․부도․석등의 대석에서 볼 수 있는 연꽃 그림이나 조각이 이러한 사실을 증거하고 있는 것이다.
사찰에 연꽃을 심은 연지가 도입된 연유는 경전에 근거한다. 연지에 대한 내용을 상세히 다루고 있는 경전은 『정토삼부경』이다. 정토삼부경은 ‘아미타경’, ‘무량수경’, ‘관무량수경’으로 구성되는데, 이 정토삼부경 가운데 관무량수경에는 극락을 관하는 16관 가운데 못물 생각하는 관(寶池觀)이 설해진다. 이 내용을 보면 극락에 있는 보배로운 못과 그 못에 심어진 연꽃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영지
예부터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탑과 불상을 삼보 가운데 불보(佛寶)라 하여 존숭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불보인 탑과 불상은 그 자체가 성보로 예배의 대상이 되며, 더 나아가 그것의 그림자까지도 성보의 개념으로 확장하여 공경한다. 이러한 불영숭상은 일반인들에게 신이적인 내용을 전달하여 종교적 감동을 주고자 하는 초기 불교의 한 방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홍광표, 1994:80). 불영숭상의 예는 불교의 발상지는 물론 불교가 전파된 여러 지역의 불교 사찰에서 발견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불교가 도입되면서부터 부처님, 탑, 산의 그림자가 비치는 투영못을 사찰에 조영하였으니 바로 이것이 바로 영지이다. 영지는 비치는 대상에 따라 불영지(佛影池), 탑영지(塔影池), 산영지(山影池)라고 부르는데, 산을 숭상하는 것은 우리나라에 오래전부터 있어온 산악숭배사상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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