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마꽃과 그 종류들
긴 겨울의 끝자락에서 미구에 느닷없이 다가올지도 모를 꽃샘추위를 염려해서인지 눈부신 은빛 솜옷을 입은 채 이른 봄 양지바른 언덕이나 구릉의 잔디밭이나 풀밭에서 조심스레 기지개를 펴는 할미꽃 종류들은 암석원이나 잔디밭 주변 또는 화단의 가장자리에 효과적이며, 봄에 개화하는 구근류나 낮게 자라는 지피식물 등과 잘 어울리는 친숙하고 정겨운 봄의 대표적인 전령사이다.
할미꽃 종류들은 이른 봄 꽃이 피는 낙엽성 숙근초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아시아, 유럽 및 북미대륙까지 30여종이 널리 분포하고 있다. 아고산의 암석지대나 초지에서 저지대의 낮은 풀들이 자라는 언덕이나 초원까지 배수가 잘되고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라며 건조와 추위에도 강하다. 이러한 특징으로 암석원에 적합하며, 화단의 가장자리나 잔디밭 주변 및 햇볕이 잘 드는 소나무와 같은 수목층의 하층 식재에 무척 유용한 지피식물이다.
특성
이른 봄에 개화하는 숙근초 중의 하나인 할미꽃 종류들은 미나리아재비과의 Pulsatilla속 식물들로 내한성이 강하고 배수가 양호한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숙근성 초본식물이다. 할미꽃속(Pulsatilla)은 바람꽃속(Anemone)에 무척 가까운 근연식물로서 이전에는 Anemone속으로 처리되었으며, Pulsatilla vulgaris를 아직도 Anemone pulsatilla로 취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속명인 Pulsatilla는 ‘공격’(strike) 또는 ‘돌발사태가 시작됨’을 뜻하는 라틴어 어원의 ‘pulso’에서 유래하였으며, 관련성은 불확실하지만 전초에 독성이 있어 먹으면 복통을 유발할 수 있어 붙여진 것일 수 있다.
종에 따라 종 또는 주발 모양의 꽃들이 곧추 서거나 지면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크기는 2~4cm 정도이고 12~20cm 길이의 꽃자루 끝에 각각 한 개씩 달린다. 화색은 종 또는 품종에 따라 흰색, 상아색, 노랑색, 연분홍, 자주색, 적홍색, 진남색 등으로 다양하며 검정색에 가까운 종류도 있다.
수정된 꽃들은 비단 같은 깃털이 달렸으며 암술대가 부착된 난형의 잔털로 덮인 종자를 발달시킨다. 모여 발달한 종자들은 구형으로 그 전체 모습이 흰머리처럼 보인다. 은빛 종자덩어리는 제법 오랫동안 달려 있으며, 잘 익은 종자는 바람에 날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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