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수목에 있어 수목 외부의 색채 특성
경관의 구성요소로서 수목에서 발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수목 고유의 시각적 특성이 계절에 따라 변화한다는 점에 있다. 사실 대부분의 경관요소들은 고정되어 있는데, 수목의 경우에는 경관에 따라 계절적 변화를 창출해내고 있다는 점에서‘동적 경관요소’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절기의 변화가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4종의 녹음수(느티나무, 양버즘나무, 은행나무, 능수버들)를 선정하여 계절·수종별 시각적 특성, 시각적 의미 및 시각적 선호도를 측정하여 비교 검토한 결과, 은행나무는 가을의 노란색이 강하게 인지되었으며, 시각적 선호도는 느티나무가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는 은행나무, 양버즘나무, 능수버들 순이었다. 계절과 수목을 세분화해 볼 때 가을에는 은행나무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지만 겨울에는 반대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여름에서 가을까지 잎의 시각적 색채 변화는 녹색에서 노란색 또는 빨강색으로 되었다가 갈색으로 변하는 경우, 녹색에서 노란색으로 되었다가 갈색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녹색에서 올리브색 또는 빨강색으로 되는 세 가지 유형의 연속적 변화로 설명될 수 있다. 이러한 잎의 색채 변화는 식물체내의 색소체에 의해서 발현되는 것으로서 녹색은 엽록소에 의해서, 노랑색과 자주색은 카르티노이드에 의해서 발현된다. 가을 단풍은 분홍색과 빨강색 또는 자주색 계열의 색소체인 안토시아닌이 주로 관여하는데 식물체의 안토시아닌의 함량은 기본적으로는 유전인자에 의해 결정되지만 환경적 요인의 영향도 매우 크다.
이같은 가을 단풍색의 발현은 엽록소 분해에 따른 황색소 발현과 홍색소 형성의 독립적 과정이지만 상호혼합적 과정으로도 설명될 수 있으며, 동일한 지역에서 동일한 수목의 단풍색이 서로 다른 것은 수용성 탄수화물 함량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보면된다.
색채 특성에 관련한 수목 선정
우리나라에서는 낙엽 조경수목들이 많이 식재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중요 조경수목이 전국에서 공통적으로 식재되고 있어 지역적인 특성이 없고 획일적인 식재경향을 보인다. 유형 및 지역 특성에 맞는 조경수목의 선택으로 폭넓은 이용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정원, 공원, 가로수, 시청, 학교 등에 식재되는 수목은 변화를 주어야 한다. 도시공원은 지역적 이미지에 맞는 수목을 선정하고 지역적 자생종이나 보호수종의 적극적인 도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교육적 효과를 위해 유실수를 식재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이다. 지피식물의 식재는 색채 등에서 높은 시각적 유인성을 갖는 수종이 좋다. 수목의 색상과 생리를 이해하는 설계자가 수목에 따른 꽃·열매·단풍색 등을 구분하고 이를 설계에 반영하게 된다면, 그 대상지의 아름다움과 건강성은 배가 될 것이다. 이제 도시도 패션코드에 맞게끔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