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변증(Liver Cirrhosis)
우리나라 40대의 사망률이 외국에 비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간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사망의 원인이 되는 간질환은 주로 간경변증과 간암이다. 주변에서 간경변증에 걸린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경우, 어떤 사람은 아무 병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병원에 갔더니 간경변증으로 진단 받고 그 뒤로 시름시름 앓다가 오래 살지 못했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간경변증으로 진단 받은지 오래 지났는데 간경변증을 고치고 지금은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건강하게 지내던 사람이 갑자기 간경변증으로 진단받는 것은 어떤 연유일까? 그런 경우는 실제로는 간에 병이 있었지만 모르고 지내다가 병이 진행되어 간경변증이 심해진 후에야 알게되는 것이다. 이런 일은 우리의 간이 전체의 30%만 남아 있어도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여유 있기 때문에 생긴다. 그런 사람들은 바이러스성 간염이나 알코올성 간염과 같은 만성 간염을 앓고 있었거나 지방간이나 윌슨병과 같은 간질환이 있는데 병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지내거나 치료를 소홀히 하여 간경변증으로 진행된 것이다. 그러면 간경변증이 있었는데 잘 치료해서 나았다는 이야기는 어떻게 된 것일까? 일단 간경변증이 생기면 그것이 완전히 없어지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병의 진행이 느려지거나 병이 진행하지 않는 경우는 있다. 그런 경우에는 간경변증에 걸렸더라도 아무런 증상이나 불편함도 느끼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게 되는 것이다. 간경변증은 간이 파괴되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간세포는 줄어들고 정상적인 간세포가 있던 자리에는 흉터를 구성하는 것과 비슷한 세포가 들어차 섬유화가 일어난 상태를 말한다. 그러므로 간경변증이 생기면 간은 딱딱해지고 오므라들고 정상적인 간세포들은 마치 섬유세포의 바다위에 떠있는 섬과 같이 된다. 따라서 간경변증이 생기면 간이 제 기능을 잘하지 못하게 되고, 섬유화된 조직이 간을 지나는 혈관을 눌러 여러가지 증상과 합병증이 생기게 된다. 간경변증 때문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간에서 만드는 알부민이 부족해서 생기는 부기와 복수, 간에서 배설해야할 빌리루민이라는 물질이 제대로 배설되지 못하고 눈과 피부에 쌓여
서 눈과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간에서 해독해야할 독소가 제대로 해독되지 못하여 뇌에 영향을 미쳐 나타나는 의식 혼탁이나 혼수(이런 의식혼탁과 혼수를 간성뇌증이라고 한다) 등이 있다. 한편 간의 섬유화로 인하여 간을 지나는 정맥(간문맥)이 눌려 혈액이 식도의 아랫부분에 있는 정맥으로 쏠려 정맥이 지나치게 늘어나는 식도정맥류라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데 때로는 이 정맥이 터져 많은 양의 피를 흘릴 수도 있다. 간경변증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이제 얼마 살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낙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 실제로 간경변증의 심한 정도는 매우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간경변증이 있더라도 별로 심하지 않아 아무런 증상도 느끼지 못하고 잘 지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병이 심하여 복수가 심하게 차서 배가 남산만큼 불러지고 의식이 혼탁해지며 식도에서 출혈이 반복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간경변증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얼마나 심한 것인지 알고 남아 있는 간의 기능을 보존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간경변증이 있는 사람의 식생활은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식도 정맥류가 있는 사람이 딱딱하거나 거친 음식을 먹으면 정맥류를 터뜨려 출혈할 수 있으므로 거친 음식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부기나 복수가 있는 사람은 싱거우면서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간성 혼수가 있으면 단백질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그리고 한약, 녹즙, 인진쑥, 건강보조식품을 무분별하게 먹으면 간기능이 나빠지는 수가 있으니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처방을받아 복용하는 약 중에도 간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이 있으므로 진료를 받을 때에는 간경변증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처방을 받도록 한다. 그리고 간경변증이 더 진행하거나 간암이 생길 수 있으니 정기적으로, 1년.에 2번 이상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 키워드: 간경변증
※ 페이지:11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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