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마다 히로유키 ([email protected])
1. 고토 마타베에 여관의 옥상정원
야마가타 시의 타이쇼 시대 옥상녹화
우리 동년배들에게 ‘고토 마타베에’에 대해 물으면 ‘전국시대戦国時代의 무장武将’이라고 대답하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연배가 좀 더 높은 분이나 최근 유행하고 있는, 이른바 전국무장戦国武将 마니아라면 ‘쿠로다 죠스이黒田如水’와의 관계를 운운하며 설명할지도 모르겠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맨 먼저 위키피디아의 고토 모토츠구後藤基次와 관련된 내용이 나타난다. 해당 내용을 읽고 나니 ‘과연, 이런 사람인가’ 혹은 ‘마타베에又兵衛는 통칭인가’하며 감탄할 뿐이다.
이어 이번 글의 소재인 ‘고토 마타베에後藤 又兵衛 여관’으로 검색하니, 몇 개의 블로그와 함께 문장 중에 ‘고토 마타베에’와 ‘여관’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몇몇 사이트가 발견되는 정도다. 후자는 당연히 빗나간 화살이며, 고토 마타베에 여관에 대한 한정된 정보밖에 얻을 수 없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야마가타山形 시 하타고마치旅篭町 2-2 자리에 있던 호화로운 여관이며, 버블 붕괴와 함께 파탄하여 현재는 빈 터만 남았다. 해체 전의 사진을 보아하니 목조 2~3층 건물에 훌륭한 정원이 있는, 가격이 무척 비쌀 것 같은 여관이었다. 또 혹자의 블로그에 의하면, 여관이지만 별 다섯 개짜리 호텔에 상당했다고 한다. 1992년에는 일부 개·보수되어,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레스토랑이 설치되었다고도 한다.
무장인 고토 마타베에와의 관계는 알 수 없다.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다기보다 전국무장戦国武将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 아닌가 싶다. 언제부터 영업이 시작되었는지, 건축의 변천은 어떠했는지 등 여관에 대해 가장 알고 싶은 정보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야마가타 시 도서관까지 가서 지역 사료라도 뒤적이지 않으면,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없는 분위기였다. 거기서 찾아낸 실마리는 오직 이 그림엽서뿐이었다.
그림엽서의 양식을 살펴보니, 이 엽서가 1918년부터 1933년 2월 14일 사이에 발행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엽서에 찍혀 있는 도장으로 보아 1919년에 발송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아마 엽서에 담겨 있는 풍경은 1917~1918년도의 어느 날일 것이다.
엽서의 수신면에는 사진의 해설이 쓰여 있는데, ‘야마가타 시 여관 고토마타베에(옥상정원)’라고 되어 있다. 사진으로 볼 때 옥상정원이라 자칭한 것은 조금 과장되었고 옥상 화단 정도가 맞을 것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경계재 안에 토양이 포설되어 있고, 수선화 등 초화류가 식재되어 있다. 뒤편에는 목재 선반 위에 분재 같은 것이 나열되어 있다. 지붕면은 일반적인 철근콘크리트조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일부 콘크리트 구조 혹은 목조 위에 콘크리트 판을 깔아 늘어놓은 것 같은 구조랄까.
어쨌든 정보가 너무 적어 기술적으로 분명한 것은 아무것도 말할 수 없지만, 타이쇼 시대大正(1912~1925) 중반,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야마가타 시내에 상당히 훌륭한 옥상녹화가 있었다는 것만은 확실하며, 옥상녹화는 지방 도시에서도 오래전부터 보급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 『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보급에도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