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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문화·생태복원] 빙하시대의 유산, 철새들의 낙원 스웨덴 혼볼가 습지
  • 에코스케이프 201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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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볼가 습지 조류 관찰시설. 관찰대까지 이르는 동선을 울타리로 차단하여 사람들의 이동이 조류의 시야에 띄지 않는다.

 

 

혼볼가 습지

 

스웨덴 남서부에 위치한 호수형 습지인 혼볼가Hornborgasjön는 북유럽 최대의 조류 서식처로서 검은목 두루미, 큰고니 등 50여 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철새들의 중요 기착지이다. 1974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었고 1997년에는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33km2의 습지를 포함한 41.24km2에 이르는 보호지역은 한때 농업용 배수 프로젝트에 의해 매립되면서 심각하게 훼손되었던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제는 대대적인 복원 사업을 통해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습지로 재탄생하였다. 이번 글에서는 혼볼가 습지의 생태적 중요성과 훼손과정, 그리고 복원 노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혼볼가 습지의 생태문화적 의미

혼볼가 습지는 마지막 빙하시대인 1만 년 전 무렵에 형성되었다. 빙하시대가 끝날 무렵 혼볼가는 북해 바다로 연결되는 강어귀였으나 1천 년 후 지반이 융기하면서 낮은 지역에 물이 모여 호수로 남았다. 이후 빙산과 고지대의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반복해서 범람하여 광범위한 습지를 이루었다.

 

혼볼가 습지 방문객센터에는 1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 호수의 역사와 생태계, 복원 등에 대한 이야기를 전시하고 있다. 호수면 및 범람원으로 넓게 발달한 습지와 습초지, 그리고 일부 농업 경관이 어우러진 혼볼가 습지는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자연 경관은 물론 일부 문화 경관도 중요하다. 혼볼가 호수에는 석기시대 초기부터 사람들이 흩어져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그들은 대체로 7개 부락으로 나뉘며, 부싯돌과 함께 가축화된 개의 흔적이 발견되 었는데 사람이 개를 이용했던 흔적으로는 북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그 외에도 엘크, 들소, 비버, 야생멧돼지, 사슴, 는개, 곰 등의 뼈가 발견되어 사냥을 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호수를 기반으로 어로 행위가 가장 중요한 삶의 흔적으로 나타났다.

 

혼볼가 호수 일대를 개간하기 시작한 것은 신석기 시대인 약 6천 년 전으로서 도자기 사용 흔적이 나타나고 있다. 2천 년 전 무렵, 당시에는 호수가 2개 이상의 작은 호수로 흩어져 있었고 그 주변으로 습초지가 넓게 발달해 있었다. 일찍 이곳에 거주하던 사람들은 숲을 개간하여 밭과 초원을 조성하였고, 철기문명이 도입되어 견고한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부락이 생겨났다. 일찌감치 찾아오는 북유럽의 추운 날씨로 인해 사람들은 겨울철을 대비하여 가축의 사료를 저장하였고 생산성이 높은 홍수기 범람원을 중심으로 거주가 확대되었다. 이후 혼볼가 습지는 이 지역의 주민들에게 삶의 터전으로 중요함은 물론 야생동식물의 천국으로서 생명 부양력이 높은 생태계를 유지하였다.

 

혼볼가 호수는 규모면에서는 스웨덴 내 다른 호수에 비해 매우 작은 편이지만 두루미와 철새들의 서식처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인정되어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인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었다. 혼볼가 습지는 스웨덴에서 대표적인 중요 습지로서 길이 10km 이상, 2~3km, 넓이 35km2에 이르는 넓은 습지다. 그러나 평균 최대 수심은 1.5m 내외에 이르며, 연중 일부 기간에는 약 2m 깊이에 이른다.

 

혼볼가 습지에는 이 지역의 텃새 50여 종을 포함하여 270여 종의 조류를 관찰할 수 있으며 특히 두루미 서식처로도 유명하다. 두루미는 수백 년 동안 이곳을 무대로 살아왔고 스웨덴의 대표적인 영화감독이자 작가이며 배우로도 활동했던 아니 석스도르프Arne Sucksdorff(1917~2001)가 영화로 제작한 이래 중요한 관광자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구본학은 1959년 대전 생으로,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계획, 설계, 시공, 관리, 기술 개발 등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였고, 혜천대학을 거쳐 현재는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환경생태, 생태복원 분야에서 설계·시공과 관련된 공학적 이론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국제 규모의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생태문화포럼’을 주관하고 있다. 습지와 생태 문화를 사랑하는 동료들과 함께 해외 중요 생태 문화 자원을 다수 탐방하였으며, 습지생태학』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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