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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서의 순정
전문 평론가들의 반응은 시들했던 영화였지만 우리의 삶에는 항상 예외라는 것이 존재하듯,..관객들의 입맛과 취향에는 딱 맞아 들어간 영화...이걸 보면 역시 세상에는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영화는 단 한편도 없는 듯하다... 지난 4월,.. 개봉초기부터 높은 예매율로 인기를 끌었던 이 영화는 요즈음의 현란한 영상조작을 이용한 영화와는 반대로 구시대적 촬영기법을 사용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이다...오직 배우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동작에서 떨어지는 땀방울로 관객들의 가슴을 적시고 있는 것이다...최고의 장면으로 인정받고 있는 스포츠댄스국가대표선발전을 위해서,..먼저 리틀엔젤스 홀의 계단을 메우고 댄스플로어를 새로 까는 대공사를 진행 후 스펙타클한 대회장면을 위해 실제 스포츠댄스 선수들을 비롯한 엑스트라 300여명이 동원되었으며,..동시에 촬영된 3대의 카메라는 화려한 춤만이 아니라,..사랑과 꿈을 위해 달려온 채린의 미묘한 감정선까지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이 영화의 감독을 맡은 박영훈 감독은 첫 번째 영화인「중독」에서 치명적이고 지독한 사랑을 빙의라는 독특한 소재로 그린 반면,..여기서는 춤을 매개체로 하여 소리없이 퍼지는 향처럼 은은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다...남들이 보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을 가장 아름다운 사랑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이 영화에는「어린 신부」에 출연했던 문근영이 어른스러워 보이고 싶지만 어색하기만한 연변소녀 채린 역을 맡았고,.. 뮤지컬「사랑은비를 타고」에 출연했던 박건형이 한때 최고의 선수로 촉망받던 영새 역을 맡았다.. -삼각구도의 시작 스포츠 댄스대회의 열기 속에서 속삭이고 있는 두 남자의 갈등...돈많고 빽좋은 협회장의 아 들 현수와 돈없고 빽없는대 더해 전형적인 홀아비 스타일을 고수하는 영새... 넓고 넓은 바다를 가로지르는 배안에서 마치 어른인양 예쁘게 화장하고,.. 육지가 가까워질수록 설레임과 두려움이 머릿속 가득 채워지고 있는 채린...한때 최고의 선수로 촉망받던 영새는 2년간 포 기하고 있던 자신의 꿈을 찾고,.. 세영을 잊겠다는 다짐으로 파트너를 기다리고... 배가 멈추면 채린은 조선자치주 댄스선수권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해왔던 언니가 되어 영새의 파트너가 되어야 하는데..... -채린의 사랑 사건사고에 일은 틀어지기 시작하고,..결국 최악의 상황에 치닫게 된다...연변 최고의 댄스선수 채민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게 되고,..배신감에 휩싸인 영새는 채린을 외면하게 된다...철모르는 채린은 작은 월급과 춤을 가르쳐 준다는 소리에 어렵고 힘들지라도 티없이 밝은 모습으로 기뻐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반면 채린의 너무도 사랑스럽고 깨끗한 영혼에 마음 약해진 영새는 그녀를 데리러 가고,..얼음장처럼 차가운 영새의 표정 속에서 느껴지는 진심어린 걱정이,..채린에게 사랑할 수 있는 그때를 기다리게 하는데. -영새의 사랑 드디어 두 사람의 연습이 시작되었다...춤에 대해 일자무식인 채린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가르치는 영새에게 새로운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채린도 춤추는 동안 만큼은 영새를 진심으로 사랑하듯이 그에게 자신의 온몸을 맞긴채 혼신을 다한다...두 사람의 신뢰가 쌓여가면 갈수록 몸은 굳어가고 종아리는 퉁퉁 붓지만,..채린의 맑은 영혼은 더욱더 빛을 발한다...어느덧 진정한 댄서가 되어버린 채린은 어둠의 그늘에 감싸이게 되고, 영새는 돌이킬 수 없는 어둠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데. 두 주인공이 내뿜는 독특한 매력은 감독이 원하는대로 이루어 질 수 없는 사이임을 물씬 풍기게한다...다소 촌스럽지만 아이같은 맑은 모습의 채린과 영화 속의 신사처럼 잘빠지고,..세련미 넘치는 영새...언뜻 보면 댄스를 통해 두 사람의 부조화를 완화시키는 듯 보여지지만,..역시 이 영화의 중심은 사랑이다...순수한 영혼을 가진 한 소녀의 첫사랑과 아픔과 배신을 지난 한 청년의 사랑이 만들어낸 러브스토리인 것이다...영화를 본지 한참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진정한 행복이 가슴 속에 담겨져 있는 듯한 눈빛으로,..“그 사람과 함께하는 모든 시간이 신혼여행이었다”고 말하는 채린...물질만능주의와 인스턴트식 사랑방식이 만연한 요즈음에 연변소녀가 보여주는 사랑방식은 다소 구세대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한번쯤은 이런 사랑을 해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지치더라도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날을 위해,..서로 위로하고 감싸안으며 앞으로 나가는 그런 사랑을. ※ 페이지;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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