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공사
현장이 아닌 공원조경관리 현장에서 일했었고 지금은 (주)에버텍 골프코스관리팀 소속으로 서울 난지환경 골프장에서 조경관리를 하고 있다. 골프장에서 코스관리를 하게 된 것 또한 공사현장에서 처음 일을 시작한 이후의 나에겐 가장 큰 모험이었다. 실제로 골프를 체험해보지 못한 상태였기에 겁부터 덜컥 났었다.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현장경험을 살려 시도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현장 소장님께서 골프장 코스관리를 하려면 우선 골프를 이해하고 플레이를 즐길 수 있어야 코스를 이용하는 골퍼도 이해하고 코스를 관리하는 관리자도 이해해가며 코스를 관리할 수 있다고 하셔서 골프에 입문도 하게 되었다. 물론 전문적으로 배워서 잘 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100타선을 유지하면서 재미있게 치는 수준까지는 된 것 같다. 골프를 친다고 하면 대부분 놀면서 일한다고 생각하기 쉬울 것 같아 하는 얘기다. 현재 나의 모습은 조경공사 현장에서 일할 때 보다 더 까맣게 타버렸다. 일 하는 여건이 더 나빠졌다기 보다는 올 여름이 너무 덥다보니 잔디, 수목, 화훼류의 병해와 고사가 다반사라 항상 현장에서 관찰을 해야 하기에 피부 타는 것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그만큼 직업의식이 더 투철해졌는지도 모른다. 알게 되는 만큼 더욱 궁금해지는 것도 많고 알게 되는 만큼 눈에 보이는 것도 더 많으니까. 아무튼 이젠 내 목마름보다
내가 관리하고 있는 생명체들의 갈증해소가 내겐 더 중요한 일처럼 느껴진다.
사실 골프장 코스관리 업무에서 여자기사들이 해야할 일이 많은 것은 아니다. 이유는 대부분이 관리장비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인데 여자 기사들이 다루기엔 기계의 원리나 사용방법이 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나의 경우는 잔디 관리분야에 좀 미약하기에 이곳에선 수목과 화훼, 자재, 인력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래도 다행히 코스관리경력 25년의 노하우를 갖고 계신 (주)에버텍의 박찬홍 소장님과 같이 근무를 하게되어 잔디관리에 대해 공부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더 많이 배우고 더욱 열심히 해 푸른 잔디와 나무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관리자가 되어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덧붙인다면 현재 우리나라에 270여개의 골프장이 운영 또는 공사 중이고 앞으로 2백여개의 신설골프장 허가가 난다고 하니 이에 필요한 코스관리 인원도 상당부분이 필요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스로가 근무환경을 잘 견딜 수만 있다면 섬세하고 아름답게 관리를 해야하는 수목이나 화훼부분에선 여자 코스관리자가 더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취업을 앞두고 있는 조경학과 학생이나 현재 현장에 근무하고 있는 기사들도 코스관리 분야에 관심을 갖고 진출해 본다면 조경공사 현장이나 공원관리 현장과는 또 다른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키워드 : 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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