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의 올랭피아
옛날에는 한두 시간 정도만 지나면 굳어버리는 물감 때문에 화가들이 밖으로 나가 그림을 그리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산업혁명 이전까지만 해도 어두운 실내에서 인물이나 정물을 보고 세밀하게 그림을 그리거나,..상상 속의 천사와 천국을 그리는 것
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화학(물감)의 발달과 카메라의 등장,..그리고 물질적 부를 가진 새로운 시민계급의 성장 등 여러가지 사회적인 변화로 인해 화가들이 밖으로 나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수월해졌고,..이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매우 관대해졌습니다...밖으로 나간 화가들은 해가 뜨고 지면서 빛의 방향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풍경의 차이를 보게 되었고, 그것을 솔직하게 그림에 반영하기 위해서 빛의 방향을 포함한 그 한 순간의‘인상’을 그려야 된다고 생각했던 듯합니다. 19세기를‘인상파’의 세기라고 하는 것은,..그동안 오래도록 줄기차게 추구해온‘환영창조’의 전통의 마지막 대 상속자이자,..자연의 재현을 넘어 스스로 자연이고자 하는 모더니즘의 첫장을 연 선구자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인상주의는 아무 생각없이 한 순간의 인상만을 그리는 터무니 없는 사람들이라는 조롱에 시달리기도 합니다...그리고 어두운 실내에서 뛰쳐나와 빛이 비추는 세상의 모습을 순간 그대로 그리려했던 이들의 작품은,..너무나 밝다못해 사람들이 보기 싫어하는 부분까지도 사심없이 표현하면서 많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하죠. 위 그림은 갖은 욕을 먹으면서도 꿋꿋이 인상주의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마네(Edouard..Manet,..1832~1883)의 라는 작품입니다...올랭피아는 모델의 이름이고,..이 작품은 많은 비난을 받았습니다. 당시 목에 띠를 두루고 있는 사람들은 창녀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이 그림속의 여자가 목에 띠를 매고 있는 것이 보이시죠?..이전까지의 누드화는 대부분 신화를 소재로 한 신성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이었으나,..마네의 이 작품은 여신이 아닌 인간을,..그것도 창녀를 암시하면서‘외설과 예술’의 논쟁속으로 빠져들어갔죠. 올랭피아는 관람자인 우리에게 그녀의 신체를 보여주며,.. “그래,..나는 창녀다...그게 도대체 어쨌단 말이야?”라고 말하는 듯이 거만하게 쏘아보고 있습니다...당시 비평가와 일반인들은 매우 격분하였으며,‘.. 지나는 사람마다 돌을 집어서 그녀의 얼굴에 던졌다’라고 신문들은 일제히 혹평을 쏟아부었습니다...이와 같은 혹평에 치여 이 작품은 마네가 죽을때까지 그의 집에 갇혀 지내야 했습니다. 미술에 대한 지식을 가진 그 시대의 교양인,..그림을 사들이는 부호들,..그리고 평론가와 기자들 모두의 공격속에서 마네가 맞서서 지키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사회의 위선과 치열하게 싸웠던 이 명화는 오히려 순결해 보이며,..시대와 현실에 대해 정직하고자 했던 작가 마네의 근대적 작가 정신은 더욱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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