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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디자인의 발견] 디자인 개념으로 식물 이해하기(3) 식물, 색으로 이해하기
  • 에코스케이프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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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의 벽이 지니고 있는 중립색 위에 주황의 달리아 꽃이 바탕과 원색의 조화를 화려하게 보여준다.

 

 

정원과 색

정원에는 많은 색이 연출되어 있다. 식물이 만들어내는 색 외에도 건물, 구조물, 의자, 조각 등의 색이 정원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때문에 식물 디자인이라고 할지라도 식물 자체의 색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과 함께 하는 건물과 구조물이 지니고 있는 색과의 조화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그에 앞서 색 자체에 대한 이해와 색의 조합이 갖게 되는 아름다움의 연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색의 이해

색은 빛과 그림자, 그리고 우리 눈의 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색의 연구에 40여 년의 시간을 보낸 독일의 문학가 괴테는 1810년 ‘색의 이론Zur Farbenlehre’을 발표했다. 괴테의 연구가 있기 전까지 색의 연구는 영국의 물리학자 이작 뉴턴이 밝혀낸 프리즘을 통해 빛이 지니고 있는 색(빨, 주, 노, 초, 파, 남, 보)의 원형을 찾는 것이었다.


괴테는 뉴턴의 이론을 근간으로 하되 여기에서 좀 더 깊숙이 색에 대한 이론을 진화시켰다. 괴테의 색의 연구는 크게 여섯 부분으로 나뉜다.

① 생리학적 색의 세계

② 물리적 색의 세계

③ 화학적 색의 세계

④ 색의 특징

⑤ 다른 현상과 색의 관계

⑥ 색의 효과


괴테는 같은 회색이라 할지라도 흰 바탕에 있는 회색이 더 진하게 보이고, 검은 바탕에 있는 회색이 더 밝게 보이는 효과를 알아내면서 우리 눈의 생리학적 현상을 밝혀냈다. 즉 이런 차이는 우리 눈이 일으키는 착시 현상으로 물리적으로 실제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그 현상을 우리가 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 외에도 그는 빨간색을 오래 보고 있다 눈을 감으면 우리 눈에 초록이 나타나는 현상, 즉 색 자체가 서로 보완의 요소 혹은 마주보는 색이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더불어 괴테는 색은 빛에 의해서만 나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그림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밝혀낸다. 

이 과정은 디자이너들이 많이 쓰는 포토샵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사진을 교정할 때 빛의 밝기를 점점 극대화시키면 결국 그림자가 사라지면서 하얗게 색이 사라져버리고, 반대로 어두운 그림자를 점점 강하게 드리우면 이 경우도 역시 검게 사라진다. 즉 빛만큼이나 어둠, 그림자가 색을 표현하는 요소라는 것을 알게 된다. 무엇보다 괴테의 색의 이론에서 중요한 부분은 색을 인간의 감정으로 해석한 부분이다. 괴테는 따뜻한 느낌을 주는 색, 차갑게 가라앉히는 느낌을 주는 색 등으로 각각의 색을 구별했다.


이런 괴테의 색의 연구는 지금까지도 색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로 미술을 포함한 예술작업의 기초 학습으로 쓰이고 있고 식물 디자인에 있어서도 색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공부 자료가 되고 있다.


색의 조합 원리

물감을 팔레트에 짜면 개별의 색상이 나타난다. 매우 선명하고 뚜렷한 색감을 그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연 상태, 특히 정원에서 우리가 보고 느끼게 되는 색은 물감에서 막 나온 각각의 색이 아니라 여러색의 혼합물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각각의 색감을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색이 서로 만났을 때 우리 눈에 아름답다고 느끼는지 그 색에 대한 혼합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1. 원색과 중립색의 조화neutral color

정원에서 식물을 색으로 연출해야 할 때, 두 가지 그룹의 색상 구별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빛이 지니고 있는 원래의 색(7가지 무지개색)과 애매하면서도 중립적인 색상의 혼합인 중립색(흰색, 검은색, 회색, 은색, 갈색, 초록색: 초록색은 원래는 원색에 넣어지나 정원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바탕색으로 구별되기 때문에 중립색으로 처리된다)이다.


여기에서 중립색은 바탕이 되는 색을 말한다. 단, 이 중립색은 식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식물의 색은 물론이고 흙, 주변 배경이 되는 건물들이 지니고 있는 색상을 모두 포괄한다. 중립색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예를 들면 빨강의 꽃을 피운 튤립의 경우 꽃의 빨간색은 변함이 없지만 어떤 바탕에 있느냐에 따라 많은 차이점을 가져온다. 때문에 식물을 디자인할 때 포인트로 쓰고 싶은 색상이 있다면 반드시 그 배경으로 어떤 색상이 올 것인가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식물 디자인에 있어 중립색, 배경이 중요한 이유는 뭘까? 일반적으로 회색, 초록색, 흰색, 검은 색, 은색, 갈색의 중립색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① 옆에 따라오는 색의 톤을 다운시키는 효과가 있다.

② 강렬한 원색들이 만나야 할 때 중간 채우기 역할을 해줄 수 있다.

③ 다만 흰색의 경우는 빛에 의해 강한 밝음을 일으키기 때문에 중립색이지만 단독의 원색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오경아는 방송 작가 출신으로 현재는 가든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영국 에식스 대학교(The University of Essex) 위틀 칼리지(Writtle college)에서 조경학 석사를 마쳤고, 박사 과정 중에 있다. 『가든 디자인의 발견』, 『정원의 발견』,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외 다수의 저서가 있고, 현재 신문, 잡지 등의 매체에 정원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는 칼럼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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