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윤 ([email protected])
최현실
서울시 푸른도시국 자연생태과 과장
“회갑을 맞은 초등학교 동창 8명이 157km의 서울둘레길을 모두 완주했다. 처음엔 뭔가 기념이 되는 일을 해보자는 의미에서 시작했는데, 둘레길을 완주한 후 비만에 고혈압을 앓았던 한 친구의 몸무게가 15kg이나 줄어 건강이 좋아졌다며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둘레길이 조성된 지 1년 만에 완주자가 6500명을 넘어 섰다. 이는 서울시의
완주자 인증을 받은 사람만 따진 수치고, 비공식적으로 완주한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둘레길은 서울 외곽을 둥글게 도는 길로, 기존 숲길, 하천길, 마을길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끊어진 곳을 이어서 만들었으며, 지난 2014년 12월에 공식 오픈했다.
처음 조성을 시작한 것은 당시 제주 올레길을 필두로 전국적인 ‘걷기 열풍’이 불면서, 서울시도 산으로 둘러싸인 도시로서의 장점을 활용해, 산 중턱의 길들을 이어 외곽을 크게 한 바퀴 도는 코스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현재 1코스 수락·불안삼, 2코스 용마·아차산, 3코스 고덕·일자산, 4코스 대모·우면산, 5코스 관악산, 6코스 안양천, 7코스 봉산·앵봉산, 8코스 북한산으로 이뤄져 있다.
최현실 서울시 푸른도시국 자연생태과 과장은 서울둘레길에 대한 자랑거리를 한보따리 풀어놓으며 애정을 과시했다. 이 둘레길에는 공원과 유적 등 명소들이 포함돼 있고, 지역별 이야기가 있는 등 각 코스별로 특징들이 있어서 8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
특히 그가 강추한 코스는 묵동천,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을 연결하는 2코스로, 가족 단위 피크닉이 가능한 중랑캠핑장과 한용운, 방정환 등의 유명인사가 묻힌 망우묘지공원, 아차산 보루 등의 유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산이 높지 않은데도 한쪽으로 서울시가, 다른 쪽으로는 구리시의 전경이 다 보여 마치 높은 산에 오른 듯 풍광이 제일 좋다는 평이다. 그 외에 그냥 편안하게 걷고 싶다면 3코스인 고덕·일자산 코스를 추천하고, 4월 벚꽃이 만발할 때는 6코스인 안양천 코스를, 10월 억새철에는 월드컵공원이 있는 7코스인 봉산·앵봉산 코스가 좋다.
시는 코스 중간중간에 설치된 28개의 스탬프를 스탬프 북에 모두 찍어 오면 서울시장 이름의 완주자 인증을 해주고 있는데, 지난 연말에는 “한 해가 가기 전에 꼭 완주자가 되겠다”며 인증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리기도 했단다.
최현실 과장은 그저 길을 이어줬을 뿐인데, 시민들에게는 걷는 이유와 목표를 부여하게 된 셈이라면서, 예상치 못한 호응에 놀랐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는 서울둘레길을 관광자원화하는 데도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서울둘레길의 브랜드화를 통해 머그잔이나 스카프, 배지 등 방문을 기념하는 물품 판매까지 고민하고 있다. 관광이라는 것이 보고 듣고 즐기다가 비용을 지불하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