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주 ([email protected])
현영조
서울환경계획연구소 소장
“왜 같은 분야의 사람끼리만 어울리는가? 다른 학과의 사람들과 어울려라.그들이 내 미래의 고객이 될 사람들이다.”
현영조 소장은 조경 분야 사람이 아니라도 조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류해야 하고, 그럼으로써 조경의 수요가 생겨 지속가능한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포츠는 룰을 알아야 관람할 수 있고, 관람하는 사람이 있어야 활성화될 수 있다. 이처럼 예술도 감상하는 사람이 있어야 비로소 빛을 발하고 지속가능한 것이 된다. 이러한 현상을 이해함으로써 예술에서 조경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현 소장의 생각이다.
그의 예술 사랑은 남다르다. 스스로를 ‘해방둥이 환경건축가’라고 부르는 그는 50여 년 동안 건축과 조경 작업을 병행해왔는데, 그 시간을 언제나 예술과 함께했다. 예술과 함께한 시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11년에는 ‘문화예술 반백년’ 전시회를 개최했고, 이번에 두 번째 전시를 마련했다. 운현궁SK허브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그가 해왔던 모든 예술 활동의 흔적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현 소장이 참여한 프로젝트와 그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전시됐다. 전시는 오는12월 31일까지 열린다.
현영조 소장은 이번 전시에서 본인을 ‘해방둥이 환경건축가’라고 소개하는데,이는 본인이 태어난 그 해 해방이 됐고 올해가 해방 70주년이 되는 해라 시대상의 변화를 전시를 통해 함께 전달한다는 의미를 담아 이름지은 것이다.현영조 소장은 수입이 생기면 주로 예술 작품을 구매하고 전시를 지원하는 데 할 애했다. 그 이유는 특별하지 않다. 그냥 좋아서”였다.
“미술이 발달해야 선진국이 된다. 소장하고 싶은 예술품이 많다는 건 그만큼 우리나라가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서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인지 예술가들을 지원함으로써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는 기분 좋은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병원에 갈 새가 없다고 말한다. 기분이 좋으니 자연스레 건강해지고, 큰 병으로 병원비를 지출하는 대신 문화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있으니 사실상 돈을 ‘절약’하고 있는 것이라 자평했다.그가 예술 사랑을 설파하며 강조한 것은 타인의 문화를 이해하는 자세다. 남의 문화를 감상하고 접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서로 교류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현영조 소장은 “환경의 중요성과 문화의 가치가 만나는 지점에서 조경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며 조경인들에게 이 말을 전했다. “위드 아트!” 그가 말하는 예술은 ‘더불어 사는 삶’이다.
“공자님은 사람답게 사는 법을 유어예游於藝, 즉 예술과 더불어 사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사는 것이 중요한데, 여기에 예술도 함께 한다면 금상첨화다. 멋있게 사는 방법이 무엇인지 정의한다면 ‘위드 아트with art’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