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ecting Turfgrass Types According to Characteristics and Uses of the Space
잔디는 생명체이고 미적, 기능적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지속적인 생육이 필요한 식물이다.사람들은 종종 장식품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조경식물을 원하기도 하는데, 원하는 모습과 색이 변함없이 제공되어 언제나 만족스러운 장식품의 역할을 감당하는 생물을 욕심내곤 한다. 그런 면에서 선인장이 이와 같은 요구를 가장 잘 만족시키는 식물이 아닌가 생각한다.상당기간 물과 비료 없이도 살 수 있으며 누군가가 건드려서 망가트리려 하면 가시로 찔러서 자신을 보호하는 기특한 식물인 선인장은 매우 천천히 자랄 수밖에 없다. 물도 비료도 아주 조금만 필요로 하고 나쁜 환경에서도 잘 견디는 편이다.
반면 잔디는 푸르른 잎이 촘촘히 나서 땅바닥을 가려주고 마구 밟아도 가시로 찌르지 않으며 반겨주고 망가져도 빨리 회복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빨리 자라지 않으면 사람들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할 수 없으나 너무 키가 크게 자라면 사람들이 자꾸 깎아야 하는 등 관리상에 번거로움을 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잔디는 산 사람뿐만 아니라 죽은 사람에게도 이불이 되어 흙이 떠내려가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도 한다. 이런 잔디는 천천히 자라면서 질긴 줄기로 흙을 붙잡아야 착한 잔디가 된다.
잔디는 생물이기에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너무 추우면 얼어 죽고 그늘이 지면 배고파 죽고 너무 마르면 말라 죽고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병에 걸려 죽는다. 따라서 잔디가 열악한 환경에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그런데 생물이 모든 면에서 우수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각각의 장점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경이란 인간이 필요한 자연의 모습과 기능을 인위적으로 만들지만 가장 자연스러우면서 기존의 환경 및 기후에도 잘 적응해야 좋은 작품이 된다. 조경식물들은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기능과 모습을 가지지만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여야 하는 사명을 가진다. 그 중 잔디는 매우 열악한 환경을 견뎌내야 한다. 춥거나 더워도, 나무 그늘이 져도,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물이 고여도 견디어야 하는 동시에 사람들이 마구 밟고 망가트려도 견디며 빨리 회복하여야 한다. 그래서 어떤 조경식물이나 농작물보다 불쌍한 생물이다.
식물은 자기가 가진 특성과 적응력을 바탕으로 어려운 상황을 최대한 견디지만, 한계를 넘으면 죽게 된다. 그래서 전문가는 예상되는 환경과 용도를 신중하게 고려하여 잔디를 선정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고려하여야 할 점들을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본다면‘용도 및 관리 정도’와‘생육 환경’으로 볼 수 있다. 잔디는 용도에 따라 잔디가 가져야 할 특성이 매우 다를 수 있다. 매일 축구 경기를 하는 공간과 1년 중 사람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 관상용 공간은 용도가 매우 다르다. 반면 생육환경은 대부분 이미 정해진 조건이고 사람이 바꿀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잔디가 가진 환경 적응성의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본 기고에서는 먼저 용도별 공간의 특성과 잔디 선정에 필요한 생물적 특성을 설명하고 잔디를 선정하는 원칙 및 순서와 방법을 알아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