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에서는 대규모 개발 행위로 다양한 절?성토 비탈면이 양산되었으며, 또한 최근 이상기후 현상에 의한 자연 재해 등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훼손 비탈면의 유형 및 형태도 다양화되고 있다. 이러한 도로 건설, 광산, 주거단지의 개발 및 자연 재해 등으로 인해 발생되는 각종 비탈면은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 및 보존의 측면에서 생태적?경관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한 실정이다.
비탈면 녹화란 각종 유형의 개발 행위와 때로는 자연 현상 등에 의하여 훼손된 자연을 인간의 노력으로 재생, 복원 녹화하는 것을 말한다. 협의의 개념으로 볼 때 비탈면 녹화는 “대상지를 식물로 피복하여 토사 유출을 방지하고 경관을 회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광의의 개념으로 볼 때 “자연의 회복력으로는 식물의 재생이 곤란한 훼손 지역에 대해서 식물이 생장할 수 있는 생육 환경을 정비함으로써 주변 산림에서 식물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거나, 또는 직접 식물을 도입하여 식생을 재생함으로써 자연의 회복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비탈면 녹화에 있어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비탈면 대상지의 환경은 점차로 변화되고, 식물도 이 변화에 부응하여 자연적으로 천이가 진행되면서 스스로 안정화하려고 변화한다는 점이다. 결국 바람직한 비탈면 녹화를 위해서는 현장의 여건에 부합되는 토양 및 수분 조건을 조성해 주고, 여기에 식물이 정착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며, 이때 다양한 품종의 초본 및 목본 종자를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의 비탈면 녹화는 단순히 훼손지에 식물을 재생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목적을 위해서 이에 적합한 기능을 갖는 식물 군락을 조성하는 행위까지 포함하고 있으며, 종자나 식물을 직접 도입하는 방법과 함께 식생 기반을 정비하고 식물이 재생될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방법도 녹화의 한 범위로 보고 있다. 따라서 식생 복원의 필요성이나 전 지구적 차원에서 동식물 서식지의 복원까지 도모하는 것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가 있다.
비탈면 녹화 기술의 변천사
1960년대 이전 치산사방 녹화
우리나라 비탈면 녹화의 역사를 보면 1960년대 이전의 치산사방 녹화의 개념에서 출발하여 최근의 생태적인 식생 복원의 개념으로까지 발전되어 왔다. 근대 시대에 있어서 비탈면 녹화의 역사는 치산사방 녹화의 역사와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산림의 개발 및 전쟁 등에 의한 산지의 황폐화로 한발 및 홍수와 토사 유출 재해가 빈번하였기 때문에 정책 방향으로 벌채를 제한하고 조림을 장려하였으며, 또한 황폐지 복구 공사를 지속적으로 시행하여 왔다. 1960년대까지는 산지사방녹화 기술, 즉 황폐 산지의 복구녹화가 주축이 되어 황폐한 산지에서의 토사 유출이나 산사태 방지를 위한 녹화 공법으로서 이른바 응급녹화가 주된 방향이었다.
이 시기에는 비탈면에서의 토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산복사방 공작물의 조성과 함께 식생의 복구를 위하여 종자를 파종하는 방법과 속성수를 식재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였다. 당시에는 대부분 인력 시공 위주로 공사가 진행되었는데, 현재의 관점에서 볼 때는 시공 효율은 낮았지만 상대적으로 자연친화적인 소재와 방법을 사용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