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골프코스의 홀들은 그것이 아주 오래전에 조성된 것이든 아니면 설계의 개념을 가지고 비교적 체계적으로 조성되기 시작한 1920년대 이후의 것이든 그 나름대로의 전략성을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1920년대 이후 널리 이용되어온 설계 개념의 범주는 형벌적(Penal), 영웅적(Heroic) 그리고 전략적(Strategic) 유형으로 구분되며 한 가지 덧붙인다면 2차대전 후 1950년대에 골프장 건설경기가 한창이던 미국에서 추가된 프리웨이(Free Way) 스타일일 것이다. 이 개념들을 티샷과 어프로치샷의 상관관계와 관련하여 살펴보면 형벌적 홀은 해저드 또는 잘못된 플레이에 대하여 벌타가 부과되는 요소들을 피해갈 수 있는 길이 없어 골퍼의 기능과 의지에 상관없이 무조건 극복해야 하는 형태를 말하며, 영웅적 홀은 리스크 앤 리워드(Risk and Reward) 즉 위험에 도전하여 이를 극복했을 때에는 그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며 위험을 피해갔을 때에는 보상 또한 없는 형태의 구조를 갖춘 홀을 말한다. 이에 비하여 전략적 홀은 영웅적 홀과 같이 좀 더 유리하거나 불리한 선택은 가능한 구조이지만 영웅적 홀과는 달리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리커버리샷이 어느 정도는 가능한 형태의 홀이다. 마지막으로 프리웨이식 홀은 많은 수의 골퍼들을 효율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형태로서 앞서 말한 세 가지 유형과는 달리 위험이나 보상 같은 요소들이 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을 극소화시키기 위하여 가급적 단순한 형태로 구성된 홀을 말한다.
그런데 골프는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어프로치샷을 고려한 티샷만으로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 최적의 어프로치샷을 할 수 있는 위치를 점유했다 하더라도 그린 위의 핀이 어떤 조건에 놓여있는지를 감안한 공략과 그린 위에서의 퍼팅을 남겨 놓고 있는 것이다. 즉 홀의 전략적 특성을 결정짓는 것은 티샷을 페어웨이의 어느 위치로 보내는 것이 유리하거나 안전한가 하는 것에서부터 어프로치샷의 결과에 따라 어떤 퍼팅라이를 만나게 될 것인가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티잉 그라운드에서 페어웨이를 거쳐 그린까지 연결하는 공간에 존재하는 다양한 요소들이며, 대체로 벙커나 워터 해저드의 위치나 크기, 페어웨이의 모양 또는 페어웨이 가운데 서 있는 나무 등과 같이 그 홀에 가면 항상 만날 수 있는 것들이라 할 수 있겠다.
이에 비하여 간혹 불어오는 강한 바람, 퍼팅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이른 아침 그린 위의 이슬 또는 같은 벙커라 하더라도 위치에 따라 다른 사이즈의 샷으로 탈출을 시도해야하는 점 등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판단을 적용해야 하는 것은 전술적 내용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찌됐든 잘 만들어진 홀의 전략적 특성은 어떤 것인가?
다음에 소개하는 몇 개의 국내·외 코스 사례를 통하여 알아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