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을 이야기할 때 친환경이란 단어를 빼놓을 수 없는 시대가 된 지 오래다. 그동안 언급되어 온 태양열 발전, 풍력 발전, 지열 발전 등은 버려지거나 활용되지 않는 에너지를 모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에너지 발전 방식이다. 이러한 모든 기술을 ‘에너지 하비스팅harvesting’이라 통칭하는데, 최근에는 자연 속의 에너지 활용을 넘어서 ‘사람의신체 활동’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확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중 영국의 에너지 기업인 ‘페이브젠Pavegen Systems’의 성과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그 원리는 간단하다. 걷기만 하면 된다. 페이브젠이 개발한 타일은 압전 에너지 기술을 이용한다. 즉, 압력, 움직임, 진동 등에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페이브젠 타일은 주로 백화점, 운동 경기장, 지하철 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설치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 소형 에너지 발전소다. 발걸음 하나하나마다 낭비되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여 타일에 설치된 배터리에 저장한다. 이렇게 발전된 에너지는 가로등이나 다양한 모습의 광고판, 경고등, 신호등 등을 밝히기에 충분하다.
타일 200개로 밝히는 축구장 조명
페이브젠은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세계 곳곳에 페이브젠 타일을 설치하며 인간 동력을 이용한 에너지발전에 대한 실험과 관련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그동안 쇼핑센터 입구, 학교 복도, 마라톤코스 일부 구간 등 소규모 공간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페이브젠이 지난해 10월에는 축구장으로 그 실험 장소를 넓혔다. 이번 축구장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에너지 회사 쉘Shell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페이브젠의 설립자인 로렌스 캠벌-쿡Luarence Kemball-Cook이 “이렇게 큰 규모의 축구장에 설치한 것은 처음”이라고 언급한 것처럼 기존 사업에 10~20개 남짓한 타일이 설치된 데 반해, 이 축구장의 인조 잔디 밑에는 총 200개의 타일이 설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