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지향적인 녹화기술의 방향
이번호에서는 비탈훼손지의 생태적 식생복원 방향의 마지막 글로서 미래의 녹화기술 수요를 예측해 보고, 현재 시점에서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검토해보고자 한다.
비탈훼손지를 구성하는 환경여건 검토
일반적으로 도로 비탈면은 산지와 연결되어 있는 듯 보이지만 구조상 상부의 산지와 연결되지 못하고 단절된 생태환경을 가지게 된다. 비탈 상부는 돌림배수로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상부의 산지로부터 수분이나 영양분의 공급이 없고, 하부로는 도로로 연결되기 때문에 비탈면 내의 영양요소는 지속적으로 하부로 용탈이 될 수밖에 없는 단절된 생태환경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물리적인 제한요소는 급경사 조건에서 야생동물의 이동도 어렵게 하기 때문에 시공 후 비탈면에 2차적으로 천이가 되는 종은 주로 종자가 바람에 날려 이동할 수 있는 작고 가벼운 종자를 가진 식물 위주다. 그래서 비탈면은 시간이 지나도 식생의 구성이 단순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최근에는 지구 기온의 상승으로 여름철 고온 현상이 지속되거나, 봄철과 가을철에 비가 내리지 않거나 가뭄이 오래 지속되는 기상 이변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06년 7월에는 집중강우의 형태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한 달 동안 25일이나 비가 내린 적이 있으며(기상청www.kma.go.kr), 이때 녹화시공지에서는 파종된 식물이 웃자라게 되었다가 비가 그치게 됨에 따라서 일시에 고사하게 된 현상도 발생하였다.
결국 현재의 녹화기준과 같이 토질 조건에 따라서 일률적으로 시공 두께를 결정하고, 발아세가 빠른 몇몇 종을 혼합하여 조기 피복을 도모하는 녹화기술들은 앞으로 더욱 많은 이변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미래의 환경변화에 대처할 능력이 점점 더 낮아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보다 효과적인 생태적 식생복원 기술의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 되었다. 무엇보다 환경변화에 대처 능력이 뛰어난 녹화용 재료의 개발, 이를 이용한 식생기반의 조성, 환경여건에 부합할 수 있는 식물종의 선정 및 처리방법, 또한 단순히 녹화만의 측면이 아니라 훼손된 지형 자체를 복구하면서 녹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복합기술, 한정되어 있는 자원을 이용하기 위한 재활용 기술 등이 미래를 대비하는 녹화기술의 주된 연구 방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