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을 의미하는 wall은 성벽을 의미하는 라틴어인 vollum으로부터 기원한 것으로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하여 집과 도시의 경계에 만들어진 구조물로서 이해되고 있다. 통치자들은 자신의 제국을 명확하게 표시하고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방어를 위해 도시 둘레에 벽을 쌓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크고 작은 벽들은 규모에 관계없이 벽이 만들어진 시대의 양식과 지역성을 대변하는 중요한 유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현대에 들어오면서 벽은 과거의 기능을 잃어가는 대신 기능요소인 동시에 상징물로 사용이 증대되고 있다.
여기서는 최근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는 벽의 기능 및 재료, 상징성, 장식성에 대하여 알아보고 조형체로서 벽의 조경분야에서의 활용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조경에서 벽은 건축이나 벽화와 달리 독립적인 조형체로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즉 배경보다는 외부공간의 주체로서 설치되므로 벽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설계의도가 필요하다. 이와 같이 벽은 건축, 예술, 조경 분야에 무대인 동시에 조형물로 공간의 주체적인 요소이다.
건축분야에서 벽은 건물을 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서 건물의 형식미 및 상징미를 구현하기 위한 객체로서 사용될 수 있으나 조경분야에서 벽은 선택적으로 적용되면서 공간의 주체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벽이 조경공간의 구성요소로서 일부 도입되고 있으나 미적 가치나 상징적 효과가 높지 않은 실정이다. 향후 벽의 사용은 더욱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조경가는 설계매체로서 벽의 이용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키워드 : 조경디테일, 벽, 이상석, 기능, 재료, 장식, 상징, 이용
※ 페이지 : 7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