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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기법] 수생식물원 조성 기법 수생식물을 이용한 연못 조성
  • 에코스케이프 201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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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연못 조성 사례, 서귀포 비오토피아

 

최초의 생물은 물에서 탄생하여 진화를 시작했다. 인간도 양수에서 생명을 시작해 세상 밖으로 나온다. 이렇듯 물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근원이고 중심이다.

물은 낮은 곳으로 모인다. 모여든 물에 볕이 들면 조류algae가 생겨나고 우연처럼 플랑크톤이 나타난다. 그렇게 먹이사슬이 이어지면서 많은 생명들이 서로 관계맺음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질서가 생기고 균형이 잡혀 간다.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만큼의 역할을 해나가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충실하게 조화를 이루어가는 것, 생태적 균형은 엄중하고 위대한 질서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물은 유연하다. 흐르고 채우고 비추어 낸다. 모나지도 않고 도드라지지도 않는다. 세상을 오롯이 담아내는 물그림자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뛸 때가 많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물을 가까이 두고 싶어 했다.


고대 이집트 왕조의 상형문자에는 연꽃을 나타내는 말이 종종 등장한다. 건조하고 사막이 많은 이집트에서는 농사를 짓기 위해 물을 끌어오는 관개시설이 발달하였는데 이것이 연못을 만드는 기반이 되었다. 물론 연꽃의 아름다움을 관조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땅을 파고 멀리서 물을 끌어와 연못을 만드는 수고로움의 이면에는 물이라는 근원적인 생명력과 형용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을 곁에 두고 싶어 했던 바람이 있었던 것 같다.


현재의 수생식물원Water Garden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8~19세기 무렵부터다. 식물분류학의 발달과 함께 빅토리아수련의 성공적인 재배를 시작으로 다양한 수련이 재배·보급되고 19세기에 본격적으로 식물 시장이 체계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연못은 다양한 수생식물 전시장으로 발전해갔다. 또한 습지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비오톱biotope을 조성하기 위해, 종다양성이 높고 환경 기반의 변화가 다채로운 습지생태계를 모티브로 한 생태연못의 개념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생태연못ecological pond은 자연의 습지 생태계를 디자인적으로 재현한 것으로, 안정되고 균형 잡힌 생태기반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생식물을 도입하여 전시한 연못이다. 이를 시작으로 습지에 서식하는 다채로운 생명체들, 즉 수서곤충, 양치류, 조류 등이 서로 먹이사슬을 이루며 공존하는 이상적인 공간을 지속적으로 지향한다.


국내에서도 과거 연꽃을 심고 관상어를 키우던 단순한 연못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생식물을 이용한 수생식물원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자생 수생식물의 재배와 유통이 활발해지고 생태연못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수생식물원을 계획하고 조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수생식물원 조성은 그리 간단치가 않아 연못의 기반이 되는 연못 생태계즉, 자연의 호소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이를 디자인적으로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또 조성 이후에는 관리의 문제가 남아있는 데, 특히 수질 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생태적으로 얼마나 안정되어 있는가, 경관적으로 얼마나 조화로운가는 수생식물원 조성의 주요 쟁점이다.

 

 

김봉찬은 1965년 태어나,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였다.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 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07년 조경 업체인 주식회사 더가든을 설립하였다.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과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 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조성 사례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 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 상남수목원 암석원(2009),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 및 고층습원(201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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