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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고쳐 쓰기] 양천공원 시간과 일상의 배려
  • 황용득
  • 환경과조경 2022년 6월

양천공원은 지역 주민의 생활 공간인 근린공원이다. 또한 구청과 이어져 있어 녹색 정책 의지를 보일 수 있는 특성을 가진 공원으로, 청사의 변화를 꾀할 시 공원과 연계한 통합형 청사 개발의 모델로 의미를 갖게 된다.

 

2010년대부터 주거 공간을 대상으로 활발히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됐지만, 오래된 공원의 리모델링은 그 범주에서 벗어나 간헐적, 단편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현실에서 양천구 목동 중심축 5대 공원의 첫 번째 사업인 양천공원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의미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양천공원 리모델링의 성패 여부가 후속 파리공원 리모델링은 물론 전국의 수많은 노후 공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도시재생이 주로 골목길 정비, 담장 개선 같은 소극적 부분에 국한되다보니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대부분 그 성과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다. 반면 공원은 오래되고 낡은 시설의 교체나 보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대적 개조 작업이 비교적 용이해 공원 이용자에게 더 큰 변화와 실질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공원 재생은 여타 골목길의 재생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앞으로 도시재생은 가급적 오래된 공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러한 점에서 양천공원의 재생 과정을 유심히 분석해볼 가치가 있다.

 

오랜 기간 이용된 공원의 리모델링을 위해 계획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았다. 기존 흔적의 보존과 폐기 여부, 특히 오랜 기간 성장해온 수목의 존치와 이식 혹은 제거를 비롯해 단단해지고 용탈된 표토층의 처리 등 물리적 환경과 구성 요소에 대한 면밀한 고려가 필요했다. 근린공원의 성격상 주민의 삶의 일부분이었던 공간이 어느 날 갑자기 가림막으로 둘러져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점과 그들이 이용하던 공간이나 활동이 변화되는 상황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매우 중요했다.

 

조성 시점의 공원 기능 변화를 고려해 중앙광장의 아스콘을 과감히 걷어내고 다목적 잔디광장을 조성했다. 이 과정에서 사라진 농구장을 별도의 전용 공간을 조성해 대체했다. 인접 대형 건축물에서 버려지는 지하수를 끌어들여 공원 용수로 활용했다. 기존 수목의 위치를 최대한 살리는 동시에 변화를 꾀하고자 했으며, 표토를 보충하고 다양한 지피 식물을 도입했다. 외곽 산책로를 정비하고 공원의 안전성을 실시간으로 확보하기 위해 여러 보안 시설을 보강했다. 더불어 오래된 화장실을 리모델링하고 새로운 기능 공간인 도서관 형식의 책쉼터를 조성했다. 대부분의 공간과 구성이 변했지만 공원을 방문하면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공원 조성 초기부터 자라온 수목 대부분을 제자리에 두고 리모델링을 진행하고자 한 초기 구상을 일관되게 지켰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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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공원 가을 전경 ©양천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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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공원 겨울 전경 ©양천구청

 

 

환경과조경 410(2022년 6월호수록본 일부

 

황용득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을 졸업하고, 대한주택공사 조경과장으로 일했다. 1996년 기술사사무소 동인조경마당을 설립해 미래지향적인 유연함이 있는 열린 마당으로서, 다양한 조경 분야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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