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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끝나지 않은 이야기
  • 환경과조경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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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 더 궁금해지는 결말이 있다. 환경과조경에는 짧게는 두세 달, 길게는 4~5년간 다양한 연재들이 머물며 독자와 함께 호흡해왔다. 오는 8월 맞이할 통권 400호를 기념해 지나쳐간 연재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살피는 지면을 마련했다. 모든 연재는 글이기 이전에 필자들이 세상에 던지는 화두였다. 그들은 당시의 이슈를 말하기도 했고, 시대를 분문하고 마음속에 넣어둔 채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는 질문을 건네기도 했다. 어떤 질문들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그대로 남아 있다. 콘텐츠가 범람하고 트렌드가 시시각각 변하는 지금, 지난 이야기를 들추어보는 이유는 못다 한 이야기를 계속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된 이야기들이 시간이 흘러 흐릿해진 질문을 다시 또렷하게 드러내고, 새로운 논의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되기를 기대한다

 

다시 읽고 싶은 연재는?’ 설문 조사(과정과 결과는 다음 장 참조)에 보내준 독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몇몇 연재 꼭지를 다시 지면에 올린다.

 

그들이 설계하는 법에는 얼라이브어스를 이끄는 강한솔, 김태경, 오승환과 그람디자인의 최윤석을 초청했다. 새로운 그들이 설계하는 법은 도면 속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룹을 조직하고 운영하는 방식, 누군가를 설득하는 태도, 일정 조율 역시 설계의 영역이라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생각보다 실용적 정보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요.” 한 독자가 보낸 의견에 지난 목차를 한참 뒤적였다. 식물 정보, 조경 법규 등 실무 정보를 다룬 여러 연재가 있는데, 제도판과 연필 대신 컴퓨터가 새로운 설계 도구로 떠오른 뒤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루는 연재가 연이어 계속됐다.

 

조경 분야에서의 마이크로 컴퓨터 응용’(김성균), ‘피라네시를 이용한 2.5차원 이미지 제작’(김충식), ‘스케치업으로 하는 3D 조경설계’(김영표)가 그 예다. 다양한 설계 프로그램을 떠올려보다가 ‘...으로 하는 조경설계라는 새 꼭지를 상상했다. 그래픽 툴을 이용한 설계 작업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서브디비전의 나성진과 CA조경의 조용준에게 이 빈칸을 채워 주기를 요청했다. 이들의 글에서 그래픽 툴이 재현의 도구를 넘어 설계 도구 그 자체로 작동하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스튜디오 101, 설계를 묻다는 김아연과 정욱주가 번갈아 쓴 글이다. 두 필자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연재를 통해 던졌던 설계에 대한 질문들이 지금도 가치를 갖는지, 그에 대한 답변 역시 유효한지 되짚었다. 조경설계를 막 배우기 시작한 학생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주고자 설계 스튜디오를 들여다보던 둘은 이제 설계 스튜디오 바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다양한 키워드 위를 예측할 수 없는 경로로 오가는 대화를 통해 좋은 조경 프로젝트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김영민은 스튜디오 201, 설계를 다시 생각하다를 읽은 학생 독자들이 이제 설계사무소에서 일하고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래서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조금은 삐딱하고 남들과는 다르게 설계하는 법을 알려주는 대신 동료 조경가로서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의 말처럼 어쩌면 이 글은 연재를 다시 돌아보는 글이 아니라, 그때 미처 끝내지 못하고 미루어두었던 연재의 마지막 원고인지도 모른다.


좋은 도시를 탐구하는 김세훈의 여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들이 꿈꾼 도시, 우리가 사는 도시가 끝난 후, 5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2021, 그는 좋은 도시란 다양한 변화에 활짝 열려 있는 도시라고 정의한다. 과거에 개발이 완료되어 구조와 외관, 즉 겉면은 바삭하지만 안은 말랑말랑해 지금보다 좋아질 여지가 큰 겉바속촉의 도시. 이 새로운 도시 탄생의 가능성을 구체적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대미술과 도시, 건축, 조경을 매개한 전시를 연구하며 떠도는 시선들, 큐레이터 뷰를 쓴 심소미는 지난해부터 팬데믹 이후의 도시 공간과 공공 공간의 재구성을 리서치하고 있다. 공간이 변화하면 그에 담기는 프로그램 또한 달라지기 마련이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 공간뿐 아니라 그곳에서 일어나는 전시 경험을 전혀 다른 형태로 바꾸어 놓았다. 이를 한계로 인식하지 않고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으로 탐색하는 심소미의 관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시네마 스케이프의 서영애는 여전히 영화에 푹 빠져 지낸다. 그를 사로잡은 영화 속 경관 이야기를 통해 일상 속 자잘한 행복을 위해 지천에 널려 있어야 하는 소박한 공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조경을 경험하고 도시를 탐험하며 다양한 글감을 모아 온오프라인으로 출판하는 그룹 유엘씨프레스공간 공감의 새 필자로 초대했다. 용산공원 부분개방 부지를 답사한 그들은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지점에 시선을 두고 각자의 방식으로 공간을 만끽한다. 이 글을 통해 설명할 수 있는 설계 어휘를 사용하여 장소 애착의 이유를 들어내는 것은 다양한 측면에서 유의미한 작업”(20141월호)이라는 공간 공감의 취지를 되새겨보기 바란다. 진행 김모아, 윤정훈 디자인 팽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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