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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이 만드는 도시] 소유하지 않고 즐기는 밀레니얼의 도시생활
  • 환경과조경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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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립에서는 마치 집밥 같은 따끈한 한끼 저녁이 입주인에게 제공된다.

 

 

밀레니얼은 1980년대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2030년이 되면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게 되는 이들은 더욱 도심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어, 밀레니얼의 행보가 도시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소유 대신 경험으로

밀레니얼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바로 이들이 역사상 최초로 부모 세대보다 가난하게 될 운명을 타고났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들은 가성비에 집착하고, 어차피 소유할 수 없는 자산에 목매지 않고 취저(취향 저격)’의 렌털 라이프를 즐기며 살아간다. 기성 세대가 소유의 대상으로 보는 항목 중 밀레니얼이 가장 엄두내기 힘든 것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집이다. 월급이 오르는 속도보다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밀레니얼이 주거 공간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을 애초에 포기하고, 공간을 서비스로 보기 시작하면서, 차츰 이들의 니즈에 맞는 유연한 주거 공간이 도시를 채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다이어트 유튜브를 보던 20대가 반신욕을 즐기고 싶어졌다고 가정해보자. 샤워 룸만으로 욕실이 꽉 차는 원룸에서는 엄두도 내기 어렵다. 욕조가 딸린 40평 셰어하우스 아파트에 입주하면 된다. 원룸보다 보증금 부담도 적고, 4개월에서 6개월 단위로 움직이는 단기 계약이니 시도해볼만 하다. 셰어하우스 우주와 같이 서울 전역에 지점이 있는 경우에는 여러 지점을 옮겨 다니며 서울 여행자처럼 살아볼 수 있다. 실제로 직장을 옮기면서, 혹은 1~2개월의 짧은 인턴십 기간을 위해, 혹은 요즘 인스타그램에 자주 보이는 힙한 동네에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등의 이유로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2년 임대차 계약의 틀을 벗어난 삶을 추구하는 밀레니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 같은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을 아도레스 호퍼(address hopper)라 부르며, 전용 주거 멤버십과 중개사가 생겨나는 추세다. ...(중략)...

 

환경과조경 384(2020년 4월호수록본 일부 

 

이아연은 호주, 케냐, 미국, 서유럽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문화와 업계를 경험했다. 현재는 셰어하우스 운영사인 우주(Woozoo)의 부대표로 일하며 공간이 주는 효용과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즐거이 고민하고 있다. 우주에 합류한 이후 150호점까지 지점을 확장했고, 1인 주거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재미있는 주거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우주를 이용하는 M, Z세대와 부대끼며 관찰하고 경험한 생각을 토대로 매일경제에서 도시살롱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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