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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공원의 조성 과정 캠프 하야리아의 새로운 이름, 부산시민공원
  • 환경과조경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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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과 미군이 사용하다 100여 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부산시민공원의 개장식이 지난 5월 1일 열렸다. 473,000m2 부지는 일제강점기 때에는 일본인들이, 한국 전쟁 이후에는 미군이 사용하다 2010년 1월 13일 부산시에 반환됐다. 총사업비 6,679억 원의 예산으로 2011년 8월 공원 조성에 착공하여 이번에 준공한 것이다. 축구장 74개 규모의 공원에는 기억·문화·즐거움·자연·참여의 숲길 등 5개의 ‘테마 숲길’이 조성되고 2개의 하천이 복원되었다. 공원에는 150여 종 100만여 그루의 각종 나무가 식재됐다. 특히 참여의 숲 34,987m2에는 시민들이 헌수한 10억여 원상당의 나무와 초화류 등 6만여 그루가 심어졌다.

하야리아Hialeah는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북서쪽에 있는 도시 이름으로 인디언어로 ‘아름다운 초원’이라는 뜻이다. 하야리아란 이름을 갖게 된 것은 1950년 9월 주한 미군 부산 기지 사령부가 주둔할 당시 초대 사령관의 고향인 베이스 하야리아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는 주택 133동을 비롯하여 사무실, 창고, 다용도 건물 등 338동, 연면적 89,331m2의 건물이 있었으며, 향나무 1,096주 등 4,700종이 넘는 수목이 있었다.

부산시민공원의 조성은 2006년 2월 부산시가 공원 조성 설계추진계획, 주변 지역 정비개발계획, 반환공여지 인수절차 이행계획, 캠프 하야리아 부지 반환과 관련한 시 조례 제·개정 등에 관한 로드맵을 담은 ‘부산시민공원조성 종합추진계획’을 확정, 발표하면서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하였다. 공원의 조성과 함께 주변 지역에 대해서도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공원의 조성과 주변 지역의 연계 개발을 추진하였다. 이때부터 프로젝트 코디네이터의 역할로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의 대강을 정리해 보았다. 지난 8년 동안 공원 조성과 관련하여 일어났던 일들을 종합해 보면 부지 정비 및 기반 조성, 기본계획수립 및 설계 보완, 공원 조성 사업, 시민 참여 및 관련연구, 기타 관련 계획 및 사업으로 대별된다.


부지 정비 및 기반 조성

2010년 1월 13일 부산시는 부지의 관리를 인수하였다. 그리고 인수받은 부대의 관리를 전문 업체에 위탁하고 지장물 철거 공사와 환경 오염 정화 사업, 문화재시굴 조사, 전포천 공사, 공원 설계 용역 및 주변 지역재정비촉진지구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등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2010년 4월 24일부터 10월 31일까지는 부지를 시민들에게 개방하였다. 6개월 동안의 개방 기간 중에 총 13만 8천여 명의 방문객들이 부지를 찾아 1일 평균 700여명이 방문하였다. 당초 9월 말까지만 개방하기로 하였지만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1개월 연장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지장물 철거 작업, 전포천 복원 공사, 환경 오염 정화 사업 등 선행 공사의 본격 시행으로 안전사고 우려 등의 문제가 제기되어 부지 개방을 종료하였다.

2010년 12월부터 지장물 철거 사업이 이루어졌다. 이 사업을 통하여 건축물 315동, 석면 247동, 지중폐관 7,850m 등이 철거되거나 제거되었다. 그리고 건설폐기물 125,973톤, 폐아스콘 32,100톤, 소각폐기물 12,507톤, 지정폐기물 569톤도 함께 처리되었다.

2011년 4월에는 환경 오염 정화 사업이 시작되었다. 이보다 1년 전인 2010년 4월 부산시와 국방부는 환경 오염 정화 위ㆍ수탁 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국방부는 환경 오염 정화 사업 설계용역을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조사를 통하여 유류와 중금속 등이 50,234m2 면적에 73,468m3(중복 고려 시)인 것으로 파악되었는 데, SK건설 등이 참여하고 한국환경공단이 감독하여 2012년 7월까지 진행되었다. 오염 정화 사업은 토양 경작법(유류 오염토)과 토양세척법(중금속 오염토) 등을 적용하여 시행하였다. 사업 도중 22,477m3의 추가물량이 발생하여 최종적으로 95,945m3의 오염토와 35,500m3의 지하수를 처리하였다.

한편 2011년 2월부터 11월까지는 문화재 발굴 조사가 총 119,989m2에 걸쳐 실시되었다. 이 조사를 통하여 청동기 시대 지석묘를 비롯하여 총 298점의 유물이 출토되었으며 다수의 미분류 토도편이 나왔다. 조사 구역 내 확인된 주요 유구는 공원 내 역사관 및 숲길에 전시ㆍ홍보하기로 하였다.


기본계획 수립 및 설계 보완

2006년 5월 부산시민공원의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제안서 공모를 실시하였다. 미국의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James Corner Field Operations(이하 JCFO)와 하그리브스 어소시에이츠Hargreaves Associates, 일본의 다카노 랜드스케이프 플래닝Takano Landscape Planning 등이 응모하였으며 심사 결과 JCFO의 안이 선정되었다. JCFO는 부지 반환식에 참석하는 등 자료를 수집하고 실시설계사인 유신과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며 설계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부산시와 시민단체 등은 여러 차례 공청회, 토론회, 자문회의 등을 개최하여 의견을 수렴하였다. 

2007년 3월 최종적으로 제출된 기본계획안의 제목은 얼루비움Alluvium으로서 비옥한 새 기운이 흐르고 쌓이는 21세기 부산의 새로운 도시 공원 조성을 목표로 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세계 도시 부산을 향한 공원, 미래를 향한 공원, 모두를 향한 공원, 문화가 있는 공원, 도심 재생을 촉진하는 공원을 담고자 하였다. 디자인적으로는 흐름과 쌓임으로 형상화되는 얼루비움의 층위구조를 통해 대규모의 공원을 조직적으로 엮어 내고자하였다. 단편적인 지역적 연차 개발phasing이 아닌 지속적인 수평적 층위 개발을 지향함으로써 부산시민공원이 지닌 장소적 특수성을 해결하고자 하였다. 부지 내의 지하 공간 및 이와 연계된 도시 기반 시설의 개발, 공원 표면의 모든 공간 구성의 바탕이 되는 조형적 정지 작업,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보장해 주는 동선 체계의 구축, 향후 프로그램의 설치 및 개발의 방향을 결정하는 공간 주제의 설정 등이 얼루비움의 층위 구조를 이루었다.

 

 

이유직은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부산의 미군 기지인 하야리아의 부지를 공원화하는 작업의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로, 거창군 창조 도시 총괄계획가로 활동하고 있다. 마을만들기와 농촌 조경에 관심을 두고 현장에서 지역 재생과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조경학적 실천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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