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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이 침실로 들어왔다
정원과 가구가 하나로 된 고품격 생활공간
오경아
오경아가든디자인연구소 대표
“한국에서 정원이 붐을 이룰 방법은 없는지 고민했다. 주말농장을 가거나 잠깐 머무는 곳에서 정원을 즐기기는 어렵다. 생활공간 안에 정원이 있어야 즐길 수 있고, 매일 일상에서 부딪쳐야 한다. 그 방법의 하나로 포트-에이블 가든을 제안한다.”
오경아 대표는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3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2016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까사미아 부스를 도심 속 생활정원으로 꾸민‘포트-에이블 가든Potable Garden’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인테리어 브랜드인 까사미아의 제품 전시를 위한 무대로 만들어졌다.기획의도는 흙이 없는 도시 속에서도 화분과 가든 퍼니처만을 이용해 만드는 도시형실내외 생활정원을 제안하는 것이었다.
포트-에이블 가든은 작은 화분 하나만으로도 아파트나 주택, 건물 옥상 등 도심에 서 쉽게 생활정원을 가꿀 수 있는 홈 가드닝 팁을 제시한다. 정원에는 가구와 식물이 조화를 이룬 ‘그린 타워Green Tower’와 여섯 가지 형태의 도시형 정원 모델이 전시됐다.
그린 타워는 까사미아의 테이블, 벤치, 수납장, 스툴 등이 해피트리, 시트러스,틸란드시아 등의 식물이 어우러진 조형물이다. 밀튼, 몬타나 등 까사미아의 인기 가구와 다채로운 식물이 어우러진 탑 형태의 조형물은 까사미아 부스의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여섯 가지 정원 모델은 ▲책상이나 옷걸이를 이용해 매달아 키우는 식물을 연출할 수 있는 행잉 가든Hanging garden ▲상추, 케일 등 인공조명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로 가득한 키친 가든Kitchen garden ▲봄을 완성시켜 줄 수선화,튤립 등 야외식물을 키울 수 있는 베란다 키친 가든Veranda garden ▲침실에 천연 가습 효과와 동시에 공기 정화 효과를 줄 수 있는 베드룸 가든Bedroom garden ▲건조함에 잘 견디고 햇볕을 좋아해서 거실에 적합한 식물로 가득한 리빙룸 가든Living room garden ▲어둡고 건조해 드라이플라워를 만들기에 최적화 된 반 가든Barn garden으로 구성됐다.
까사미아는 토탈 인테리어 브랜드로 고품질의 생활공간을 지향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방 안까지 그린을 끌어들이는 전시를 제안하게 된 것이다.오경아 작가는 오래전부터 가구와 정원을 접목하는 작업을 구상해 왔는데 까사미아의 취지와 의도가 맞아 떨어져 이번 작업을 진행하게 됐다.
“대부분의 시민이 아파트 생활을 하는 한국에서 실제로 정원을 만들 별도의 공간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실내를 활용할 수도 있으나 기존 실내조경은 별도의 조경 공간을 마련해 식물을 심고 조형물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조성됐다. 그러다 보니 규모가 큰 공공공간에서 일부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방법은 정원과 가구가 한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가구 속 식물, 가구 자체가 정원이 돼야 한다. 이를 통해 생활 속 정원이 구현되고 고품질의 주거 환경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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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만들기, 자세히 보면 ‘조경’이 보인다
주민상생협약 제도화, 젠트리피케이션 완화 책무
안상욱
천안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
도시재생 사업을 잘 들여다보면 대부분이‘조경’이라는 걸 아세요?
안상욱 천안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은 도시재생은 건축이나 도시계획 보다는‘사람’을 중시할 줄 아는 조경가들이 많이 참여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말한다.대부분 재생사업에는 주제 거리나 주제 공간 조성,도로 다이어트,간판 정비 등의 사업이 들어간다.다만 그것이 주사업이 될 수도 있지만,건축이나 도시에 묶여서 들어갈 수도 있다.다른 사업에 묶여서 시행되더라도 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경가들이 참여할 가능성은 열리게 된다.무엇보다 도시재생에서는‘사람’을 재생의 원동력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조경가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안상욱 센터장은 현재‘천안의 구도심을 재생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지난해11월LH가 업무 위탁을 받으면서 올해1월부터 합류했다.국토교통부는2014년 최초로 지자체의 공모를 받아13개의 도시재생 선도지역을 선정했는데,천안시도 당시 근린재생형 사업으로 선도지역에 선정됐다.천안시 근린재생형 사업의 총 예산은2700억 원이고,동남구청 부지 복합개발 사업에2300억원이 투입된다.그 외 마중물 사업이라는 이름으로126억 원이 사업비로 책정돼,작년부터2017년까지3년간 실시 중인데,이 마중물 사업을 내년까지 완료하는 것이 안 센터장의 역할이다.
대상지는1990년까지 천안시의 중심 시가지였다.신시가지들이 개발되면서 원도심인구들이 빠져나가고1990년대 중반부터 생기를 잃게 된다.마중물 사업에는 이곳에 있는 빈 상가450개를 채우는 사업이 있다.이를 위해 세 가지 아이템이 있는데,하나는 천안에 있는10여 개 대학8만여 명의 대학생들을 원도심 지역에서 놀고 즐기고 창업을 하는 주체로 유도하는 계획이다.두 번째는 음악·미술 공연 활동들을 끌어들여 천안시민과 외부인의 문화 소비를 일으킴으로써 활기를 불어넣어 주자는 것이다.셋째는 천안역을 통해 접근하는 다문화 주체들이 많은데,이들이 필요로 하는 음식이나 소비물품 등을 특화시키는 전략이다.현재 센터는 이 사업들을 성공시키기 위해 각종 위원회를 조직하는 과정에 있다.
안상욱 센터장은 이곳을 모범적인 사례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강하다.특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주민상생협약’의 틀을 만드는 것이다.도시가 활기를 찾으면 임대료가 상승되고 기존 주민들이 쫓겨나는 현상이 반복돼 왔는데,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자체와 지역주민조직 또는 임대인들이‘임대료를 천천히 올리겠다’는 약속을 맺는 것이다.그는 건물주로부터의 각서가 있어야 사업을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근근이 버텨오던 대상지에 외부로부터 수천억 원이 들어오면 이 자체가 자본 시장화 된다.그럼 원래 이곳을 지탱해 오던 사람들이 경쟁력을 잃고 쫓겨나는 일이 반복된다.그 고리를 끊거나 지연시킬 수는 없을까.기존 활동 주체들이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도 나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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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없는 한옥은 앙꼬 없는 찐빵”
신한옥에 조응하는 전통조경의 현대적 재해석 필요
박경자
전통경관보전연구원 원장
“한옥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문화재로서의 한옥이 아닌 사람이 거주하는 현대 생활공간으로서 진화한 신한옥에 대한 실험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이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하지만 건축물에만 국한돼 한옥의 멋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3월24일 서울특별시 한옥 보전 및 진흥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한옥 건축과 관련된 지원 범위가 확대됐다.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은 한옥과 한옥마을의 지원범위 수준을 명확히 하고,건축자산 진흥구역의 관리·운영 규정을 신설해 우수 건축자산으로서 가치가 있는 한옥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또한 한옥장인 인증제를 도입하고,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운영,한옥 등 건축자산 지원센터 설치 규정도 명시해 체계적인 한옥관리 기틀을 마련했다.서울시는 기존한옥 개·보수 및 신축 지원금을1억 원까지 지원해 줬는데 이번 개정으로 지원금이1억8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국토부와 각 지자체에서도 관광자원으로서 개발하기 위해 한옥 건축에 대한 지원방안을 내놓고 있다.이에 따라 한옥 조성이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박경자 원장은 한옥 조성에 대한 지원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이에 조응하는 전통조경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미비하다며 개선을 촉구했다.그에 따르면 진정한 한옥의 가치를 느끼기 위해서는 건축과 정원이 어우러져야 함에도 서로 엇박자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제도적 지원뿐만 아니라 신한옥에 조응하는 전통조경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전통한옥을 현대에 맞게 개량한 게 신한옥이다.한옥을 짓는 데 현대건축의 공법들을 활용하는 신한옥에 대한 실험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조경 실무는 이를 뒤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하지만 전통조경의 현대적 재해석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활발하게 돼 있다.이를 바탕으로 제도를 마련하고 실무에 반영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조경학 박사학위를 받고,중국 칭화대학교 건축학원 방문학자를 지냈다.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 전문위원을 역임하고, 2012년부터 현재까지 경기도 문화재위원을 맡고 있다.그동안 전통조경 관련2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동북아 한·중·일 정원,석가산,명승 등에 관한 학술 연구를 지속해 오고 있다.특히 한국 전통조경의 현대적 재해석에 관심을 갖고 연구 중 이다.
박경자 원장에 따르면 전통조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은 전통의 형태,즉 옛날 있었던 모습을 가져오는 것과 전통의 분위기를 가져오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특히 전통적 정신과 맥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전통조경의 복원이나 재현의 개념이 아닌,현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원으 로 재해석하는 작업에 여생을 바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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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반녹화기술, 깍두기가 되지 말자
융복합 시장 확대, 기술 발전과 선순환 구조 만들 것
김현수
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회장,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의 변화가 시작됐다.
올해 초 김현수 회장이 취임하기 전부터 이미 많은 기대감과 수근거림이 존재했다.그가 협회의 외연을 확장하고,정체된 국내 인공지반녹화 산업의 활로를 모색하는 데 적임자라는 이야기다.
실제 취임 후 몇 개월이 지나진 않았지만,벌써부터 변화의 조짐이 읽혀진다.협회상임이사의 절반 이상이 새로운 인물들로 채워졌다.그중에는 기존 이사에서 상임이사가 된 전통적인 회원도 있지만,건축,도시농업,에너지,생태순환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외부에서 영입돼,새롭게 진영을 갖춘 것이다.이런 외부 인물 영입은 융복합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그는 이미 총회에서“융복합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 회장은 가끔 국내 인공지반녹화기술이 잘 차려진 식단이 아니라‘깍두기 신세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단다.사람들이 요구하는 메뉴를 풀세트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듯해서다.현재 옥상을 차지하기 위해 정원,도시농업,드론,저류시설 등등 다양한 시각들이혈투를 벌이고 있는데,한 번 더 생각하면 이들은 모두 녹화를 기반으로 충분히 품을 수 있는 것들이다.서로 대립만 할 것이 아니라 교류를 하면 새로운 융복합 시장이 열리게 된다.다양한 요구들을 복합적으로 충족시켜 줘야 경쟁력을 가진다는 의미에서‘융복합’은 인공지반녹화업체들이 깍두기가 아닌 잘 차려진 식단으로 가는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협회 회원들도 이미‘우리 영역을 키우는 방법이 융복합이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다.그래서 김현수 회장은 스스로의 역할을“서로 알게 하고 만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회원사들이 건축사,발주자와 알게 하고 만나게 하고,관련 공무원들을 알게 하고 만나게 하고,연관된 기술자나 집단을 알게 하고 만나게 하는 것”
언뜻 그는 기술보다 시장 확대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인다.하지만 항상 기술은 수요와 연동돼 있다.한국의 녹화기술이 세계 최고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아쉽지만 그만큼의 수요가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한국의 녹화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만 열리면 기술이 고도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그래서 협회가 나서서 시장을 확대하는 것은 결국 기술과 시장의 상호 발전을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일과도 같다.
협회는 앞으로 회원들의 울타리가 되어 줄 생각이다.토목-건축-조경에서 조경은 후순위에 부속공정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인공지반녹화는 그중에서도 일부다.이런 불안정한 시장에서 기술의 가치를 인정받기는 힘든 일이다.그래서 기술인증 제도도 추진하고,건축사 교육에 옥상녹화를 포함시키는 등 발주자의 인식 변화도 유도해 나갈 생각이다.
“다양한 분야를 엮어 가겠다.앞으로2년간 신사업 확대를 위한 모멘텀을 확보하는 계기를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