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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정원] 일본의 명원13 에도 시대 초기의 정원(3)
    오카야마 고라쿠엔 오카야마 고라쿠엔岡山 後樂園은 오카야마번의 2대 번주藩主였던 비젠備前의 다이묘이케다 쓰나마사池田綱政(1638~1714)가 만든 별저다. 그는 정무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죠쿄貞亨 4년(1687)에 공사를 시작하여 겐로쿠元祿 2년(1689)에 1차 공사를 완료하였는데, 당시에는 다옥茶屋과 정원으로 구성된 단순한 꾸밈새를 가진 것이었다(万城あき, 2013). 고라쿠엔의 1차 공사는 쓰나마사의 가신家臣이었던 쓰다 나가타다津田永忠가 총괄하였으며, 석조石組 등 정원에 관련된 일은 하리마播磨1 사람인 나가세 토이다레長瀬問誰가 담당하였다. 나가타다는 새로운 땅을 얻기 위한 개간 및 매립 사업과 아사히가와旭川의 홍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방수로防水路 정비 사업 등으로 번의 재정을 부흥시킨 사람이었다. 쓰나마사는 이러한 그의 능력을 높이 사서 고라쿠엔 공사의 총감독을 맡겼는데, 나가타다는 사창미社倉米를 전용하는 등 갖은 노력을 기울여 공사를 완료하게 된다. 한편, 작정作庭의 책임자였던 토이다레는 교토에서 오가사와라小笠原의 예법과 엔슈류遠州流의 작정술을 배운 예인藝人으로, 쓰나마사의 초청으로 교토에서 오카야마로 와서 고라쿠엔의 정원 공사를 맡게 된다(大橋治三·齊藤忠一, 1998). 1차 공사는 쓰나마사가 머무르면서 쉴 수 있는 간소한 건물을 짓고, 건물 남쪽에 작은 산小山을 축산하였으며, 동쪽의 대부분의 땅은 전답田畑으로 개간하는 등 매우단순한 수준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당시에 그린 ‘후락원회도後樂園繪圖’가 전해지고 있어 그 전모를 알 수 있다. 1차 공사가 끝난 후 정원을 방문한 쓰나마사는 “손을 댄 경색景色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의 경색을 볼 수 있으니, 이 정원에 오면 세상의 온갖 시름을 잊을 수 있겠다”라고 좋아하였는데, 이러한 그의 감개感慨는 『절음집竊吟集(세쓰긴슈)』에 전해진다(万城あき, 2013). 1차 공사가 끝난 다음 해인 겐로쿠 3년 봄에 쓰나마사는 에도江戶로 올라가면서 고라쿠엔에 대한 토지의 확충과 건물의 증축을 명한다. 이때 확장한 토지에는 궁장弓場과 마장馬場, 그리고 쓰나마사의 개인적 신앙의 대상이었던 여의륜관음을 모신 자안당慈眼堂(지겐도)이 차례로 지어졌으며, 연양정延養亭(엔요테이, 1687년 건립) 서쪽으로 현재의 영창의 칸栄唱の間(에이쇼노간)이라고 부르는 건물의 원형이 된 취정翠亭(스이테이)을 짓는다. 겐로쿠 4년에 에도에서 돌아온 쓰나마사는 공사의 결과에 매우 만족하고, 그해 여름에는 가신들을 초청하여 연회를 베풀었다고 한다. 그 후 겐로쿠 연간元祿年間에 걸쳐 현재의 동외원東外園이 조성된 토지의 확충을 계속 진행하였고, 겐로쿠13년에는 북쪽의 토지를 확대함으로써 고라쿠엔의 외형을 갖추게 된다. 따라서 오늘날 겐로쿠 13년을 ‘고라쿠엔의 일단을 완성한 해’라고 보는 것은 고라쿠엔의 정원이 완성되었다는 의미가 아니고, 정원 조성을 위한 기반이 갖추어진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쓰나마사가 만든 고라쿠엔의 모습은 ‘어다옥어회도御茶屋御繪圖’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그림에서는 개수된 부분에 종이를 덧대어 그린 흔적을 볼 수 있는데, 정원을 거닐면서 쓰나마사의 취향에 따라 수정이 가해졌다는 느낌이 발견된다(万城あき, 2013). 쓰나마사의 작정 이후에 그의 아들인 쓰구마사継政는 정원의 중앙에 유심산唯心山(유이신잔)을 축산하였으며, 표주박 모양의 못인 택의 못沢の池(사와노이케)과 화엽의 못花葉の池(가요노이케)을 연결하는 구불구불한 곡수로를 만들어 지천회유식 정원의 모습을 만드는데, 이러한 작정으로 인해서 정원의 경관이 크게 변화된다. 또한 손자 하루마사治政는 검약을 상징하는 경작지를 조성하기도 하였는데, 이곳은 한때 잔디밭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고라쿠엔은 후대 다이묘들에 의해서 계속해서 정원요소가 첨가되면서 지속적으로 변화되어 메이와 연간明和年間(1764~1772)에 이르러 비로소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大橋治三·齊藤忠一, 1998). 고라쿠엔은 처음에 오챠야 오야시키御茶屋御屋敷라고 불렸고, 오카야마성의 뒤편에 자리를 잡고 있다하여 고엔後園으로도 불렸으나, 메이지明治 4년(1871)에 ‘근심을 먼저 하고 나중에 즐거움을 누린다先憂後樂’는 정신 아래 조성됐다는 점이 강조되어 고라쿠엔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2 홍광표는 동국대학교 조경학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경기도 문화재위원, 경상북도 문화재위원을 지냈으며, 사찰 조경에 심취하여 다양한 연구와 설계를 진행해 왔다. 현재는 한국 전통 정원의 해외 조성에 뜻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한국의 전통조경』, 『한국의 전통수경관』, 『정원답사수첩』 등을 펴냈고, “한국 사찰에 현현된 극락정토”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또 한국조경학회 부회장 및 편집위원장,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식재기법] 수생식물원 조성 기법(2) 수생식물원의 입지 조건과 조성 사례
    수생식물원 조성 시 유의사항 비오톱biotop 개념이 도입되면서부터 국내 조경 현장에서도 크고 작은 연못들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습지원, 생태연못 등의 이름으로 자연의 습지 환경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형태의 연못들이 생겨난 것이다. 거기에 꽃창포 등의 자생하는 수생식물을 비롯해 외국의 수생식물 품종들까지 식물시장에 유통되면서 식물원에서만 사용되는 개념으로 여겨졌던 수생식물원Water Garden이 여러 형태로 응용되어 만들어지고 있다. 식물원이 다양한 수생식물의 수집 및 전시에 중심을 둔다면 조경 현장에서는 수경관조성이라는 외부 형태적디자인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다. 때문에 다양한 호소생태계 중에서도 그 경관이 다채롭고 뛰어난 습원이나 습초지 등을 모티브로 하여 디자인적으로 재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전히 생태적인 측면이나 미적 완성도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국내에서 조성되고 있는 습지원이나 생태연못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축축한 땅wet land’의 부재다. 기존에 조성된 대부분의 연못은 물이 있는 연못 속과 물이 없는 연못 밖이 명확하다. 그러나 자연의 습지는 이 사이 부분이 물이 스며드는 축축한 땅으로 존재하며 심지어 그 규모가 엄청나다. 또한 이곳에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식물들이 가득하다.물론 어떤 형태의 연못을 만들 것인가는 조성 목적이나 만드는 이의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축축한 땅을 만들고 거기서 생육하는 호습식물Water loving plants을 심는다면 생태적으로도 경관적으로도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축축한 땅에서 자라는 호습식물이 우리에게 완전히 새로운 식물은 아니다. 노루오줌, 앵초, 곰취 등 그늘이 지는 곳에 흔히 심는 식물들 중에 호습식물이 많다. 노루오줌속Astilbe , 앵초속Primula , 비비추속Hosta , 곰취속Ligularia 등은 대표적인 호습식물로 부엽토가 많은 그늘이나 반그늘에서도 잘 자라지만 햇빛에 노출되는 축축한 땅에 심으면 개화기가 오래가고 생육 상태가 더욱 좋아진다. 다음은 수변식물의 이용 방법에 대한 문제다. 수변식물은 연못 가장자리를 따라 생육하며 축축한 땅과 깊은 수심 사이 공간을 장식한다. 갈대, 부들, 고랭이, 사초류 등이 대표적이며 이들은 집단적으로 형태를 이루어 물과 땅 사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갈대나 부들은 현재도 많이 이용되고 있는 수변식물이다. 문제는 연못의 규모나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 동일하게 식물을 배식한다는 점이다. 연못이 작을 경우 갈대와 같은 식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번성하여 머지않아 연못 전체를 점령하게 된다. 때문에 연못을 계획할 때에는 연못의 규모와 식물의 특성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규모가 작은 연못에는 천일사초, 쇠털골과 같은 식물이 적합하며 갈대나 부들은 저류지나 골프장 등의 대규모연못에 식재하기 좋다. 김봉찬은 1965년 태어나,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였다.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 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07년 조경 업체인 주식회사 더가든을 설립하였다.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과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 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조성 사례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 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 상남수목원 암석원(2009),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 및 고층습원(2014) 등이 있다.
  • [그린인프라·저영향개발] 도시농업을 위한 빗물저류조 텃밭 용수를 위한 빗물 이용 시설의 설계 용량
    ‘도시농업’이란 도시 지역에 있는 토지, 건축물 또는 다양한 생활 공간을 활용하여 취미, 여가, 학습 또는 체험등을 위하여 농작물을 경작하거나 재배하는 행위를 말한다. 정부는 이러한 도시농업을 장려하기 위해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13)을 제정했다.텃밭에 농작물을 가꾸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수용수와 관리를 위한 잡용수가 필요하다. 이러한 도시농업 용수공급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빗물 이용이 가능하다. 빗물 이용은 저영향개발을 구성하는 요소 중의 하나이며, 수자원을 보전하는 역할을 한다. 빗물 이용을 장려하기 위한 법제가 일부 마련되었고 또 지금 입법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가운데, 빗물 이용 시설에 대한 지자체의 보조금 지급과 같은 다양한 지원 사업들이 이루어지고 있다.지방자치단체는 다양한 시민 활동 지원 사업을 통해 도시농업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도시농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종로구의 현황을 예로 들고, 빗물을 도시농업 용수로 사용하기 위한 간단한 용량 산정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종로구에서는 2011∼2013년까지 총 48곳의 도시농업용 텃밭을 조성하였으며, 기존 텃밭 또는 앞으로의 텃밭 계획에서 용수 공급 계획 수립 시에 빗물 이용 시설 연계를 장려하고 있다. 권경호는 서울대학교에서 조경학을 배우고, 독일 베를린 공과대학교에서 응용수문학·도시물관리 분야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관심 분야는 저영향개발(LID)과 그린인프라(GI), 저개발국 기초식수공급, 독일 통일 전·후의 도시 인프라 계획 등이다. (재)한국먹는물안전연구원 내의 도시물순환연구센터에서 분산형 빗물관리의 도시홍수 방재,물순환,비점오염 저감 효과 측정 및 수문모델링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 [생태문화·생태복원] 사람이 만든 청계천, 자연이 만든 청계천(1) 청계천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변화상을 중심으로
    지난 글에서는 지구상의 중요한 탄소 저장소로서 기후변화의 해답이며 한편으로는 그 중요성이 간과되어 ‘신데렐라 생태계’로 불리고 있는 이탄 습지의 탄소 순환 및 물 순환을 다루었다. 사례로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이탄습지이자 람사르습지 1호인 대암산 용늪처럼 고산지대를 포함한 냉한대 기후대에 주로 발달하는 보그Bog, 펜Fen등을 중심으로 열대 아열대 기후대의 이탄 습지까지 살펴보았고, 이탄 습지가 직면한 당면 문제와 복원 방안, 그리고 그 뒷이야기를 소개한 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전문가에서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뜨겁게 달아올랐던 청계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청계천 복원 이후 생태계의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의 모니터링 연구책임을 맡아, 청계천이 어떻게 변화해 나가는지를 세밀하게 조사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물론 지금도 청계천은 끊임없이 변화해가고 있지만 초기 5년 동안의 변화는 청계천이 생태적 형성과정에 입각하여 과거의 궤적에 따라 진행되어 가고 있는지를 결정하는 바로 미터였다고 생각한다. 청계천은 생태적, 경제적, 사회적, 심지어 정치적으로도 치열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지만, 이 글은 그러한 논란의 원인과 현상은 배제하고, 객관적 시각에서 실제 조사 분석한 결과만을 가지고 청계천 복원 이후의 변화상과 그 생태적 의미를 논하고자 한다. 직선수로 속의 사행 흐름 자연하천에서의 모래톱은 하천의 흐름에 의해서 모래 및 자갈 등이 이동하면서 하천곡류부에 자연스럽게 생성 및 소멸되는 하천의 중요한 기반 환경이며 청계천과 같은 복원하천의 경우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래톱 및 자갈톱 등의 미소지형이 형성되어 서식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청계천의 경우도 지형 환경에서 다양한 변화가 관찰되고 있으며 특히 모래톱이 계절적 혹은 주기적으로 변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집중호우 전·후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수질정화, 식생 종다양성 증진, 생물서식처, 유속 조절 기능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물상의 변화 이외에 지형적 변화들이 청계천에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모래톱의 변화상과 그에 따른 동·식물의 이용 행태를 살펴보고 집중호우 전후 모래톱의 기능 변화 여부를 분석하기 위하여 주요 모래톱 구간을 선정하여 소끼아Sokkia 광파기를 이용해 측량을 실시하였다. 대부분의 모래톱은 곡류부 또는 다른 지천과의 합류부 등에 형성되어 있었고, 대표적인 모래톱 구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구본학은1959년 대전 생으로,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한국수자원공사에서 계획,설계,시공,관리,기술 개발 등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였고,혜천대학을 거쳐 현재는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환경생태,생태복원 분야에서 설계·시공과 관련된 공학적 이론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국제 규모의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생태문화포럼’을 주관하고 있다.습지와 생태 문화를 사랑하는 동료들과 함께 해외 중요 생태 문화 자원을 다수 탐방하였으며,『습지생태학』등의 저서가 있다
    • 구본학[email protected] /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 / 2015년05월 / 81
  • [도시생태복원] 도시 생태숲 복원과 창출(2) 도시숲 복원·조성 기법과 사례
    지난 글에서는 도시 생태숲의 주요 개념과 기능을 알아보고, 도시 생태숲 복원 및 창출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이번 원고에서는 도시숲의 주요 복원·조성 기법과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원고 분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의 절을 나누기보다는 기법과 연계된 사례들을 함께 언급하고자 한다. 도시 지역에서 생태적인 숲을 제대로 조성하기 위해서 첫 번째로 해야 할 것은, 자연 지역에서의 훼손되지 않은 숲이 어떤 상태인지에 대한 연구다. 필자가 자주 강조하는 사항이기도 한데, 바람직한 생태복원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자연에서 배우고 익혀서 복원할 대상 지역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도시 생태숲 역시 자연의 숲에 대한 구조와 기능을 조사하고 분석하여 이를 도시 생태숲 조성 및 복원 지역에 적용해야 한다. 그 외의 디테일 기법은 사실 조경인들이 모두 잘 알고 있는 사항이다. 이와 관련한 좋은 사례가 여의도공원의 자연생태숲이다. 필자가 다른 원고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재차 간략히 언급해 보면 다음과 같다. 여의도공원을 조성할 당시, 자연생태숲을 조성하는 방법에 대해 서울의 남산을 모델로 하여 조성하자는 자문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 이에 설계사에서는 남산의 식생 구조를 조사·분석하였고, 그 결과를 도면에 옮겨 시공하였다. 하여 지금 여의도공원의 자연생태숲에 가면 그 결과물이 어떻게 적용되었는 지 볼 수 있다. 남산의 남쪽 사면에는 햇빛이 잘 들어 건조하기 때문에 소나무류가 우점한 것을 반영하여 여의도공원 자연생태숲의 남쪽 지역에도 소나무가 우점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반대로 남산의 북쪽 사면은 상대적으로 습하기 때문에 참나무류가 우점하고 있는데, 여의도공원의 북쪽 지역 역시 참나무류가 주로 식재되었다. 조동길은 1974년생으로, 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이사로서 생태복원, 조경, 환경디자인, 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R&D 사업을 이끌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 『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 등이있다.
    • 조동길[email protected] /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 대표 / 2015년05월 / 81
  • [이미지로 만나는 조경] 게들이 만드는 도시
    신안군은 무려 1,000여 개의 섬으로만 구성된 행정구역입니다. 널리 알려진 홍도와 흑산도 외에도 압해도, 암태도, 자은도 등 72개의 유인도와 930여 개의 무인도가 신안군을 이루고 있는 섬들입니다. 최근 놀랄만한 요리 실력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차줌마 차승원과 유해진이 밥 해먹으러 가는 만재도도 바로 신안군의 여러 섬 중의 하나입니다. 관할구역 전체가 섬으로만 되어 있어서 정작 군청은 목포에 있다고 하네요. 이젠 꽤 오래 전 일이긴 합니다만 이 지역에 대한 경관계획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경관자원조사를 핑계로 2박3일 일정으로 조사를 나갔었지요. 사실 ‘일’이라는 명분이 있기는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완벽한 ‘섬 나들이’였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신안군의 이미지를 만들 만한 멋진 경관을 찾아야 한다는 이유로 좋다는 곳은 다 돌아다녔거든요. 물론 당시에는 가급적 많은 장소를 돌아봐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여유를 부릴 틈이 없었습니다만…. 하여간 조사하는 도중에 비금도라는 섬에도 들르게 되었습니다. 살짝 흐린 하늘 아래의 바닷가 모래밭은 무척이나 한적하고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경관을 어떻게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해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바로 발 아래쪽 모습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2014년까지 오하이오주립대학교.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 주신하[email protected] /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 2015년05월 / 81
  • [옥상녹화] 일본 옥상녹화 단상
    1. 이토우 포목점옥상정원 1910년도 나고야의 옥상정원 이 그림엽서를 처음 보았을 때는 어느 지방에 있는 작은 포목점의 1926년쯤 사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토우 포목점いとう呉服店’이라는 이름은 들어 본 적이 없지만, 사진에 찍힌 옥상정원은 꽤 훌륭해 보였고, 철근 콘크리트의 백화점 건축 기술이 어느 정도 숙성된 단계의 건물로 보였기 때문이다. 엽서를 입수하고 나서 실물을 꼼꼼히 살펴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오래된 것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종이 질도 좋고 거의 손상되어 있지 않았지만, 청색 잉크로 인쇄된 문면이나 글씨체가 무척 예스러워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신인 면은 1/3 기재면이라는 규격이 적용되어 있어, 이것만 보아도 1918년 이전의 엽서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고이마리古伊万里(아리타 주변에서 생산된 옛 도자기)의 제작 연대를 추정하는 감정鑑定법의 하나로 1/3 도자기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한 감정 기준이 옛 그림엽서에도 있다. 사진면의 설명문에는 ‘이토우 포목점’으로 되어 있지만, 수신인 면에는 ‘이토우 포목점 사진판부’라고 되어 있다. 사진판부와 같은 조직을 갖고 있다는 것은 상당한 대기업임을 의미하고, 더욱이 1918년 이전에 이런 호화 엽서를 만들었다는 것은 상당히 유명한 포목점이나 가능한 일이기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지방의 작은 상점이라면 인터넷상에 정보가 거의 없겠지만, 이 정도 규모라면 찾을 수 있겠지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대량의 정보가 검색되었다. 나는 전혀 몰랐지만, 예전부터 나고야 사람들 사이에서 이토우 포목점은 대단히 상징적인 건물이었던 것 같다. 검색으로 맨 처음 확인한 것은 위키피디아Wikipedia의 ‘마츠자카야松坂屋’였다. 이토우 포목점은 바로 마츠자카야의 전신으로, 1611년에 처음 문을 연 상당히 오래된 노점포였다. 1910년에 주식회사로 전환되었고, 나고야에서 첫 백화점인 이토우 포목점을 개업했다고 한다. 바로 그 백화점이 사진 속 옥상정원이 있는 건물임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좀 더 인터넷 정보를 찾아보니 1910년에 지어진 건물 외관사진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림엽서와 비교하니 완전히 같은 건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감정은 인터넷 검색을 시작한 지 불과 몇 분만에 끝나버렸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은데, 그만큼 이토우 포목점에 얽힌 추억이 있는 사람들이 세상에 꽤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 『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 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 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 야마다 히로유키[email protected] / 오사카부립대학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 / 2015년05월 / 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