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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정원] 일본의 명원18 에도 시대 초기의 정원(8)
    후몬지 정원 후몬지普門寺는 메이도쿠明德 원년(1390) 세쓰간説巌(설암) 화상이 개창하였고, 에이로쿠永祿 연간(1558~1569)에 영주 호소카와 하루모토細川晴元(1514~1563)가 정비한 절이다. 후몬지는 쇼호正保 2년(1645)에 본래 있던 자리에서 지금의 자리로 이건됐으며, 용계성잠龍溪性潜에 의해서 새롭게 부흥되는 역사적 사실을 보인다(大橋治三·齊藤忠一, 1998). 용계는 16세인 겐나元和 3년(1617)에 후몬지로 출가하였으며, 이후 주로 료안지에서 주석하였다. 칸에이寬永 4년(1627) 자의사건紫衣事件이 일어나면서 묘신지妙心寺산내가 2파로 의견이 갈리게 되었는데, 한 파는 막부의 횡포에 강력하게 저항해야 한다는 경파硬派였고, 다른 한 파는 막부의 지시에 순순히 따라야한다는 연파軟派였다. 자의사건이 해결되고 나자 연파는 산내에 고립되었고, 연파에 속해있던 용계역시 료안지 밖으로 나가는 것이 금지되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쇼오承応 3년(1654) 용계는 50세의 나이로 후몬지로 되돌아간다. 그런데 바로 그 해 7월 5일 중국 황벽종의 인겐隱元(은원)이 나가사키長崎 고후쿠지興福寺(통칭 남경사)의 일연성융逸然性融과 단월檀越의 초청으로 일본에 와서 다음 날인 6일에 고후쿠지에서 개법開法을 하고, 그 다음 해에는 소후쿠지崇福寺에 살면서 설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용계는 같은 해 8월 인겐을 묘신지로 초청하여 종풍 개혁을 시작하였으며, 이듬해 9월에는 후몬지에도 초청하여 승당을 열었다. 용계는 이윽고 인겐의 제자가 되었는데, 인겐의 제자가 되면서 원래 당호인 용계종잠에서 용계성잠으로 명호를 바꾸게 된다. 후몬지의 정원은 인겐을 맞이하면서 비로소 축조된다. 작정은 요련사에 주석하던교쿠엔玉淵에 의해서 이루어졌는데, 교쿠엔은 흥성사 산내의 탑두塔頭와 가쓰라리큐桂離宮의 작정에 참여한 인물이며, 후대에는 라쿠호쿠洛北에 소재한 원통사의 정원을 만들었던 석립승石立僧이다. 정원은 평원산수화平原山水畵풍의 고산수양식을 보인다. 중앙에 커다란 출도를 배치하고 왼쪽 구석에는 고롱석조枯滝石組를 만들었다. 학도鶴島 모양의 석조에는 커다란 돌 하나를 높이 세웠는데, 그 오른쪽에는 2단으로 된 마른 폭포를 만들어 물이 떨어져 흐르는 모양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우측의 용첨석은 윗부분이 평평한 돌로 높이 세운 입석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다시 그 앞에는 석교를 놓았는데, 석교에 연결되는 좌우의 석조 역시 강력한 힘을 느끼게 한다. 이 석교는 하부가 지면에 닿도록 설치한 특이한 디자인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석교를 바닥에 닿도록 만든 정원은 일본은 물론 중국이나 한국의 정원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정원의 오른쪽 공간의 경우에도 만灣이 깊고 길게 들어가도록 조성하여 정원이 바다의 들쑥날쑥한 경관을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쇼세이엔 쇼세이엔涉成園은 진종본묘真宗本{廟(신슈혼뵤)인 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의 별저別邸다. 히가시혼간지는 케이쵸慶長 7년(1602) 12대 주지인 교뇨敎如가 도쿠가와 이에야스로부터 절을 지을 땅寺地을 하사받아서 이룩한 절이다. 그 후 13대 주지 센뇨宣如는 3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미츠德川家光로부터 히가시혼간지 동측의 토지를 하사받고 쇼오承応 2년(1653) 이곳에 은퇴 후 자신이 머물 수 있는 은거소를 마련한다. 이 은거소에는 섭성원이라는 당호가 붙여졌는데, 이 말은 당나라 시인 도연명陶淵明이 지은 귀거래사歸去來辭 1절 “원일섭이이성취園日涉而以成就”에서 ‘섭涉’자와 ‘성成’자를 따온 것이다. 별저를 이룩한 후 센뇨는 별저의 경계부에 탱자나무枳殼(기각, 가라다치)를 심어 산울타리로 삼았는데, 이러한 까닭에 별저의 이름을 ‘탱자나무 집’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 집에는 탱자나무 집이라는 이름 이외에도 히가시혼간지의 하옥부下屋敷(시모야시키), 신옥부新屋敷(싱야시키), 백칸옥부百間屋敷, 동전東殿, 동원東院, 기각어전枳殼御殿 등 다양한 별칭이 있다. 홍광표는 동국대학교 조경학과,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경기도 문화재위원,경상북도 문화재위원을 지냈으며,사찰 조경에 심취하여 다양한 연구와 설계를 진행해 왔다.현재는 한국전통 정원의 해외 조성에 뜻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저서로『한국의 전통조경』,『한국의 전통수경관』,『정원답사수첩』등을 펴냈고, “한국 사찰에 현현된 극락정토”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또 한국조경학회 부회장 및 편집위원장,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도시농업과 정원 활성화 연구] 원예와 치유농업 치유농업 서비스 제공 위해 정부3.0 통한 협력 강화
    치유농업은 농업은 더 이상 생산에 초점을 둔 1·2차 산업에 머무르고 있지 않다. 최근 관광농업을 넘어선 치유농업 agro-healing, care farming, social farming, green care farming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치유농업이란 농업·농촌자원 또는 이와 관련한 활동 및 산출물을 활용한 치유 서비스를 통해 국민의 심리적·사회적·인지적·신체적 건강을 도모하는 산업 및 활동이다. 농작물 경작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도시농업에 비해 치유농업은 경작뿐만 아니라 동물, 지역문화, 농촌경관 등 모든 농업·농촌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치유농업이 발전한 네덜란드에서는 치유농업에 대한 높은 사회적 요구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실제 농업 현실에 부합한 치유농장 경영시스템을 확립하고 있다. 장애인, 정신질환자 등 직접적인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어린이 및 가족 단위의 체험활동이 활성화돼 있어 연간 1만 명 이상이 참여해 개인의 심신 건강을 강화하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Di lacovo & O’ Connor, 2009; Hassink & Van Dijk, 2006;Hassink, 2007). 이와 같은 치유농업의 사회경제적 기여 효과는 얼마나 될까? 지난 2013년 농촌진흥청은 KM+컨설팅과 공동으로 대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해 치유농업 활동 및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 경험 및 만족도, 참여의사, 치유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인식, 치유농업 활성화를 위한 부담금 지불의사 분석 등을 토대로 치유농업의 경제적 기여 효과를 추정했다. 전체 응답자의85%가 치유농업은 공익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인식했으며, 치유농업 정착 및 발전을 위한 예산 확보와 관련해 전체 응답자의 73,2%가 특별부담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는 2010년 도시농업 연구팀으로 시작하여 2015년 5월 도시농업과로 정식 직제화 되었다. 도시농업과에서는 농업 기술을 활용하여 일반 도시민들이 식물을 통해서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 김경미·정선희[email protected] /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 2015년10월 / 86
  • [식물 디자인의 발견] 디자인 개념으로 식물 이해하기(3) 식물, 색으로 이해하기
    정원과 색 정원에는 많은 색이 연출되어 있다. 식물이 만들어내는 색 외에도 건물, 구조물, 의자, 조각 등의 색이 정원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때문에 식물 디자인이라고 할지라도 식물 자체의 색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과 함께 하는 건물과 구조물이 지니고 있는 색과의 조화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그에 앞서 색 자체에 대한 이해와 색의 조합이 갖게 되는 아름다움의 연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색의 이해 색은 빛과 그림자, 그리고 우리 눈의 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색의 연구에 40여 년의 시간을 보낸 독일의 문학가 괴테는 1810년 ‘색의 이론Zur Farbenlehre’을 발표했다. 괴테의 연구가 있기 전까지 색의 연구는 영국의 물리학자 이작 뉴턴이 밝혀낸 프리즘을 통해 빛이 지니고 있는 색(빨, 주, 노, 초, 파, 남, 보)의 원형을 찾는 것이었다. 괴테는 뉴턴의 이론을 근간으로 하되 여기에서 좀 더 깊숙이 색에 대한 이론을 진화시켰다. 괴테의 색의 연구는 크게 여섯 부분으로 나뉜다. ① 생리학적 색의 세계 ② 물리적 색의 세계 ③ 화학적 색의 세계 ④ 색의 특징 ⑤ 다른 현상과 색의 관계 ⑥ 색의 효과 괴테는 같은 회색이라 할지라도 흰 바탕에 있는 회색이 더 진하게 보이고, 검은 바탕에 있는 회색이 더 밝게 보이는 효과를 알아내면서 우리 눈의 생리학적 현상을 밝혀냈다. 즉 이런 차이는 우리 눈이 일으키는 착시 현상으로 물리적으로 실제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그 현상을 우리가 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 외에도 그는 빨간색을 오래 보고있다 눈을 감으면 우리 눈에 초록이 나타나는 현상, 즉 색 자체가 서로 보완의 요소 혹은 마주보는 색이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더불어 괴테는 색은 빛에 의해서만 나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그림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밝혀낸다. 이 과정은 디자이너들이 많이 쓰는 포토샵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사진을 교정할 때 빛의 밝기를 점점 극대화시키면 결국 그림자가 사라지면서 하얗게 색이 사라져버리고, 반대로 어두운 그림자를 점점 강하게 드리우면 이 경우도 역시 검게 사라진다. 즉 빛만큼이나 어둠, 그림자가 색을 표현하는 요소라는 것을 알게 된다. 무엇보다 괴테의 색의 이론에서 중요한 부분은 색을 인간의 감정으로 해석한 부분이다. 괴테는 따뜻한 느낌을 주는 색, 차갑게 가라앉히는 느낌을 주는 색 등으로 각각의 색을 구별했다. 이런 괴테의 색의 연구는 지금까지도 색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로 미술을 포함한 예술작업의 기초 학습으로 쓰이고 있고 식물 디자인에 있어서도 색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공부 자료가 되고 있다. 색의 조합 원리 물감을 팔레트에 짜면 개별의 색상이 나타난다. 매우 선명하고 뚜렷한 색감을 그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연 상태, 특히 정원에서 우리가 보고 느끼게 되는 색은 물감에서 막 나온 각각의 색이 아니라 여러색의 혼합물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각각의 색감을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색이 서로 만났을 때 우리 눈에 아름답다고 느끼는지 그 색에 대한 혼합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1. 원색과 중립색의 조화neutral color 정원에서 식물을 색으로 연출해야 할 때, 두 가지 그룹의 색상 구별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빛이 지니고 있는 원래의 색(7가지 무지개색)과 애매하면서도 중립적인 색상의 혼합인 중립색(흰색, 검은색, 회색, 은색, 갈색, 초록색: 초록색은 원래는 원색에 넣어지나 정원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바탕색으로 구별되기 때문에 중립색으로 처리된다)이다. 여기에서 중립색은 바탕이 되는 색을 말한다. 단, 이 중립색은 식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식물의 색은 물론이고 흙, 주변 배경이 되는 건물들이 지니고 있는 색상을 모두 포괄한다. 중립색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예를 들면 빨강의 꽃을 피운 튤립의 경우 꽃의빨간색은 변함이 없지만 어떤 바탕에 있느냐에 따라 많은 차이점을 가져온다. 때문에 식물을 디자인할 때 포인트로 쓰고 싶은 색상이 있다면 반드시 그 배경으로 어떤 색상이 올 것인가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식물 디자인에 있어 중립색, 배경이 중요한 이유는 뭘까? 일반적으로 회색, 초록색, 흰색, 검은 색, 은색, 갈색의 중립색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① 옆에 따라오는 색의 톤을 다운시키는 효과가 있다. ② 강렬한 원색들이 만나야 할 때 중간 채우기 역할을 해줄 수 있다. ③ 다만 흰색의 경우는 빛에 의해 강한 밝음을 일으키기 때문에 중립색이지만 단독의 원색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오경아는 방송 작가 출신으로 현재는 가든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영국 에식스 대학교(The University of Essex) 위틀 칼리지(Writtle college)에서 조경학 석사를 마쳤고, 박사 과정 중에 있다. 『가든 디자인의 발견』, 『정원의 발견』,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외 다수의 저서가 있고, 현재 신문, 잡지 등의 매체에 정원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는 칼럼을 집필 중이다.
    • 오경아[email protected] / 오경아가든디자인연구소 대표 / 2015년10월 / 86
  • [그린인프라·저영향개발] 물순환지도Hydrotope Map 작성의 필요성과 과제 통일성 있는 지도 형태의 면적面的 물수지 값 필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저영향개발LID: Low Impact Development, 그린(빗물)인프라 등의 이름으로 도시 물순환을 개선하고자 하는 법제 정비와 시범사업들이 많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이러한 새로운 물관리 접근 방법이 나아가는 방향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임의의 시설이나 제도의 도입에 있어서 평가의 기준, 기술의 표준은 해당 분야의 발전과 전개 과정을 결정짓는 핵심적 사안이다. 예를 들면, 정보통신기술 분야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에서는 이러한 표준이나 기준을 선점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저영향개발, 그린인프라 관련 시설 용량 산정, 목표 설정 등의 기준은 과연 어떠한가. 환경부의 저영향개발: 비점오염 저감시설의 역할 강조 환경부의 『건강한 물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저영향개발(LID) 기술요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설치하는 목적에 따라 시설 용량은 저감 대상 유역 면적과 시설 내 체류 시간, 여과 속도, 제거 효율, 막힘 주기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그리고 시설의 표면적 및 여재 깊이는 수질 처리 용량과 여과 속도 등을 고려해 설계한다. 강우유출수의 원활한 유입을 위해 유출 지역과 유입부 사이의 구조가 중요하며 유입 수로, 유도 관거 등의 적용이 필요하다. 유입부는 강우가 지체되거나 역류되지 않는 형태로 설치해야 하며, 협잡물이 시설 내부로 유입되지 않도록 전단에 침전, 스크린 기능을 갖는 전처리부를 배치해 시설의 안정성을 확보한다. 전처리부의 용량은 『비점오염저감시설의 설치 및 관리·운영 매뉴얼』(2008.12)을 참조해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 17의 비점오염 저감시설의 설치기준에서의 비점오염 저감시설의 설계 규모 및 용량은 다음의 기준에 따라 초기 우수雨水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1) 해당 지역의 강우 빈도 및 유출 수량, 오염도 분석 등을 통해 설계 규모 및 용량을 결정해야 한다. 2) 해당 지역의 강우량을 누적 유출고로 환산해 최소 5mm 이상의 강우량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처리 대상 면적은 주요 비점오염물질이 배출되는 토지이용 면적 등을 대상으로 한다. 다만, 비점오염 저감 계획에 비점오염 저감시설 외의 비점오염 저감 대책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규모나 용량은 제외할 수 있다. 환경부의 비점오염 저감시설은 크게 자연형과 장치형으로 구분된다. 장치형 시설에는 여과형 시설, 와류渦流형 시설, 스크린형 시설, 응집·침전 처리형 시설, 생물학적 처리형 시설 등이 있다. 위에서 인용한 바와 같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저영향개발을 주도적으로 장려하는 정부 부처인 환경부의 기본 방향은 아직 비점오염원 저감시설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저영향개발의 비점오염 저감 역할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개발 전과 후의 물수지 균형을 맞추는 근본 취지에서 볼 때 물순환부분이 너무 형식적, 소극적으로 다뤄지고 환경공학적 비점오염 처리 기작을 중심으로 이뤄져 산업의 측면에서 보면 또 하나의 불공정한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권경호는 서울대학교에서 조경학을 배우고, 독일 베를린 공과대학교에서 응용수문학·도시물관리 분야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관심 분야는 저영향개발(LID)과 그린인프라(GI), 저개발국 기초식수공급, 독일 통일 전·후의 도시 인프라 계획 등이다. (재)한국먹는물안전연구원 내의 도시물순환연구센터에서 분산형 빗물관리의 도시홍수 방재,물순환,비점오염 저감 효과 측정 및 수문모델링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 권경호[email protected] / (재)한국먹는물안전연구원 도시물순환연구센터 센터장 / 2015년10월 / 86
  • [생태문화·생태복원] 사구 생태계의 훼손과 복원(2) 일본 돗토리사구와 프랑스 필라사구
    일본의 돗토리사구 돗토리사구鳥取砂丘(とっとりさきゅう, Tottori Sakyu)는 일본 서부지역 돗토리 현 돗토리 시의 동해 해안에 펼쳐진 광대한 해안사구로서, 남북 2.4km, 동서 16km에 이르는 일본 최대 규모의 해안사구다. 일본 3대 사구의 하나로 꼽히며, 1955년 일본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2007년 일본의 지질 백선으로 선정됐다. 또한 산인해안국립공원山陰海岸国立公園의 특별보호지구로 지정돼 있다. 바다의 모래를 해안을 향해 흘려보내는 조류와 해안선에 퇴적된 모래를 내륙으로 실어주는 탁월풍에 의해 형성됐다. 최대 높낮이 차이는 90m로, 일본의 전통 스리바치와 비슷한 꼴로 움푹 패인 지형으로도 유명하며, 특히 ‘큰 스리바치’로 불리는 지형은 높이가 40m에 달한다. ‘스리바치’의 사면을 따라 흐르는 ‘사렴砂簾(されん, 사렌)’이라 불리는 지형이나 바람결 때문에 발생하는 ‘풍문風紋’ 등이 알려져 있다. 돗토리사구에는 세 개의 사구열이 동해를따라 평행으로 펼쳐져 있다. 돗토리사구의 입구 주변에는 관광 사업의 하나로 낙타나 말 등을 사육하고 있으며, 근처 학교들의 소풍 장소나 글라이더, 샌드 보트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사구에 의해 바다에서 분리돼 생성된 호수인 다네가이케 늪이 동남쪽에 위치해 있다. 우기에만 형성되는 계절성 습지다. 사구 근처에는 유명 노래 기념비가 몇몇 존재하며, 엔카 가수 미즈모리 가오리의 ‘돗토리사구’라는 노래는 일본에서 지명을 소재로 한 노래들의 원조가 되기도 했다. 사구 주변의 민가는 사구로부터 날아오는 모래로 인해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 방풍림을 조성하되, 사구 및 생태계 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방풍림의 면적을 줄임으로써 지역 주민과의 공생을 도모하고 있다. 모래 괴물, 프랑스 필라사구 필라사구Pillat Dune(Grande Dune du Pilat)는 프랑스 남서쪽 아키텐Aquitaine 지역의 중심도시인 보르도Bordeaux 부근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사구로서, 유럽 최대의 사구로 알려져 있다. 와인의 고장으로 유명한 보르도에서 약 60km 정도 떨어진 대서양 연안의 아흐까숑만Bassin d’Arcachon 일대는 람사르 협약에 의해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Bassin d’Arcachon(Secteur du delta de la Leyre)로 지정돼 있다. 이곳은 앞서 소개한 스페인 도냐나 국립공원과 더불어 대서양 연안 철새의 이동 경로에 위치해 철새의 중간 기착지이며 월동지이기도 하다. 구본학은1959년 대전 생으로,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계획, 설계, 시공, 관리, 기술 개발 등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였고, 혜천대학을 거쳐 현재는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환경생태, 생태복원 분야에서 설계·시공과 관련된 공학적 이론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국제 규모의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생태문화포럼’을 주관하고 있다. 습지와 생태 문화를 사랑하는 동료들과 함께 해외 중요 생태 문화 자원을 다수 탐방하였으며,『습지생태학』등의 저서가 있다.
    • 구본학[email protected] /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 / 2015년10월 / 86
  • [도시생태복원] 도시생태축 복원(1) 도시생태축에 대한 개관
    도시생태축 복원은 자연 서식지를 포함해 공원이나 녹지, 하천, 가로수, 자투리땅의 녹화 지역 등을 활용해 생물종의 이동을 자유롭게 함과 동시에 생물들의 서식에 도움을 주기 위한 방법이다. 최근 폐선로의 공원화 사업도 이러한 노력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기존에 서울시 등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는 옥상녹화사업도 생태축을 달성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앞으로 진정한 생태축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공간들을 어떻게 생태적으로 만들고 연결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글은 3가지 원고로 나누어서 ①도시생태축에 대한 개관과 간략한 방법론을 기술하고 ②도시생태축의 조성 사례를 제시한 후에 ③앞으로의 과제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순으로 연재된다. 첫 번째 원고인 이번 호에서는 도시생태축을 바라보는 시각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제시하고자 한다. 도시생태축을 바라보는 시각 도시지역에서 생태축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도시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우리가 생태축을 생태 네트워크로 부르기도 하고, 세분화시켜서 녹지축green network, 하천축blue network, 바람길white network 등으로도 부른다. 최근에 여기에 개념을 더해서 토양축gold network의 개념도 들어와 있다. 더 나아가 설계가들의 입장에서는 핑크 네트워크pink network나 옐로 네트워크yellow network와 같은 다양한 색깔을 넣어서사람이 이용하는 동선을 네트워크화시키기도 한다. 문화적인 요소들을 네트워크시킬 때는 컬쳐 네트워크culture network라는 명칭도 사용한다. 조동길은 1974년생으로, 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이사로서 생태복원, 조경, 환경디자인, 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R&D 사업을 이끌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 『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 등이있다.
    • 조동길[email protected] /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 대표 / 2015년10월 / 86
  • [이미지로 만나는 조경] 돌과 철과 물과 콘크리트
    이번 호 이미지로 만나는 조경의 제목은 ‘돌과 철과 물과 콘크리트’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집에 대한 오마주hommage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제가 그렇게 문학적인 사람은 못 됩니다. 그저 사진에서 보이는 재료들을 쭉 열거한 수준이니까요. 돌과 철과 물과 콘크리트가 만나면 뭐가 될까요? 우리 주변에서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 재료들이라 이런 재료들로는 걸작이 만들어질 수 있고, 그저 그런 평범한 작품이 되기도 하겠지요.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떤 재료를 사용했느냐’보다 ‘이런 재료들을 어떻게조화시키느냐’일 겁니다. 이번에 소개할 사진은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바우지움 조각미술관’의 모습입니다. 올 여름에 개장한 개인 미술관인데, 치과의사 분이 조각가 부인과 함께 평생의 꿈을 실현한 곳으로 최근 언론을 통해서 소개되기도 한 곳입니다. 거친 돌들이 매끈한 콘크리트 사이로 드러난 독특한 느낌의 벽체로 나름 유명세를 타고 있기도 합니다. 저도 SNS를 통해 개장 소식과 함께 사진을 접했는데, 조금 멀어서 망설이다가 마침 근처에서 열린 워크샵을 마치고 방문을 해 보았습니다. 막상 가보니 사진으로 보던 독특한 벽체 외에도 볼 게 많더군요. 3개의 건물과 주변 외부 공간이 서로 감싸 안은 듯 배치돼 있어서 각 공간을 넘어갈 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고, 투명한 유리를 통해 건물 전시공간과 외부 공간이 긴밀하게 관계를 맺고 있어서 조각과 외부 경관을 동시에 감상하는 기분도 아주 좋았습니다.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오하이오주립대학교(Ohio State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지냈다. 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 주신하[email protected] /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 2015년10월 / 86
  • [옥상녹화] 일본 옥상녹화 단상
    1.녹화지붕 연구모임 시공 중인 지붕 녹화를 보며 이전에 소개했던 건축가 마에다 유리前田 由利씨가 주최하는 녹화지붕연구회의 제1회 연구 모임이 개최됐다. 2011년 2월 준공된 3층 목조건물에 녹화지붕을 시공하는 것을 보면서, 지붕녹화의 설계와 시공 기술에 대해서 토의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참가 자격이 녹화지붕연구회 회원으로 제한된 데다평일에 개최되는 모임이어서,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녹화지붕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전문가이거나 상당한 호기심을 가진 이들이라고 볼 수 있었다. 개최 통지서에 ‘안전모 지참’이라고 쓰여 있어, 아마추어는 거절한다는 분위기가 뚜렷하게 느껴졌다. 실제 이번에 참가한 회원 중에는 녹화지붕 설계를 하는 건축가가 2명, 옥상녹화용 토양을 개발해 판매하는 기술자가 1명 있었는데, 이들이 바로 전자에 해당하는 전문가 그룹으로 볼 수 있으며. 필자는 얼마 되지 않는 후자로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견학하는 입장이었다. 참가한 건축가는 방수나 토양 유출 방지 도구의 매우 미묘한 디테일에 대해서 마에다 씨와 열심히 말을 주고받았다.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축물 방수 개념보다 100배쯤 밀도가 높은 실로 미묘한 주제들이어서, 이를 처음 듣는 사람들은 완전히 이해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됐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그렇구나’라고 이해하면서 나 스스로 그 동안 상당히 수련을 쌓았다는 생각이 들어 자화자찬하고 싶어졌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 『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 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 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번역 한규희 _ 어번닉스 대표, 일본 도시녹화기구 연구부 연구원
    • 야마다 히로유키[email protected] / 오사카부립대학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 / 2015년10월 / 86
  • [디자인 유랑 인 호주] 행정수도 캔버라 사람이 모이는 도시
    한국의 세종시처럼 호주에는 국가의 주요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행정도시가 있다. 바로 캔버라다. 이곳의 지명은 원주민어로 ‘사람이 모이는 곳’을 의미한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세계 최고의 수도 건설’을 목표로 개최된 국제현상공모에서 당선된 월터벌리 그리핀Walter Burley Griffin의 계획안을 바탕으로 계획된 이 도시는 서울과 비슷한 면적에 약 30만 명 남짓한 인구가 상주하는 호주의 행정수도다. 영국의 식민주의에 의해 형성된 공간적 패턴 속에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각 주도의 종주성을 강화하며 성장한 타 도시들과는 달리 캔버라는 초기부터 철저한 계획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러한 캔버라와의 인연은 대학시절, 학과 교수님의 권유로 참여했던 행정중심복합도시프로젝트의 선례 조사를 수행하며 시작됐다. 당시를 회상하며 간직한 설렘도 잠시, 예정됐던 투어가 갑작스레 취소돼 이른 아침부터 허겁지겁 뛰어다니다 시드니 중앙역에서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버스에 몸을 맡긴 지 세 시간쯤 지났을까? 차창으로 끝없이 펼쳐진 대평원 너머로 자연과 어우러진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정교하게 구획된 시가지는 한국의 세종시나 말레이시아의 푸트라자야Putrajaya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방문 당일, 시내버스의 파업으로 난감해하던 나에게 자가용을 이용해 도시 구석구석을 소개해준 방문자센터 안내원 포스터 론Foster Ron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그에 대한 보답으로 생생한 경험담을 시작하고 자 한다. 캔버라 산책 하나, 호주국립박물관 National Museum of Australia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고자 사무소 서재의 책을 뒤적이던 중, 이목을 사로잡았던 사진 한 장을 복사해둔 인연으로 호주국립박물관을 찾게 됐다. 호주국립박물관은 행정수도로서 호주의 문화적 특징을 보여주는 곳으로, 원주민연구소·미술관과 함께 호주연방정부 수립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됐다. 2001년에 개관한 이 박물관은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시드니와 멜버른 같은 대도시에 건립될 예정이었으나, 국립박물관을 국가의 상징시설로 인식한 연방정부에 의해 기각되며 그리핀 호수의 액턴 반도Acton Peninsula에 자리를 잡게 됐다. 윤호준은 1982년생으로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했다.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를 거쳐 서호엔지니어링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조경 계획 및 설계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북경공업대학교 성시건축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서호엔지니어링 북경지사에서 실무를 병행하고 있다. 『환경과조경』과 『스테이플(STAPLE)』의 해외리포터(중국)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지난 2012년에 출간한 『디자인 유랑 인 유럽』이 있으며, 현재 『디자인 유랑 인 아시아』편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