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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원의 조건
“외국에서도 우리나라 가든디자이너가 통할까?”
지난달 중순 업무차 한국에 온 황혜정 작가를 만났다. 그는 우리나라 가든디자인은 세계에 내놓아도 통하겠지만 전반적으로는 아직 보완할 점이 있다고 했다.
한국의 가든디자인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지만, 그것이 시공 품질까지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가든디자이너의 자질에 대해 말했다.
며칠 후 서울정원박람회 모델정원의 작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조경설계사무소에 다니고 있는 한 젊은 작가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는 “설계공모에 많은 작품을 내놓았다. 그런데 제출한 것들이 디자인으로만 남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작품이 끝나도 허전함이 남았다”고 말했다. 서울정원박람회에 참가한 이유도 시공까지 본인 손으로 직접 해보고 싶어서였다고.
일주일 간격으로 만난 두 명의 작가가 공통으로 말한 것은 시공이었다. 특히 황혜정 작가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시공부터 유지관리로 넘어가는 프로세스에서 가든디자이너의 전문성을 강조했고, 설계사무소 소속의 모델정원 작가는 첫 시공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황 작가의 지적도 모델정원 작가도 말하는 것은 하나였다. 조경과 정원의 차이다.
그동안 조경은 설계와 시공이 각각의 영역에서 이루어졌다. 대학에서도 설계 중심, 시공 중심으로 영역을 나누었다. 그런데 정원문화가 태동하는 지금, 과거 조경이 해왔던 관성만으로는 완성된 정원을 만들기 힘들다는 결론이 두 대화 속에 들어있었다.
그동안 다루는 스케일 차이로 조경이 정원을 포함한다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어왔다. 그러나 정원 현장에서 일하는 작가들은 설계와 시공을 이원화한 조경교육만으로는 정원을 제대로 다룰 수 없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황 작가는 “영국에서는 정원의 설계와 시공, 여기에 유지관리까지 할 수 있어야 전문가로 불린다. 오히려 설치와 유지관리가 디자인보다 중시되는 경향을 띤다”며 스케일로 조경이 정원을 포함한다는 생각은 맞지 않고 프로세스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제는 부분이 아닌 완성을 위한 조경의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황혜정 작가의 손은 굳은살로 거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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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e-환경과조경 한 달, 삼박자가 만든 ‘대박’
e-환경과조경(www.lak.co.kr)이 환경과조경의 공식홈페이지이자 독립적인 뉴스 매체로서 9월 1일 베타오픈을 했다. 대내·외적으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고, 한 달이 지나는 시점에서 어떤 성과를 얻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로 방문자는 몇 명이나 되는지, 뉴스나 이매거진의 콘텐츠는 많이 소비되는지, 주위의 평가는 어떤지 등등이다.
굳이 총평하자면 ‘격세지감’이라는 말로 대신해야겠다. 기자는 약 15년 전 환경과조경에 입사해서 라펜트가 론칭하기 전까지 환경과조경의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고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후 종합 인터넷 매체에서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대략의 페이지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조경뉴스에 대한 관심과 반응이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라는 것을 느끼는 데는 불과 며칠이 걸리지 않았다. 오픈 사흘만에 예상을 훨씬 웃도는 방문자가 몰리면서 홈페이지 접속에 문제가 발생했다. 홈페이지 규모 대비 초기 접속자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일시적으로 트래픽 용량을 올렸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방문자들로 오전이 지나지 않아 끊기는 일이 반복되면서 결국 대폭적인 서버 증설을 하고서야 정상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상대적이지만 대박이 아니라도 중박 이상이라는 평가는 가능할 듯싶다. 오픈 초기에 이런 성과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크게 3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본다. 우선 그간의 라펜트와 한국조경신문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라펜트가 일간으로 뉴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을 때, 회의적인 반응들이 꽤 많았다. 과연 조경분야가 그럴만한 뉴스가 있냐는 것이다. 심지어 주간으로 발행되는 한국조경신문에 대해서도 발행주기가 빠르다는 여론이 있었다. 하지만 이 두 매체가 조경인들의 습관에 큰 영향을 미친 듯하다. 지금은 많은 조경인들이 실시간으로 뉴스를 접하고 있고,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두 번째로는 페이스북의 힘이다. 친구 사이를 타고 확산되는 페이스북의 공유 기능이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초기접속자의 상당수가 페이스북을 통해 유입됐고, 그 동력으로 고정 접속자가 증가되는 양상이었다. 과거 같으면 몇 년은 걸릴 만한 일이 불과 한달 사이 벌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했다. 실제 e-환경과조경이 오픈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을 주변에서 찾아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세 번째로는 오랜 전통과 역사를 이어온 ‘환경과조경’이라는 브랜드도 큰 몫을 했을 것으로 본다. 환경과조경의 홈페이지니까 그만큼 폭발력이 컸으리라. e-환경과조경은 간편한 뉴스 솔루션을 적용한 홈페이지가 아니라, 고유 콘텐츠를 입맛에 맞게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콘텐츠 확장이 가능하도록 자체적인 기획을 통해 하나 하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에 많은 오류를 감수하면서도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 힘든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변화를 멈추지 않겠다는 포석으로 보아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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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정원] 일본의 명원30
타이쇼 시대의 정원(1)
타이쇼大正 시대는 타이쇼大正 천황의 재위 기간인 1912년부터 1926년까지의 15년간을 가리킨다. 타이쇼 천황은 메이지 천황의 아들인 요시히토嘉仁로, 메이지明治 천황이 죽은 후 1912년 7월 천황으로 등극한다. 그는 병약하여 일본 근대사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하지는 못했으며, 특별히 남긴 업적이 없다.
타이쇼 시대의 일본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거치면서 군사력과 군비산업이 비약적으로 확충되었고, 만주를 유효하게 지배하였으며, 조선과 대만을 식민지화함으로써 생산 활동과 경제 규모가 급격히 커졌다. 그러나 막대한 전비 지출과 해외 공략에 따른 재정 지출이 급증하면서 국채와 외채는 누적되고, 국민의 부담은 가중됐다.
만성적인 경제불황으로 침체된 일본경제를 회생시킨 것은 유럽에서 일어난 제1차 세계대전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일본의 대외 수출은 3배로 늘어났고, 공업 생산액은 5배로 증가했으며, 경공업과 함께 제철·기계 제작과 같은 중공업까지 발전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 결과 일본은 무역 흑자국이면서 채권국이 됐다. 서구 열강이 유럽에서 제1차 세계대전에 몰두하고 있을 무렵, 연합국으로 참전했던 일본은 중국에 대한 침략을 더욱 본격화하면서 동맹국 독일의 중국 이권까지 차지해 버리고 말았다.
일본은 1920년대 들어 경제 규모의 확대와 교육의 확충으로 전국적인 사회·노동·농민운동이 전개되었고, 도시 중산층들에 의한 자유주의적 민주정치 요구도 증가했다. 타이쇼 시대를 중심으로 일본의 정치·사회·문화의 각 분야에서 민주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사회를 지향하려는 운동과 풍조가 나타났는데, 이것을 타이쇼 데모크라시Democracy라고 한다. 이 풍조는 제1차 세계대전 후 자유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세계적인 움직임과 일본 국내적으로 자본주의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도시 중간층과 무산계급의 성장, 그들이 정치적, 시민적인 자유를 추구하게 된 점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타이쇼 시대의 건축과 조경문화를 한마디로 특정하여 말하기는 곤란하다. 정원문화 역시 메이지 시대의 양식적 특징이 지속되는 현상을 보이는 정도에 그쳐서 특별히 주목해야 할 내용이 없다.
홍광표는 동국대학교 조경학과,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경기도 문화재위원,경상북도 문화재위원을 지냈으며,사찰 조경에 심취하여 다양한 연구와 설계를 진행해 왔다.현재는 한국전통 정원의 해외 조성에 뜻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저서로『한국의 전통조경』,『한국의 전통수경관』,『정원답사수첩』등을 펴냈고, “한국 사찰에 현현된 극락정토”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또 한국조경학회 부회장 및 편집위원장,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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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기법] 그늘정원 조성 기법(9)
만병초원 조성
우리나라에 만병초가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대략1 970년대부터다. 당시 천리포수목원을 비롯해 전문 식물원과 일부 만병초의 매력에 빠져있던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외국의 품종들이 수입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재배에 실패했고 천리포수목원이 그 당시의 품종 중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정도다.
국내에서 만병초는 재배하기가 몹시 까다롭고 어려운 식물로 알려져 있다. 초기 도입자들이 대다수 실패를 경험했던 까닭에 많은 사람들이 만병초는 뭔가 특별한 식물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일반적인 정원식물에 비해 좀 더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몇 가지 유의사항 정도만 잘 지켜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는 식물이다.
다행히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성공적인 재배 사례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자체적으로 번식이 가능한 농가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원예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또한 경북 봉화의 백두대간수목원과 강원도의 하이원리조트, 충청남도의 천리포수목원, 제주의 여미지식물원 등 다양한 지역에서 만병초를 이용한 정원을 계획하고 조성하면서 만병초원의 대중적 확산의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중이다. 식물원이나 공원, 아파트단지 등 정원을 고민하는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소재와 주제원에 갈증을 느끼던 이들이 하나둘 만병초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만병초원을 조성하고자 한다면 먼저 구입이 가능한 만병초를 확인해야 한다. 만병초는 워낙에 품종이 다양하고 품종마다 재배 환경이나 특징이 다소 상이할 수 있어 정확한 학명을 알고 특성을 파악한 후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종종 품종명이나 학명이 표기되지 않은 상태로 판매되는 만병초들이 있는데 이 경우 식물의 특징을 파악하지 못해 재배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름을 알아야 내한성과 자라는 형태, 꽃의 색깔, 꽃이 피는 시기 등의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러한 정보를 숙지하고 있어야 그 식물에 맞는 재배 환경을 조성하고 세심한 배식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김봉찬은 1965년 태어나,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였다.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 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07년 조경 업체인 주식회사 더가든을 설립하였다.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과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 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조성 사례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 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 상남수목원 암석원(2009),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 및 고층습원(201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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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녹화 A to Z] 정원이와 알아보는 옥상녹화의 모든 것(8)
옥상녹화 설계의 실무: 설계의 단면도와 상세도
팀장 정원 양! 올여름은 참 긴 더위가 이어졌어요. 가뭄도 심했고 무더위에 병충해도 더 심각해진 것 같아요. 지난 시간에도 말했지만, 기후가 예측하기 어려운 쪽으로 변해가는데 조경도 이에 맞춰 식재 수종이나 관리방안 등의 변화가 필요할 것 같아요.
정원 맞아요. 팀장님! 사람이야 에어컨이 있는 사무실에서 근무하거나 버스나 지하철을 타도 냉방이 잘되어 있어서 괜찮겠지만 식물들은 그렇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식물종의 변화가 생기고 하자발생률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팀장 정원 양 말대로 언제부턴가 우리는 가뭄에 대해 무감각해졌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먹고 씻는 물이 부족한 것을 모르니 무감각해질 수밖에 없죠. 하지만 식물들은 가뭄과 폭염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예전보다 수목의 고사율이 높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옥상조경 설계에서도 생존율이 높고 지역 기후에 알맞은 식물을 사용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설계에 대한 교육이 끝나면 이상기후에 대처하는 설계나 관리방안에 대해 짧게 알려주도록 할게요.
정원 정말 필요한 일인 것 같아요. 설계에서 대처를 하는 것이 먼저겠지요?
팀장 맞아요. 설계에 반영하지 않는다면 현장에서 설계를 변경하거나 반영하기가 쉽지는 않죠. 이번 시간에는 지난 시간에 이어서 옥상녹화 설계를 위한 도면에 대해 가르쳐주겠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평면도를 위주로 배웠지만 이번 시간에는 같은 건물을 놓고 단면도와 상세도에 대해 배워보겠습니다. 중요한 부분들은 단면도와 상세도를 제시하여 현장에서 시공할 때 잘 대처해야 합니다. 또한 시공물량의 산정도 중요한 문제랍니다. 정원 양은 지난 시간에 배운 것에 대해 질문할 사항은 없나요?
김진수는 다양한 경험을 거쳐 12년 전부터 옥상정원 분야에 전념해 오고 있다. 현재 (주)랜드아키생태조경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독일 ZinCo GmbH사와 기술협약을 맺어 옥상녹화 시스템을 국내에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랜드아키생태조경은 도시 집중화로 인해 지나치게 상승한 땅값으로 새로운 녹지 조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옥상 공간을 가치 있게 재탄생시킴으로써 생태조경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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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생태복원] 미래의 자연 생태도시를 위한 과제(1)
생태도시로 가는 핵심과제‘국민의 인식 제고’
이 연재의 마지막 주제는 미래에 자연친화적 생태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앞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매우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다. 필자는 그것들을 정책·제도·예산의 측면, 기술적 측면, 인식의 측면으로 나누어서 제시하고자 한다.
제아무리 좋은 기술을 갖고 있어도 정책이나 법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활성화되기 힘들다. 법과 제도는 국회나 행정부에서 생산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사회의 요구나 수요 등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결과적으로 사회의 적극적 요구나 수요, 혹은 삶 속의 필요성 등이 관건인 셈이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국민의 인식과 필요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핵심적인 사항이 바로 국민의 인식 제고다.
조경이 발전하고 생태복원이 활성화되며 정원산업이 더 크게 부흥하기 위해서는 이를 국민이 필요로 해야 한다. 친환경적인 공간이나 제품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지도록 해야 한다. 최근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친환경적인 방식의 습기 형성 방법을 고민하게 했고, 대체 상품을 만들도록 했다. 물론 그에 따른 법과 제도의 강화도 이루어지고 있다.
미세먼지, 황사, 기후변화 등의 문제는 대기환경을 개선하고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게 하였다.
조동길은 1974년생으로, 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이사로서 생태복원, 조경, 환경디자인, 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R&D 사업을 이끌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 『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 등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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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녹화] 일본 옥상녹화 단상
1.한큐 우메다 본점의 실내녹화
벽면녹화의 새로운 전개
사진은 오사카 우메다大阪梅田에 위치한 한큐阪急 우메다 본점 9층의 ‘축제광장’으로 불리는 특별 전시장 벽면에 연출된 실내녹화다.
한큐 우메다 본점은 7년간의 긴 개수공사를 통해2012년 10월 24일 드디어 재개장을 했다. 개장 당시에는 대단히 혼잡해서 방송에 나온 영상만 봐도 갈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부담 없이 들릴 수 있을 정도로 안정화됐다. 방송에서는 새로 생긴 숍이나 음식점은 방영됐지만, 녹화 부분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
그래도 옥상정원은 제대로 돼 있을 것으로 생각해 코베神戸 방면으로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들려 보았다.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굳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각층의 모습을 살피면서 올라갔다.
9층 축제광장은 우메다 본점의 중요 시설이기 때문에 이것만은 꼭 봐야겠다는 생각에 들러 봤는데,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첫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이 벽면녹화다.
공익재단법인 도시녹화기구의 특수녹화 공동연구회가 설립됐던 20년 전에는, 실내에 대규모 벽면녹화를 한다는 것은 생각하기조차 어려웠고, 특수녹화 공동연구회에서도 매우 어려운 특수 기술이라고 생각했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수요가 없었고 시공사례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독일 공항에서 비슷한 것을 찾아냈지만 자세히 보면 플라스틱제의 조화였으며, 독일인이 하지 않는다면 이세상 누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 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번역 한규희 _ 어번닉스 대표, 일본 도시녹화기구 연구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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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준의 이런 생각, 저런 고민] 전정은 왜 하는가
요즈음 조경의 화두는 친환경, 생태, 자연스러움 등이 대세를 이룬다. 그러다보니 자연과 유사하게 꾸미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심어놓은 식물을 되도록 손을 대지 않고 자연스럽게 유지하려 한다. 그리고 자연의 생태계에 맞는 수종을 선택해 심으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경향이 옳은 방향인지는 차치하고라도 식재한 식물에 계속적으로 손을 가한다는 것(유지관리)은 인건비가 비싼 현실에서는 비효율적이다. 또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도 정형정인 조경에서 자연스런 경관연출로 변해가는 것이 현재의 추세다.
자연계에서 식물들이 조화롭게 자라는 것을 보면 아름다운 부분도 많지만 반드시 아름다운 경관만 연출하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에는 치열한 생존 경쟁이 있다. 식물은 움직일 수 없으니 자신이 좀 더 나은 자리를 차지하려 애써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고 어떻게 해서든 경쟁상대를 도태시키려 애를 쓴다. 그러니 그속에는 죽음이 있고 식물이 기형적으로 자라는 것도 많다. 그리고 속으로 들어갈수록 지저분한 경관이 곳곳에 눈에 띈다. 죽은 가지, 썩어가는 나뭇잎, 뒤틀린 나무들… 어쩌면 아름다움과는 아주 먼 경관이 연출된다.
과연 조경이 이런 자연과 닮아야 하는 것일까? 조경이란 무엇인가? 경관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과연 무질서한 자연계를 닮아야 하는 것이 아름다운 것인가? 어차피 인간이 만드는 경관이 자연을 닮게 조성한다고 해서 자연스럽고 생태적으로 되는 것인가?
인간도 자연의 일부인데 인간이 만든 것은 생태적이지 않다는 말인가? 식물을 가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려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가미해야 하지 않는가?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도처에 자연이 널려 있는데 산을 그대로 방치해 식물들을 경쟁시키면 그것이 최상의 경관이 연출되는 것인가?
여기서 왜 전정이 필요하며 전정이 조경의 큰 기술 중에 하나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조경의 기술 중에서 전정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이는 나무를 살리고, 조경 즉 경관을 아름답게 만드는 기본 기술 중의 하나다. 교과서에는 전정의 기본원리가 있는데 내 기억으로는 ‘수목의 정자세를 유지해라, 고사지, 교차지, 역지, 도장지, 평행지를 제거하라’와 전정은 ‘위에서 아래로, 밖에서 안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 등이 기술돼 있다. 이는 수목을 왕성하게 성장시키고, 아름답고 손쉽게 유지하는 방법이다.
수목의 기분이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간의 관점에서 보는 경관의 연출법이다. 인간을 위해서 식물을 전정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식물을 위해서 전정을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둥글게 구름이 피어오르는 모양으로 전정한 가이즈까향나무는 전정의 극치를 보여준다. 식물은 저렇게 둥근 가지 모양을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은 그러한 가이즈까향나무의 모습이 친숙하다. 원추형으로 단장된 주목에서도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
인간의 이기심(?)이 토피어리를 만들어 놓고 즐거워한다. 잘못된 것일까? 그렇게 나무를 전정했지만 사람은 그 잘려나간 가지만큼 비료로 보상을 해 잎이 무성하게 자라도록 생육에 신경을 쓰며, 속가지의 죽은 삭정이를 제거해 가지와 잎 사이로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해 주면서 나무의 생육이 조금이라도 잘못될까 공을 들인다. 나무도 느낌이 있다면 죽은 잎이 다 없어지고 통풍이 잘 되니 시원하게 생각할까, 아니면 잘려나간 가지의 아픔을 되새기며 힘들어 할까?
또 나무를 전정하는 데 정자세가 되게 나무를 전정하고 고사지, 도장지, 역지, 간섭지를 제거해 주면 나무도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잔가지가 다른 잎에 가려 죽었는데 몸에서 떨어지지 않고 달려 있어 자신의 성장에 방해가 되고, 자신의 몸에서 난 가지가 두 개 겹쳐서 바람이 불 때마다 서로 부대껴서 상처가 생기는 것(간섭지) 역시 나무가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때 한 가지를 제거해 주는 작업을 하는 것은 나무도 좋아하리라 생각한다. 이렇듯 전정이란 나무에게도 좋은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생물은 자신의 성장과 번성을 원한다고 볼 때 전정을 한 나무가 생기가 넘치게 자라는 것을 보면 전정을 한 사람도 흐뭇할 때가 많다. 이런 의미에서 전정은 조경의 아주 중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전정은 우리가 감상할 때 좋아 보이게 하는 면도 강하지만 진정으로 나무가 잘 자라고 원기왕성하게 번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가로수로 심긴 나무는 보도블록에 갇혀 환경이 좋지 않으니 가지도 뿌리분의 상태에 맞게 잘라야 하며 하부의 곁가지는 차량에 부딪치지 않게 전정해야 한다. 또 건물 입구에 서 있는 잘 전정된 주목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키우기보다는 원추형으로 깔끔하게 단장된 모습을 유지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는 나무가 원하는 방향과 다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필요에 따라서 그렇게 나무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에 맞는 전정이지 않겠는가?
일부러 나무를 괴롭히고 학대할 필요는 없겠으나 목적에 맞는 전정은 꼭 필요하며 잘못된 전정은 지양해야 한다. 우리가 소, 돼지, 닭을 키워 인간의 목적에 맞게 유용하게 사용하듯 식물도 큰 원칙은 식물이 왕성하게 자라게 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인간이 원하는 방향으로 전정을 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잘못된 생각으로 나무를 자르는 데만 초점이 맞춰지면 잘못된 전정이라고 생각된다. 그냥 잘려나가는 가로수의 가지를 보면서….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
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
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
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
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
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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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로 만나는 조경] 선유도에 추억은 방울방울
추억은 방울방울
추억은 방울방울
한참 일본 애니메이션이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을 때 소개되었던 애니메이션의 제목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끄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이지요. 이 애니메이션에서 ‘미야자키 하야오’는 프로듀서를 맡았고 감독은 ‘다카하타 이사오’라는 다른 사람이긴 합니다만.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도쿄에서 태어나고 자란 탓에 농촌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던 ‘타에코’라는 여성이 여름휴가로 시골에 내려가는데, 그 곳 사람들과 어울리며 초등학교 때의 추억을 회상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에 아주 약간의 반전이 있긴 하지만 예전 추억들을 하나씩 에피소드로 보여주는 식이라 극적인 흐름도 없고 전개도 느린 편이어서 아마 지금 보면 좀 싱거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저에게는 꽤 인상적이고 따뜻한 느낌의 좋은 애니메이션이었던 것으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아마도 제 또래 분들이라면 보신 분들이 꽤 있을 겁니다.
못 보셨더라도 제목만이라도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을거예요. 약간은 촌스러운(?) 제목 때문에 ‘그런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있었지’하는 정도로 알고 계신 분들도 꽤 있을 테니까요.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 바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오하이오주립대학교(Ohio State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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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으로 떠난 청춘 유랑] 홍콩기행(4): 식재
살아있는 푸른 땅을 찾아서
홍콩, 고층건물이 지나치게 밀집한 곳. 복잡한 스카이라인이 먼저 떠오르는 홍콩은 내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회색 상자같이 꽉 막힌 느낌이 싫어 강남이나 홍대, 명동도 자주 가지 않는 나다. 그래서인지 ‘살아있는 푸른 땅’에 애착이 있고 식재에 대한 관심이 높다. 2014년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홍콩은 금융시장의 성숙도 1위, 국가경쟁력 7위로 상당히 발전된 나라다. 이런 화려하고 복잡한 도시에서 오아시스같은 공간을 만나는 것은 더욱 즐거운 일이다.
홍콩에 도착한 시간은 자정을 넘긴 1시쯤이었다. 공항에서 나왔을 때 홍콩 특유의 냄새가 진동을 했다.
영화 속에서 봤던 줄 서 있는 빨간 택시, 도로를 기점으로 하늘을 찌를 듯 높은 건물들과 무너져 가는 것 같은 집들이 보여주는 빈부격차, 시선을 돌릴 때 마다 홍콩만의 복합적이며 대비적인 경관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회색 도시 속의 작은 녹색 공간
분명 공항에서 숙소로 오는 길에 홍콩 자생수종으로 보이는 나무들을 봤는데, 다음날 거리로 나왔을 땐 그 흔한 가로수조차 없었다. 아니, 인지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1980년대 인구가 급증하자 부동산 업자들은 건물을 계속 위로 올렸다. 따라서 홍콩 외곽과는 반대로 도심지의 건물은 포디움은 넓고 건물 간의 간격이 촘촘한 빌딩숲이 됐다. 아마도 땅값은 비싸고, 면적은 좁은 홍콩의 환경으로 인해 식재공간을 따로 마련하기 어려워서였을 것이다.
홍콩 정부 차원에서는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
1. 워터프런트(Waterfront) _ 윤호준
2. 습지(Wetland) _ 박성민
3. 스트리트 퍼니처(Street Furniture) _ 조유진
4. 식재(Planting) _ 김수정
5. 야간 경관(Nightscape) _ 이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