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 자유와 낭만, 소박한 아름다움이 넘실대는 중세 속의 도시 한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도시, 프라하가 뿌연 안개 속에서 우리에게 손짓한다. 붉은 벽돌집, 성곽, 고색 창연한 건물 등 중세가 홀연히 우리에게 다가온다. 침묵하고 있는 프라하는 신비와 환상을 자아내고 있다. 도시계획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이 이에 있다. 중세의 계획철학이 이 도시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중세에 계획되고 지어진 도시의 틀이 전쟁과 이데올로기의 물결 속에서 수백년을 거쳐오면서도 중세도시의 골격을 잃지 않고 있는 힘 - 그것이 감탄스러울 뿐이다.
카를4세 왕을 주목하자. 그가 프라하시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는 혜안을 가진 도시 설계가였다. 1346년 카를왕은 탁월한 통치력을 인정받아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에 등극한다. 로마황제시절 로마제국의 그 많은 도시 중에서도 카를은 그의 고향이자 조국인 프라하를 정치·문화적으로 가장 우수한 도시로 만들어 놓았다.
▲ 프라하성에서 내려다 본 프라하 시내 프라하란 도시의 매력은 도시가 소박하고 아름답다는 것이다. 파리의 화려함이나 뉴욕의 번잡함에 비하면 이 도시는 따스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소박하고 따스한 아름다움은 오랜 시간 동안 이 도시에 쌓여져 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도시의 시설물들을 보자. 성당, 다리, 동상, 광장, 박물관으로부터 벤치, 가로등에 이르기까지 이들 시설물들이 이루어 내는 오케스트라적인 경관은 매우 조화롭다. 이러한 표정이 있는 도시 속의 삶은 도시민이 내면에 영향을 미치고, 내면의 거울들은 더 많은 것을 반사해 낸다. 이 것이 바로 프라하를 특징 짓는 도시문화가 아닐까?
먼저 세계에서 가장 야경이 근사하다고 평이 나있는 프라하성으로 올라가 보자. 블타바강과 카를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성 바로 밑에 펼쳐지는 고색 창연한 주황색의 도시가 너무나 아름답다. 대통령 관저로 이용되고 있는 프라하성 안에는 성 비투스성당, 성 이르지성당, 옛궁전, 보물관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르지 성당에서 언덕길을 내려가다 보면 황금소로라고 불리우는 좁은 골목을 만난다. 이 곳에는 마치 동화 속에서나 나올 것 같은 작은 집들이 사람들을 안으로 유혹하고 있다. 애초에는 성에서 일하던 집사와 하인들이 살던 골목이었으나 나중에는 연금술사들이 모여 살면서 황금소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 골목에는 여러 개의 상점들이 들어서 있어서 사람들을 이 집 저 집 기웃거리게 만든다. 이 골목길을 유명하게 만든 장본인은 역시 프란츠 카프카이다. 카프가가 살던 집이 바로 이 곳에 있는데 푸른색의 벽에 21번지라고 쓰여진 집이다.
카프카는 유대인 상인의 아들로서 이 곳에서 태어나 자랐다. 카프카는 40세에 정신병으로 죽을 때까지 여기서 살았다. 카프카 생가의 옆집인 20번지에는 하벨 대통령의 영부인이 장애인들에게 수공제품을 만들게 하여 판매하도록 배려한 곳이다. 그 수익금으로 장애인 복지를 위한 사업에 쓰고 있다. 넘실거리는 보라색 물에 떨어지는 햇살이 까를교를 자기 품속에 안아 버릴 것 같다. 작품을 위해 만들었는지 건너는 다리를 위해 만들었는지 모를 정도의 예술품이라고나 할까.
세계인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까를교. 1357년에 세워진 이 다리는 길이 520미터, 폭 10미터로서 다리 양쪽에 30개의 성인상이 세워져 있다. 다리 양끝에는 고딕양식의 타워가 있다. 과거 이 타워 위에서 외적을 감시했었다. 저녁시간에 구 시가지 쪽 다리 입구로 가서 까를교의 야경을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프라하는 자기만의 성곽 속의 시간을 스스로 멈추어 놓았다. 이곳의 시간은 중세인 것이다. 밤이면 동화적인 도시의 얼굴이 더욱 빛난다. 강물 속에 머리를 풀고 꺼꾸로 서 있는 도시풍경.
이 도시를 기행하면서 당신이 경험할 분위기는 대개 이런 코드들이다. 중세, 시민의식, 낭만, 동화, 크리스탈, 성당, 시계, 골목길, 다리, 성, 그리고 자유…… 기행은 그래서 하는 게 아닐까. 긴장되고 바뿐 현실을 뒤로하고 잠시나마 꿈속을 헤메다 오는 그런 것……
Prague, Czechoslovakia
원 제 무 Won, Jaimu·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자유와 낭만, 소박한 아름다움이 넘실대는 중세 속의 도시 한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도시, 프라하가 뿌연 안개 속에서 우리에게 손짓한다. 붉은 벽돌집, 성곽, 고색 창연한 건물 등 중세가 홀연히 우리에게 다가온다. 침묵하고 있는 프라하는 신비와 환상을 자아내고 있다. 도시계획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이 이에 있다. 중세의 계획철학이 이 도시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중세에 계획되고 지어진 도시의 틀이 전쟁과 이데올로기의 물결 속에서 수백년을 거쳐오면서도 중세도시의 골격을 잃지 않고 있는 힘 - 그것이 감탄스러울 뿐이다.
카를4세 왕을 주목하자. 그가 프라하시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는 혜안을 가진 도시 설계가였다. 1346년 카를왕은 탁월한 통치력을 인정받아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에 등극한다. 로마황제시절 로마제국의 그 많은 도시 중에서도 카를은 그의 고향이자 조국인 프라하를 정치·문화적으로 가장 우수한 도시로 만들어 놓았다.
▲ 프라하성에서 내려다 본 프라하 시내 프라하란 도시의 매력은 도시가 소박하고 아름답다는 것이다. 파리의 화려함이나 뉴욕의 번잡함에 비하면 이 도시는 따스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소박하고 따스한 아름다움은 오랜 시간 동안 이 도시에 쌓여져 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도시의 시설물들을 보자. 성당, 다리, 동상, 광장, 박물관으로부터 벤치, 가로등에 이르기까지 이들 시설물들이 이루어 내는 오케스트라적인 경관은 매우 조화롭다. 이러한 표정이 있는 도시 속의 삶은 도시민이 내면에 영향을 미치고, 내면의 거울들은 더 많은 것을 반사해 낸다. 이 것이 바로 프라하를 특징 짓는 도시문화가 아닐까?
먼저 세계에서 가장 야경이 근사하다고 평이 나있는 프라하성으로 올라가 보자. 블타바강과 카를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성 바로 밑에 펼쳐지는 고색 창연한 주황색의 도시가 너무나 아름답다. 대통령 관저로 이용되고 있는 프라하성 안에는 성 비투스성당, 성 이르지성당, 옛궁전, 보물관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르지 성당에서 언덕길을 내려가다 보면 황금소로라고 불리우는 좁은 골목을 만난다. 이 곳에는 마치 동화 속에서나 나올 것 같은 작은 집들이 사람들을 안으로 유혹하고 있다. 애초에는 성에서 일하던 집사와 하인들이 살던 골목이었으나 나중에는 연금술사들이 모여 살면서 황금소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 골목에는 여러 개의 상점들이 들어서 있어서 사람들을 이 집 저 집 기웃거리게 만든다. 이 골목길을 유명하게 만든 장본인은 역시 프란츠 카프카이다. 카프가가 살던 집이 바로 이 곳에 있는데 푸른색의 벽에 21번지라고 쓰여진 집이다.
카프카는 유대인 상인의 아들로서 이 곳에서 태어나 자랐다. 카프카는 40세에 정신병으로 죽을 때까지 여기서 살았다. 카프카 생가의 옆집인 20번지에는 하벨 대통령의 영부인이 장애인들에게 수공제품을 만들게 하여 판매하도록 배려한 곳이다. 그 수익금으로 장애인 복지를 위한 사업에 쓰고 있다. 넘실거리는 보라색 물에 떨어지는 햇살이 까를교를 자기 품속에 안아 버릴 것 같다. 작품을 위해 만들었는지 건너는 다리를 위해 만들었는지 모를 정도의 예술품이라고나 할까.
세계인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까를교. 1357년에 세워진 이 다리는 길이 520미터, 폭 10미터로서 다리 양쪽에 30개의 성인상이 세워져 있다. 다리 양끝에는 고딕양식의 타워가 있다. 과거 이 타워 위에서 외적을 감시했었다. 저녁시간에 구 시가지 쪽 다리 입구로 가서 까를교의 야경을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프라하는 자기만의 성곽 속의 시간을 스스로 멈추어 놓았다. 이곳의 시간은 중세인 것이다. 밤이면 동화적인 도시의 얼굴이 더욱 빛난다. 강물 속에 머리를 풀고 꺼꾸로 서 있는 도시풍경.
이 도시를 기행하면서 당신이 경험할 분위기는 대개 이런 코드들이다. 중세, 시민의식, 낭만, 동화, 크리스탈, 성당, 시계, 골목길, 다리, 성, 그리고 자유…… 기행은 그래서 하는 게 아닐까. 긴장되고 바뿐 현실을 뒤로하고 잠시나마 꿈속을 헤메다 오는 그런 것……
Prague, Czechoslovakia
원 제 무 Won, Jaimu·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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