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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 함께 이야기하자] 용산공원 설계의 비전
  • 아드리안 회저(Adriaan Geuze) (www.west8.nl)
  • 환경과조경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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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아래 빛나는 역사의 흔적 ⓒwest 8

 

우리는 정치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우리는 나무를 위해, 사람을 위해, 어린이들을 위해, 연인들을 위해, 물을 위해, 새들을 위해 그리고 축제를 위해 국제적인 무대에서 공원을 만들어왔다. 건물들을 위한 공원은 아니었다. 용산공원 마스터플랜 작업을 하면서는 변화가 필요했다. 물론 우리는 기존 건물의 95%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특정한 건물은 공원과 공원 이용객을 위한 용도에 맞게 새롭게 프로그램되어야 한다. 새롭게 태어난 건물들은 문화적 활동, 요리, 교육, 쉼터, 축제, 공원 관리 등을 위해 활용되며 공원을 더 나은 공간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대상지에 자리 잡은 국립중앙박물관이 매우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점도 축하할 만한 일이다. 박물관에서는 용산공원과 남산을 조망할 수 있다. 버스와 차량으로도 접근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지하철역, 주차장, 레스토랑을 완비하고 있어 용산공원으로 향하는 출발점으로서 손색이 없다. 전쟁기념관 역시 대상지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용산공원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건물이다. 이 건물은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규모면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이나 전쟁기념관 정도의 건축물이 용산공원에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난 8개월간 용산공원의 건물들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눴고, 11월에는 우리가 그리는 공원의 모습을 여러 장의 그림에 담아 제시한 바 있다. 어린이들, 나무들, 호수, 축제 그리고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그곳에서 느낄 수 있는 자유, 공원이 환영하는 다양한 모임들에 관한 이미지였다. 나에게 있어서 용산공원은 자유와 신선한 공기, 즐거움이 가득한 공간이다.

용산공원은 일본에게 빼앗겼다가 미국에게 넘어간 땅이다. 게다가 한 나라의 수도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 용산공원을 만드는 것은 잃어버린 자존심의 회복이다. 따라서 나는 공원을 둘러싼 정치보다 공원그 자체에 집중하고자 한다. 용산공원은 대상지가 지닌 지형과 역사를 바탕으로 건립되어 독특한 성격을 지니게 될 것이다. 특히 역사는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용산공원의 문화는 역사와 보다 깊은 관계를 갖게 될 것이다. 용산공원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서 한국인의 정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중략)...

 

환경과조경 345(2017년 1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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