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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nce Below
거대한 ‘지하 트램펄린
  • 양다빈
  • 환경과조경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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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 설치된 트램펄린의 총 면적은 1,000m2가 넘어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다. 
ⓒZip World

 

“우리 발 밑 어둠 속에는 누군가가 만든 지하 세계와 지하 경관이 엄연히 존재한다. 이 공간은 누구나 접근이 가능하며 탐구 가치 또한 충분하다.”1 지난 7월 개장한 ‘바운스 빌로우Bounce Below’가 바로 그 ‘지하 세계subterranean world’가 아닐까. 바운스 빌로우는 영국의 노스웨일즈North Wales, 블라이나우 페스티니오그Blaenau Ffestiniog의 레치웨드Llechwedd라는 마치 판타지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름을 가진 동굴 안에 있다. 바운스 빌로우는 간단히 말해 거대한 ‘지하 트램펄린underground trampoline’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지하 세계를 만들어낸 지역 사업가 숀 테일러Sean Taylor는, “프랑스의 한 공원에서 그물을 이용해 만든 구조물을 보았다. 그 순간 노스웨일즈에도 이런 어드벤처 파크를 만들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 동굴의 규모는 최대 깊이 200피트(약 60m) 및 최대 폭 60피트(약 18m)로 영국의 세인트 폴 대성당St. Paul Cathedral 두 개가 충분히 들어갈 정도다. 동굴 속에 펼쳐진 트램펄린의 총 면적은 1,000m2가 넘어 한 번에 최대 100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용 인원이 적을 때에는 바닥으로부터 최대 80피트(24m)까지 뛸 수 있다. 곳곳의 트램펄린은 슬라이드와 그물망을 통해 연결된다.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가 만나게 되는 지하 세계는 ‘인디아나 존스Indiana Jones’나 ‘호빗Hobbit’과 같은 영화에 나오는 음침하고 스산한 느낌의 공간이 아니다. 이 지하 세계 내에 설치된 LED조명은 동굴 벽에 반사되어 북극의 오로라와 같은 빛깔을 만들어내며, 실내 온도 또한 연중 섭씨 7도 정도를 유지하여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공간을 만들 수 있었을까? 과거 이 지역은 원래 탄광 산업으로 유명했다. 1900년대 초·중반 산업 쇠퇴, 제2차 세계대전 등을 겪으면서 마을 인구가 줄어들었고, 결국 1946년 탄광은 문을 닫게 되었다. 수십 년 후, 그때 버려진 공간을 거대한 ‘지하 놀이터’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바운스 빌로우를 만드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입되었다. 탄광의 흔적 및 위험 요소 제거, 트램펄린과 슬라이드 설치 등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테일러는 이 새로운 지하 세계가 지역 사회의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탄광 산업의 침체로 많은 사람들이 실직의 고통을 겪고 있던 이 지역에 지하 트램펄린이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바운스 빌로우는 산업 시대 유산을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재활용’한 사례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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