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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제안하는 토론토의 미래
‘NXT 시티 프라이즈’ 아이디어 공모전
  • 조한결
  • 환경과조경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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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발렌조나의 ‘영 리덕스’ ⓒv2com

 

시민들이 제안하는 토론토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8월 14일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제1회 ‘NXT 시티 프라이즈NXT City Prize’의 우승작이 발표되었다. ‘NXT 시티 프라이즈’는 토론토의 공공 공간을 미래지향적으로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모으는 공모전이다. 온타리오 주에 거주하는 30세 이하의 젊은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우승팀은 5,000달러의 상금과 전문가와 함께 아이디어를 정식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10,000달러를 추가로 받게 된다. 10,000달러의 추가 상금은 아이디어의 실현을 위한 사회적 투자 기금으로 사용되며, 토론토 시의 수석 도시계획가 제니퍼 키스맷Jennfer Keesmaat을 포함한 부동산 전문가, 미디어 홍보 전문가, 컨설턴트 전문가 등과 함께 팀을 이뤄 작업하게 된다. 이 공모전은 도시계획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Distl.에 의해 제안되었으며 토론토 시, 디자인 회사 루프Loop: Design for Social Good, 컨설턴트 회사 Gen Y와 파트너십을 맺고 지난 4월 30일 출범했다. 온타리오 전역에서 120여 개의 아이디어가 공모전에 제출되었고 이 중 리차드 발렌조나Richard Valenzona의 작품 ‘영리덕스YONGE REDUX’가 우승작으로 선정되었다.


영 리덕스

리차드 발렌조나의 우승작 ‘영 리덕스’는 토론토의 주요 도로인 영 스트리트를 보행자 중심의 거리로 변화시키는 아이디어다. 영 스트리트는 토론토의 쇼핑과 유흥, 관광 중심지를 관통해 항상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다. 리차드 발렌조나는 영 스트리트를 이용하는 행인의 통행량에 비해 보도의 폭이 너무 좁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4차선 차도를 2차선으로 변경하고 인도의 너비를 확장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영 스트리트가 캐나다에서 가장 유명한 명물 거리임에도 디자인 면에서 특색이 없다는 점도 ‘영 리덕스’ 디자인의 출발점이 되었다. 발렌조나는 영 스트리트의 구역 별로 디자인 요소를 가미해 개성을 부여했다. 우선 영 스트리트 전 구역의 도로에는 사선 형태의 무늬가 그려져 자동차 통행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영 스트리트가 칼리지 스트리트College Street와 만나는 구역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나무를 식재하고 벤치를 많이 배치해 휴식과 모임을 위한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던다스 스퀘어Dundas square가 위치한 구역에는 야외 공연과 행사가 많이 열리는 구역의 기능에 맞게 도로 바닥에 LED 조명을 설치해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영 리덕스’는 공공 거리 개선에 대한 발렌조나의 대학원 연구를 발전시켜 디자인에 적용한 작품이다. 발렌조나는 “영 리덕스가 토론토의 거리를 새롭게 보는 방법에 대한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도시의 거리를 차량 통행을 위한 도로로 보기 보다는 모든 시민을 위한 공공장소로 인식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도시계획 전문가들과 함께 팀을 이뤄 아이디어를 실현 할 수 있도록 작업하게 된다.


국적과 나이를 불문한 수상자

‘NXT 시티 프라이즈’는 ‘온타리오 주에 거주하는 30세 이하의 젊은이’라는 조건 외에 참가에 제한을 두지 않았고 심사위원단은 토론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이 반영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처음으로 시행되는 공모전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참가 자격과 심사기준 덕분에 120여 팀이 공모전에 참가했고 최종 수상작에는 외국인과 18세 이하의 어린 학생들의 작품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2,500달러의 상금을 받는 ‘최우수 선구적 아이디어 Most Visionary Idea’상은 중국인 세븐 시루 첸Seven Xiru Chen에게 돌아갔다. 그가 제출한 ‘인터체인지 파크INTERCHANGE PARK’는 앨런 가Allen Street와 401번 국도를 둘러싼 고속도로 인터체인지를 공원화하는 아이디어다. 도시에서 큰 부지를 차지하는 고속도로의 인터체인지 구역을 공원으로 프로그램해 시민들의 접근이 용이한 생태적인 공간으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18세 이하 어린 학생들의 작품도 2,500달러의 상금을 수상하게 되었다. ‘18세 이하 부문 최우수작Best Submission, Under 18’을 받은 글로리아 주Gloria Zhou, 아난나 라파Ananna Rafa, 에자나 마이클Ezana Michael, 마리아 카시프Maria Kashif의 ‘오래된 골목의 새로운 미래New Visions For Old Paths’는 상습 우범지대였던 플레밍던 파크Flemingdon Park의 밴덤 구역Vendom Place을 안전하고 생동감 있는 구역으로 변화시키는 아이디어다. 그라운드 모자이크ground mosaic를 이용해 구역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모자이크 조각의 다채로운 색깔과 디자인으로 어두침침했던 분위기를 개선한다.

‘NXT 시티 프라이즈’ 공모전의 수상작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거창하지 않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겪던 작고 사소한 불편함을 개선할 소박하고 현실적인 아이디어가 당선되었다. 아이디어가 실현화되는 과정 또한 온전히 시민들에게 달렸다. 시민들 스스로 자신이 이용하는 공간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고 공간을 개선할 투자 기금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협력자일 뿐이지 프로젝트를 직접 주도하지 않는다. 이 공모전을 공동으로 주최한 Distl.의 저스틴 레클레어Justin Leclair는 “NXT 시티 프라이즈는 토론토가 세계적 도시로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열망하는 새로운 세대의 도시계획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토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소박한 아이디어가 바꿀 토론토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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