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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있는 거리
  • 환경과조경 2004년 2월
지난 2003년 12월 20일부터 1월 25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는 도시환경과 디자인3 전이 열렸다. “도시환경과 디자인”전은 이번이 세 번째 행사이며, 지난 두 번의 행사는 도시의 간판이 주제였고, 올해는 스트리트퍼니처를 주제로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휴식, 만남, 질서, 이동라는 네가지의 주제에 각 3명씩 총 12명의 작가가 참여하였으며, 아이디어가 뛰어난 학생작품도 선을 보여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아름다운 도시의 요건중 하나가 아름다운 거리이며, 또한 아름다운 거리의 요건중 하나가 거리의 시설물 이라는 점이 이번 전시회가 ‘왜 스트리트퍼니처인가’에 대한 대답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거리 시설물에 대한 자성의 의미도 겸하고 있다. 스트리트퍼니처는 사람들이 일상속에서 경험하는 삶을 매개하는 장치로서, 이것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삶을 디자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며, 따라서 작가들은 스트리트퍼니처가 단순한 거리의 도구라는 생각을 넘어 사람, 사물, 사회, 공간의 관계를 매개하는 장치로서 접근하였다. 휴식 : 사람-사물 걷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산책하는 사람들이나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머물고 있는 사람들, 거리를 공간삼아 유희를 즐기는 많은 연인들을 보면 거리는 질좋은 휴식의 공간이다. 이러한 휴식공간으로서의 거리에는 어떤 시설물들이 들어서야 하는가? 작가들이 전시한 작품에는 휴식의 공간으로서 거리에 담아내야 할 시설물들에 대한 재밌는 상상이 담겨있다. 만남 : 사람-사람 만남의 공간으로서의 거리. 어떤 시설물들이 만남을 더 가치있고 유쾌하게 해 줄 것인가? 오창섭 씨는 화장실을 만남의 공간으로 구성해 놓아 상상의 한계에 도전했다. 화장실 벽을 사이에 둔 두 사람이 미리 마련된 마이크를 드는 순간 불투명한 유리가 투명하게 변하면서 서로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누게 된다는 상상이다. “분주한 일상속에서 화장실에 쪼그리고 앉아 몸의 생리적 요구에 답하고 있노라면, 어딘지 낯선 공간에 담겨져” 있는 것 같다며 화장실의 내외를 구분하는 벽만큼, 나를 사회로부터 분리하여 철저히 고립시키는 벽의 두께도 큰 것이 거리 화장실의 현재라고 말한다. 질서 : 사람-사회 거리는 발굴하면 할수록 많은 기능들을 갖춘 공간이 되어 준다.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행위들이 일어나며, 이런 복잡함 속에서도 관습과 제도는 거리의 질서를 유지해 준다. 하지만 휴지통, 신호등 등 거리 질서를 돕는데는 시설물도 한몫을 한다. 전시된 작품에서는 시설물들이 기능적이기도 하지만 미적으로도 디자인 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준다. 이동 : 사람-공간 거리의 본래 목적은 이동이다. 정류장, 범프, 가드펜스, 볼라드 등은 교통수단과 교차로의 체계를 통제 관리함으로써 이동의 원활함을 돕는 시설물들이다. 이러한 시설물들도 역시 디자인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떻게 디자인 하는가 보다 어떤 자세로 디자인 해야 하는가에 대해 더 많은 배울점을 던져주고 있다. 최근 공공시설물에 대한 관심이 많은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시설물 속에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발견하고자 하는 디자이너들의 노력을 엿볼수 있었으며, 또한 시설물을 사람, 사물, 사회, 공간과의 관계를 매개하는 장치로서 접근하여 미적인 측면만이 아닌 시설물에 대한 인문학적?사회학적인 논의를 갖춘 전시회로서 의미가 있었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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