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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idio of San Francisco
  • 환경과조경 2007년 12월
 Presidio of San Francisco(이하 Presidio)는 샌프란시스코만의 북쪽 끝에 위치한 공원이다. 미국 NPS(National Park Service)에 의해 GGNRA(Golden Gate National Recreation Area)의 한 부분으로 조성되었다. 지난호에 실린 2007 ASLA Meeting & EXPO에서 간략하게 소개된 바 있으며, 이번호에는 미국의 공원조성 및 관리·운영 체계에 대해 알아보고 차후 진행될 용산공원의 미래상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간으로 원고를 정리하였다.

 군사기지가 시민들의 품으로
 1776년, 당시 캘리포니아를 지배하던 스페인은 러시아, 대영제국 등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캘리포니아의 가장 큰 항구인 샌프란시스코를 지키기 위해 이 지역에 기지를 설치하였다. ‘군대의 주둔’, 또는 ‘주둔지’라는 의미의 스페인어인 Presidio라는 이름도 이 시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초기의 Presidio는 193명의 군인들이 지키는 전초부대 규모의 작은 기지였다.
 1812년, 지진이 발생한 후 Presidio는 대대적으로 재건이 되었으며, 이때 기지의 규모가 두 배로 커지게 된다. 이 후 Presidio는 1822년, 멕시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며 약 24년간 멕시코의 통치하에 있었고, 1846년 미국과 멕시코간의 전쟁이 미국의 승리로 끝난 후 기지의 주인이 다시 한 번 바뀌게 된다. 지역의 주권자가 바뀌는 과정을 몇 차례 겪으면서 Presidio의 전략적 중요성은 점점 커져갔고, 그에 맞게 기지의 규모도 계속 확장되었다. 
 
 미국이 점령을 하면서부터 샌프란시스코는 군사기지의 든든한 보호를 받으며 무역항으로서 크게 발전을 하게 된다. 또한 이 교역도시가 커지면 커질수록 Presidio도 그 방어 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야 했다. 20세기에 들어 Presidio는 태평양을 향하는 미국의 군사적 교두보 역할을 하며, 서부 국경 최대의 군사기지로서의 임무를 수행한다. 한 때 미국 최초의 공군 비행장과 신식 군인병원이 들어설 정도로 군대의 현대화에도 앞장섰으나, 세월이 흘러 냉전이 종식되면서 변화된 국제정세에 따른 시민들의 기지이전 요구로 인해 1994년, 드디어 군사기지로서의 기능을 모두 마치고 시민들에게 환원이 되었다.
 미 6군단이 Presidio에서 영구히 철수한 뒤 이곳의 관할권은 NPS(National Park Service)로 이전되었고, 1996년 관련 조례가 통과되면서 Presidio Trust가 설립되어 이후 NPS와 임무를 나누어 Presidio의 복원과업을 수행하여 오고 있다.

 부지의 전면적인 공원 개발에 대한 욕심도 버려
 현재 겪고 있는 것처럼 Presidio의 경우에도 기지반환이 결정된 후 사후 처리에 대한 사회 각계각층의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 관련 전문가들, 공무원, 그리고 시민단체 간의 신중한 의견수렴과정을 거치면서, 이 기지가 민간자본에 넘어가는 것을 면하게 되었으며, 대신 Presidio Trust를 발족하여 공원화하는 것으로 1996년에 결정되었다. Presidio Trust는 Presidio의 보존과 관리를 위해 NPS(National Park Service) 산하에 설립된 일종의 공기업으로 관련 공무원과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Presidio 공원화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의 군사시설물들을 거의 대부분 유지하면서 이를 지역개발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고고학적 가치를 지녔다고 판단되는 200년가량 된 건물들의 경우에는 고고학 발굴지역으로 지정하여 개발을 금지하여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비교적 보존가치가 낮은 건물들은 간단한 보수를 거쳐 일반인들에게 임대형식으로 공급한다. 150에이커의 광대한 면적을 통째로 새 공원으로 바꾸겠다는 욕심 대신 고칠 것은 고쳐 쓰고 쓸모없어 진 것은 그 용도를 바꿔서 다시 쓰겠다는 지혜를 선택한 것이다.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을 최소화 하고 역사적인 건물들이 공원과 조화를 이루며 그 자체로 생활공간이 되도록 하는 이런 주거 개발 방식은 매우 고밀화된 샌프란시스코에서 Presidio가 매력적인 주거지역으로서 급부상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주택 임대수익은 점차 늘어 2013년쯤이면 Presidio Trust가 재정적으로 완전히 자립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원 속의 산업 Letterman Digital Arts Center

 과거의 건물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공원 조성의 첫 번째 전략으로 삼은 이 Presidio에 딱 한 개의 신축건물군이 있다. 바로 Letterman Digital Arts Center(이하 LDAC)라는 영화 제작 단지이다. LDAC에는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Lucas Film과 이 영화들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CG제작사인 ILM(Industrial Light & Magic; Lucas Film의 자회사)이 자리 잡고 있다. 원래 이 자리에 있었던 Letterman Army Hospital이라는 육군병원의 설립자 Letterman 박사의 이름을 따서 만든 LDAC의 건축물은 Presidio내에 있는 기존의 오래된 건물들과 잘 어우러지도록 비슷한 형태의 저층 건물로 설계되었고, 건물의 외벽은 기존 건물들과 동일한 색상의 adobe벽돌로 마감하였다. 때문에 수억 달러를 들여 최근에 완공된 건물임에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신축건물임을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튀지 않는 수수한 모습을 하고 있다.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부지와의 조화를 택한 건축주의 안목을 높이 평가할 만한 부분이다.

 임대주택 사업 못지않게 이런 산업시설의 유치는 Presidio Trust의 재정자립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과 계약을 하며 받은 3억 달러는 Presidio Trust의 수입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게다가 LDAC는 외부공간 설계를 맡은 조경가 로렌스 할프린Lawrence Halprin의 제안에 따라 부지 내 주차장을 모두 지하로 몰아넣으면서 지상부의 남는 공간을 녹화하여 7에이커 규모의 아름다운 공원인 ‘Great Lawn'를 만들어 대중에 개방하였다. Presidio는 쾌적하고 역사적인 장소를 기업에 제공하고 기업은 재정에 대한 기여와 공공을 위한 배려로 이에 보답하니 말 그대로 윈윈win-win이라 할 수 있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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