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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출판도시 ; 파주 출판도시 앞으로의 과제
  • 환경과조경 2007년 8월

시작
출판도시의 윤곽이 가시화되면서 직접 간접 수많은 질문을 받고 있다. 도시와 건축 형성의 과정에서부터 도시의 구조, 유형의 의미, 건축의 제어, 조경의 대안까지 참으로 다양한 질문이 있었다. 그들 질문의 핵심은 출판도시의 성과가 도시 일반적인 주제로 무엇인가에 집중되어 있었다.
사실 출판도시의 여정에서 이상, 과제, 평가 등 수많은 도시적인 논의가 병행되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개별 건축의 과제를 넘어서는 도시적 작업으로서 목표를 설정하였고, 주어진 여건 내에서 작업의 외연을 확장하려는 자세를 견지하였다. 비록 프로그램, 밀도, 용도를 위시한 기본 가정과 실현의 골격을 조정하지 못하였으나 도시적 과제를 지향했던 궤적은 한결같았다.
따라서, 도시적인 관점에서 출판도시의 공과를 논의하는 일은 참여했던 건축가들의 문제만이 아니고, 이 시기 도시적인 과제를 담당하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질문일 수 있다. 일의 진행 과정에서 절차 상 몇 가지 어긋남이 있다손 치더라도, 출판도시의 공과는 우리가 함께 정리해야 하는 귀중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전제
출판도시의 성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번쯤 방문하고 싶은 장소, 여러 가지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장소를 만들었다는 점일 것이다. 그것은 물론 기획 단계부터 실행의 단계까지, 단순히 출판 산업의 폐쇄적인 공동체를 벗어나, 이 시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열린 도시공간을 지향했던 수많은 참여인들의 공통적인 바램에서 비롯되었다.
산업, 문화, 도시 등을 규정짓는 다양한 변수의 가능성을 타진했고, 그리 여유롭다고 할 수 없는 현실의 여건과 부단히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였다. 생태, 경관, 자족, 3차원의 도시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이상적인 가치에서부터, 주어진 제도, 법규, 비용 등 실현의 수단까지 새로운 도시의 단면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였다.
출판도시의 의미에 대해 다양한 판단과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몇 번의 자리에서 성과에 대한 평가와 한계에 대한 아쉬움이 정리된 바도 있다. 오랜 시간 실현의 과정을 함께 한 입장에서 객관적인 묘사가 가능하지 않겠지만, 도시적 프로젝트의 관점에서 판단한다면, 다음과 같은 의미를 생각할 수 있다.

성과
첫째, 도시 논의를 건축적 입장에서 활성화시킨 점이다.
그간 물리적인 도시는 특정한 집단이 주도하는 거의 고정된 조건이었다. 생산의 수단에 기대어 물량과 통계가 우선하면서 제도나 법규의 안정된 틀 안에 상주하고 있었다. 삶과 땅의 근원적인 질문이 소외되면서 대안마저 정형화되는 상황이었다.
출판도시는 적어도 삶과 땅의 상관관계 속에서 도시 형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예시로서 의미를 지닌다. 구호만으로 자연과 대응하지 않았고, 도식만으로 건축의 위상을 규정하지 않았다. 일과 휴식이 공존하면서 자연과 인공이 대응하면서 삶의 수단으로서 도시와 건축의 가치를 논의하였다. 도시에도 더 많은 상상력의 여지가 있다는 자극을 주었다.
둘째, 도시와 건축의 상관관계를 건축 유형의 해석으로 제안한 점이다.
그간 도시와 건축의 역할을 규정하는 수많은 논의가 있었다. 지구단위 계획으로 수렴되는 현행의 규범은 길과 오픈 스페이스의 오래된 명제를 바탕에 두고 있다. 가로의 벽으로서 개별 건축은 옆 건물과 줄맞추어 하는 단순한 조정의 대상일 뿐, 이 시기 건축의 진화를 반영하기 어려운 도시적 해석이었다.
출판도시 건축지침은 대지의 이해에 근거하여 제시된 건축 유형으로서 도시와 건축을 접목시키는 시도였다. 그것은 도시와 건축의 연관을 좀더 정밀한 규정으로 역할의 분담을 의도한 시도였다. 건축 유형의 수단이 다양한 도시적 번안으로 발전된다면 새로운 도시적 풍경을 조정하는 중요한 제도로 발전될 수 있음을 예시하였다.
셋째, 도시 규모 프로젝트 실현의 수단으로 집합의 건축을 제안한 점이다.
최근 들어 주거단지를 넘어서 도시 규모라 부를만한 대형 프로젝트마저 건축적 접근으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소수의 건축가 혹은 건축회사가 대형의 건축 프로젝트로 도시 규모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도시는 대형 건물 몇 개로 압축되고 삶의 체계마저 복제의 단순화 속으로 매몰되고 있다. 효율이나 속도 혹은 조정의 편리함을 무기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출판도시는 약 60여명의 건축가 풀을 바탕으로 면밀히 의도된 건축가의 참여로서 다양한 집합의 건축이 가능하다는 선례를 보여주었다. 건축의 지침을 배경으로 건축적 대응의 역할로 건축가 개별의 창의성을 수용하여 획일화된 도시의 풍경을 탈피하고 다양함을 담보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하였다. 코디네이터, 섹터 아키텍트 등 설계의 분배와 조정을 위한 집합적 건축의 수단은 유형적 분산과 더불어 출판도시 경관의 두 가지 중요한 축이었다.
넷째, 개별 건축의 성과를 도시적 가치로 연결한 점이다.
출판도시의 프로젝트에 건축가로서 참여한 시점은 이미 많은 조건이 정리된 시기였다. 따라서 건축의 제어가 주어진 역할이어서 개별건축의 성패가 가장 중요한 변수였다. 다시 말해 도시적 지향을 건축적인 수단으로 이루어야 하는 상황에서 시작된 과제였다.
지침이나 심의 등 건축적 가치를 장려하는 어떠한 제도도 건축의 질을 향상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은 자명했다. 따라서 건축가 나아가 건축주들이 의지를 가지고 건축의 질을 장려하는 시스템이 중요했다. 수많은 답사와 세미나 전시회 등은 결국은 참여한 모든 이에게 보다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는 계기가 되었다. 공동의 가치 속에서도 개인이 이룰 수 있는 영역은 분명 있었고, 결국 좋은 건축가를 선정하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선례를 보여주었다.


글_김 영 준 Kim, Young Joon · 김영준 도시건축 대표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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