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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몽 국제 가든 페스티벌 2008
  • 환경과조경 2008년 8월
쇼몽 국제 가든 페스티벌 2008

국제 가든 페스티벌이 열리는 쇼몽 성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멋스러운 고성이 어우러져 있는 루아르 강변에 위치해 있다. 1992년 처음으로 가든 페스티벌이 열렸는데, 벨기에 조경가 Jacques Wirtz가 기본계획을 맡았다. 쇼몽 성에 딸려있던 3.5ha 규모의 농장부지를 각각 250㎡씩 30개의 소공간으로 구획해 놓았는데, 각각의 정원 부지는 종 모양 혹은 튤립 모양을 띠고 있다. 초기에는 개최기간이 6월부터 10월 중순이었는데, 2008년에는 4월 30일부터 10월 19일까지 개최된다.

쇼몽의 대표적인 특징은 정원의 예술성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축제, 세상의 빛을 담다』(시공아트, 2006)에서 김규원은 "세계에는 정원과 꽃 축제들이 넘친다. 그렇지만 쇼몽 쉬르 루아르의 정원 페스티벌이 특별한 이유는 정원 가꾸는 일을 '예술'의 장으로 생각하는 유일한 축제"라고 칭하기도 했는데, '유일한'이라는 수식에 이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쇼몽은 예술적 가치를 우선시한다.

전시되는 정원 작품은 전년도 9월 중순까지 접수된 신청서(간략한 작품 개요)를 토대로 심사위원회(2008년 심사위원회는 Louis Benech 외 11인이 참여)가 선정하며, 심사를 거쳐 출품된 작품 이외에 초대작가(올해는 Michel Pena 외 4인)의 정원과 초대 도시(올해의 도시는 파리와 리옹)와 학교(올해의 학교는 INH Angers)의 정원도 함께 선보인다. 2008년에는 커뮤니티 가든을 주제로 총 27개의 정원 작품이 출품되었는데, 몇몇 작품을 간략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초대작가인 Michel Pena(Pena & Pena agency)는 'The Dustbin Garden'이란 작품을 선보였는데, 2008년 가든 페스티벌에 출품된 다른 작품들에 쓰이고 남은 재료들, 즉 쓰레기통으로 들어갈뻔한 재료들을 재활용해, 환경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은색 깡통이 주렁주렁 매달린 출입구와 빨갛고 노란 일회용 화분들이 꽃처럼 피어난 장식은 리사이클링의 색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초대 도시인 파리시는 붉은 색과 아연 질감 위주로, 두 개의 레벨이 중첩된 키친 가든을 꾸몄다. 시각적 초점이 되는 아연 테이블은 파리의 대표적 이미지인 카페의 은유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그보다는 붉게 칠해진 철근으로 잘게 구획된 사각 테두리 속의 다양한 식물들과, 조형물 개념으로 세워져있는 녹슨 삽 속의 사람 얼굴이 인상적이다. 정원 내 곳곳에는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인 커뮤니티 가든의 사진들이 여럿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리옹시는 식물종의 수집과 교환 혹은 나눔을 이야기하고 있다. 물방울처럼 보이기도 하는 유선형 공간을 중심으로, 좌우에 세워져 있는 폴에 그물망이 걸쳐져 있고, 그 안에 식물이 '실려 있는' 메탈 재질의 반구가 놓여있다. 유선형 공간의 바닥에는 잘게 부순 거울 조각이 깔려 있어, 햇빛을 받아 일렁이는 물결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실제로 바다의 상징이다. 그물망이 나라와 나라, 지역과 지역, 공동체와 공동체 사이를 오가며 식물종을 실어날랐던 범선의 상징이듯이 말이다.

"The Perfect"는 시각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다. 오래된 올리브 나무를 중심으로 흙벽이 4개의 공간으로 정원을 분할하고 있는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흙벽에는 밀폐형 유리병 안에 옥수수, 당근, 토마토, 고추, 오이 같은 다양한 먹거리들이 들어있다. 야채들의 색깔이 이렇게 다양하고 강렬했었나 싶을 정도로 선명한 컬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그 담 너머에 있는 낡은 테이블은 자연스레 가족을 떠올리게 한다. 온 가족을 한 자리에 불러 모으는 식탁을 중심으로 한 정원이 커뮤니티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것이다. 테이블이 있는 중심 공간 반대편에는 바닥 포장이 이색적인 진입공간과 소박한 연못도 자리하고 있다.  

다양한 높낮이의 목재 말뚝이 공간을 분할하고 있는 'A Divided Field'는 인간과 환경 사이의 공존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비해, 'Species of'는 아주 이질적인 두 개의 공간을 선보인다. 투명한 비닐 터널을 사이에 두고 목재 데크의 중간 중간에 녹색 섬이 있는 공간과 사막처럼 척박한 공간이 마주하고 있는 이 정원은 공간의 분할과 나눔, 침투에 대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중략)

커뮤니티 가든을 주제로 나눔과 순환, 공존, 그리고 공동체의 가치를 정원 예술로 표현해낸 2008 쇼몽 가든 페스티벌에 대한 짧은 읽기는 여기까지다.

마지막으로 주최측에서 소개하고 있는 이번 페스티벌의 의미를 조금 옮겨본다. "정원은 인생이 충만한 곳이자 삶이고, 예술이 숨쉬는 형태로 존재한다. 공유하고 나눔으로써 배가 되는 이곳은 또 하나의 특별한 장소가 된다. 정원은 사람과 자연 사이의 조화로운 관여를 나타낸다. 현대 환경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안정성에 대한 존중을 통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를 보여준다. 정원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를 위한 열쇠를 쥐고 있는 곳이다. 설득력 있고 독창적인 2008년의 정원들은 이런 모든 면을 예증해 줄 것이다. 그리고 아름다움의 공유, 다채로움, 그늘과 빛이 있는 곳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완벽한 순간을 나누기 위해."

글·사진 _ 남기준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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