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정원을 말하다” 특집(『환경과조경』 2014년 4월호)으로 정원을 다룬 지 10년 남짓 지난 지금, 우리 사회에서 정원에 대한 온도가 크게 달라졌다. 이런 분위기는 정원의 전통적 개념에 비춰볼 때 매우 특이하고 일면 모순적인 현상이다.
정원의 본질에 반反하는 ‘만들어진 정원 문화’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오늘날 정원의 체감도가 높아진 점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간과 공공 가릴 것 없는 공격적 사업 추진으로 정원이 양적으로 증가했고 사회적 인기 아이템이 된 것이다. 도시 비전의 단골 소재로 정원이 등장하고, 여러 지자체는 일상에 지친 도시민의 몸과 마음을 보듬겠다며 정원박람회를 앞다퉈 개최하고 있다. 국가정원 지정을 목표로 정원의 이름을 빌린 대형 공원이 계획되는가 하면, 민간정원, 공동체정원 등 시민들이 직접 정원을 만들어 가꾸도록 유도하는 사업도 한창이다. 그야말로 정원 열풍이다.
하지만 홍수처럼 넘쳐나는 정원 사업이 어떤 결과를 내고 있는지에 대한 토론과 숙의는 충분하지 않다. 정원박람회의 성과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행사장에 다녀와 SNS 피드를 장식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점적 녹지인 정원이 공원과 선형 녹지와는 어떤 면에서 다른지 면밀하게 살피고, 정원을 가꾸는 일이 신체와 정신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알아보는 연구와 데이터 구축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2025년이 산림청 법정 계획인 ‘제2차 정원진흥기본계획’이 마무리되는 해인 만큼, 이번 호에는 조경의 시선으로 정원 과열 현상을 반추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정원 사업의 범람과 함께 조경계에 일어난 일련의 변화를 되돌아보고 그러한 변화가 정원에 대한 대중의 시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반성적으로 진단하며 미래의 방향을 제언한다. 진행 박희성, 김모아, 금민수, 이수민 디자인 팽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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