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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정원을 읽다] 정원 활동에서 커뮤니티의 힘
  • 환경과조경 2025년 4월호

정원, 경관을 넘어 공동체를 디자인하다

최근 도시화가 가속화 되면서 공동체 공간 부족과 사회적 단절이 주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정원은 단순한 조경 공간을 넘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중요 매개체로 주목 받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가 정원과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도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그린 인프라 전략’은 정원을 포함한 녹지 공간을 지역 공동체 강화의 중요 요소로 활용하는 방향을 제시한다.(각주 1) 미국의 ‘도시 정원 프로젝트’는 공동체정원 활성화를 통해 도시 환경 개선과 주민 간 유대감 강화를 목표로 한다.(각주 2) 일본의 ‘공공 정원 시민 참여 모델’은 도시 내 소규모 정원을 주민들이 직접 관리하며 지역 문화와 공동체 활동을 활성화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각주 3)

 

한국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공공 정원을 조경적 관점의 경관 조성에서 생활밀착형 정원으로 변화시키는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산림청의 생활정원 조성 사업, 정원드림 프로젝트, 지방자치단체의 주민 참여형 정원 사업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아직까지 행정 기관 주도형 모델의 성격이 강하며,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한 관리 체계 구축이 미흡한 실정이다.

 

정원을 가꾸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형성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경험을 쌓는다. 이는 과거의 품앗이와 두레가 마을 공동체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처럼 오늘날 정원이 현대 사회의 새로운 협력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글에서는 정원이 조경의 개념을 넘어 공동체를 형성하고 협력을 이끄는 중요한 사회적 공간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외 정원 활동 사례를 통해 주민 참여형 정원의 효과와 한계를 짚어보고 지속가능한 정원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정원의 사회적 역할

『정원의 쓸모』의 저자 수 스튜어트 스미스는 정원이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식물을 키우는 과정은 개인의 정신 건강 회복을 도우며 공동체 내에서 협력과 나눔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많은 도시가 정원 활동을 통해 사회적 고립을 극복하고 다양한 계층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정원은 누구에게나 개방된 공간이며 본능적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는 인간의 욕구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평등한 장소이기도 하다.(각주 4)

 

이런 심리적 효과와 사회적 결속을 이유로 사람들은 정원에 모인다. 해외의 대표 사례로 뉴욕 하이라인 공원을 들 수 있다. 버려진 철길이었던 이곳이 공원으로 조성된 뒤, 지역 주민들이 정원 가꾸기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새로운 커뮤니티 공간이 됐다. 주민들이 함께 가꾸고 활용하는 문화‧예술‧환경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도시 속 활력 있는 사회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하이라인 가드닝 프로그램’에서는 방문객과 주민들이 함께 공원 식물을 돌보며 자연과 교감을 나눈다. 계절마다 열리는 ‘하이라인 예술 프로젝트’는 정원이라는 공간을 문화와 공동체가 어우러진 장으로 탈바꿈시키는 역할을 한다.(각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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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스·아우돌프 울산 가든에서 진행한 봄 전정 자원봉사 활동. 2025년 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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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스·아우돌프 울산 가든 봄 전정 활동의 자원봉사자들. 2025년 2월 22일 Ⓒ정홍가

 

 

환경과조경 444(2025년 4월호수록본 일부

 

**각주 정리

1. environment.ec.europa.eu/topics/nature-and-biodiversity/green-infrastructure_en

2. dug.org/urban-garden-project/

3. 이애란·박재민, “주민참여형 커뮤니티정원 조성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국외 사례 비교 연구”, 『한국조경학회지』 46(3), 2018, pp.117~129.

4. 수 스튜어트 스미스, 고정아 역, 『정원의 쓸모』, 월북, 2021.

5. 천원리·홍관선, “리질리언트 이론을 활용한 경관 디자인에 관한 연구; ‘The High Line’을 중심으

로”,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20(1), 2020, pp.644~657.



정홍가는 울산에서 태어나 자랐고 여전히 울산에 살고 있다. 경북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부산대학교에서 ‘학교옥상녹화의 교육적 활용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정원 작가와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특히 다년초 식물을 활용한 식재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지속적으로 식물을 공부하고 있다. 쌈지조경에서 도시 외부 공간과 학교 숲, 공원, 공공 정원 등 다양한 스케일의 조경 설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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