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의 기능을 뛰어넘어 도시 구조의 일부로 자리매김할 공공시설을 계획하고자 한다. 수성브리지가 놓인 수성못은 도시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수성구를 관통하는 들안로와 수성못을 통해 도시에서의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한다. 수성브리지를 수성구의 간결하고 아름다운 상징으로 만들고자 들안로의 끝부분을 확장한다. 이는 들안로의 연장선에서 보이는 산의 경관을 가리지 않고 부각해, 이 도로 자체의 가치와 위상을 높일 것이다.
수성구의 비전
수성구민들은 새로운 문화, 예술, 관광 시설과 수성못의 랜드마크화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수성구는 ‘행복한 삶이 있는 미래도시’라는 비전을 세워 실천해 나가고 있다. 이에 부응해 다양한 기능을 수용할 수 있는 브리지를 설계했다. 교육, 음악-예술, 강연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브리지는 무학로 양측을 연결할 뿐 아니라 경관을 초월해 도시와 수성못을 잇는다. 다리를 넘어 하나의 건축물로 설계된 수성브리지는 장소를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을과 수성못, 사람과 도시를 잇는 상징적 다리가 될 것이다.
계획
차량이 브리지에서 조금 떨어진 지점에서 5% 경사로를 따라 내려간 뒤 들안길 삼거리를 따라 올라오도록 설계했다. 이로써 보행자는 지상 1층 레벨에서 편히 수성브리지로 들어설 수 있게 된다. 완만한 계단식 공원으로 수성못과 무학로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경관을 연출한다. 브리지의 기능을 특별하게 고정하지 않고, 건물 전체 옥상에서 큰 규모의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필요에 따라 평면이 달라지도록 계획했다. 옥상의 경우 도심항공교통(UAM)이 착륙할 수 있는 공간도 고려했다.브리지 양쪽에 설치한 엘리베이터를 통해 교차로에서 브리지 내부와 옥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다리를 따라 걸어가면 수성못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리의 끝에는 들안로로 이어지는 출입구를 마련했다. 호수까지 도로를 확장해 브리지를 문화 도시의 중심 거점으로 만들고 수성구의 구조를 새롭게 정의하고자 했다. 6차선인 들안로를 7차선으로 늘리되 무학로 위의 브리지는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도로 혼잡을 방지하고 보행자는 더 넓은 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유연한 사용
들안로에서 브리지를 따라 오르면 안내소에 도착한다. 이어 다양한 책을 공유함으로써 사람들의 소통을 도모하는 책 공유 공간과 다양한 주제의 강의가 이루어지는 강연장이 나타난다. 무학로 바로 위 도시정보센터에서 출발해 걸어가면 대구와 수성못의 기념품을 파는 마켓이 있다. 마지막 도착지는 보트 선착장으로, 아름다운 수성못의 풍경이 펼쳐진다.
브리지 지붕은 음식을 먹으며 도시 풍경과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파노라마처럼 감상하는 푸드 페스티벌에 활용할 수 있다. 예술 전시회를 열 경우, 브리지를 넘어 도시로 전시 영역을 확장해 색다른 방식으로 다리와 도시를 연결한다. 브리지 끝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면 호수에서 보트를 타고 영화를 볼 수 있다. 이는 브리지와 호수를 연결하는 효과를 낼 것이다.
구조
최대한 긴 스팬을 구축하고 대규모 구조물을 저렴한 비용으로 계획하기 위해 I형 단면 구조물을 제안한다. 50m에 이르는 브리지의 구조 프레임은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다. 브리지 중앙을 관통해 연속되는 아치를 따라 이어지는 하부 슬래브와 상부 슬래브는 I형강 플랜지로 구성되며, 층고는 6m다. 브리지의 상하부 바닥면을 구성하는 슬래브는 발포폴리스티렌으로 충전된 보이드 슬래브다. 7m의 캔틸레버 슬래브는 경량 철근 콘크리트로 제작할 수 있다. 기둥은 원통형으로 만들어 각 스팬마다 하나씩 배치해 시공성을 높이고 지진 저항력을 갖추게 한다.
브리지 본체는 거대한 I형강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브리지는 빔의 윗부분만 사람이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제안하는 브리지는 거대한 I형강 가운데 공간의 높이를 충분히 확보해 사람이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해 양쪽에 유리를 삽입해 브리지 내부 공간을 조성했다. 이는 수성브리지를 단순한 다리를 넘어 수성구의 새로운 시민 시설로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