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와 사람을 연결하다
대구 중심에 위치한 수성못은 앞산, 범이산, 동막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매년 9월 수성못 페스티벌이 열려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수성못으로 오려면 들안로와 무학로를 지나야 하는데, 수성못에 도착해 처음 마주하게 되는 풍경은 교차하는 두 도로와 그 뒤로 펼쳐진 녹지다. 호수의 풍경을 바로 발견하기 어렵다. 도시에서 호수로 급작스럽게 변환되는 풍경은 이곳에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종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계획을 통해 수성못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무학로를 가로지르는 다리는 수성못 주변의 녹지 공간을 연결함으로써 도착 경험을 풍성하게 하고,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지이자 지역 문화와 주변 자연을 통합하는 새로운 자연 환경으로 만들 것이다.
지붕이 춤추는 다리
천연 목재로 만든 A형 프레임 트러스가 반복적으로 맞물리는 다리는 보행자와 자전거를 탄 사람에게 색다른 이동 경험을 제공한다. 비틀어진 듯한 느낌을 주는 구불구불한 다리 모양은 수성못으로 향하는 여정에 재미를 더한다. 다리 지붕 위에 도착하면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음이 줄어들고 트러스 구조물 틈 사이로 산과 호수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다양한 교통수단을 수용할 수 있는 다리는 여러 가지 동선을 제공한다. 이 중 가장 넓은 길은 자전거 전용 도로며, 나머지 두 보행로는 방문객들이 원하는 코스로 다닐 수 있게 한다. 보행로에서는 자연에 둘러싸인 수성못과 대구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양한 동선은 수성못 페스티벌과 수상공연장에서 공연이 진행될 때도 많은 사람을 수용하며, 사람이 많이 몰리더라도 방문객에게 친밀하고 몰입감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다리 사이 작은 계단에서는 사람들이 만나거나 주변 산의 전망을 즐길 수 있다.
* 환경과조경 439호(2024년 11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