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철학을 이야기해보라고 하면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김영민은 조경설계에 앞서 설계를 하는 이유와 설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되물어왔다. 그 고민의 뿌리는 교수라는 직업에서 비롯되기도 했다. “사회는 교수에게 설계를 하라고 하면서, 동시에 설계를 하지 말라고 요구한다. 한국에서 겸직이 금지된 교수가 설계를 하려면 타인의 이름이 필요하다. 그것이 형식적이든, 실체적이든, 교수 조경가는 설계 과정의 부분이 될 수 있을 뿐이다. 학의 영역에서 교수가 설계를 한다면, 업에 있는 조경가들과는 달라야 하며, 그것이 무엇이냐는 답을 제시하기를 원한다.” 김영민은 그 답으로 “이론을 정초하는 설계”를 내놓고, “이는 당위라기보다 일종의 자발적 결단에 가까운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특집의 초점은 김영민의 이론을 정초하는 설계인 ‘모순지도’에 맞춰져 있다. 모순지도의 의미를 설명하는 에세이, 그가 설계하며 발견한 다섯 가지의 모순, 비슷한 길을 걷어온 동지와 함께 설계하고 있는 동료가 바라본 그의 모습과 인터뷰를 담았다. 김영민이 설계하는 법이 더 궁금하다면 『스튜디오 201, 다르게 디자인하기』(한숲, 2016) 탐독을 추천한다.
진행 김모아, 금민수, 이수민 디자인 팽선민 자료제공 김영민
--
모순지도 _ 김영민
다섯 가지 모순 _ 김영민
이론이 죽은 시대의 설계 _ 김모아
젊은 그대에게 _ 김아연
뜨거운 심장을 가진 육각형 조경가 _ 이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