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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설계 자격제의 문제와 대안] 새로운 조경설계 자격제 도입의 필요성
  • 환경과조경 2022년 8월

현재 조경설계 자격제의 문제점

1974년 제정된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해 조경기사, 조경기술사 등 기술 인력이 배출되어 조경과 관련한 직종에서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조경기술사 자격시험 평가 항목을 보면 계획과 설계, 시공, 역사 등을 포괄하고 있지만 조경설계의 경험과 지식, 자격에 대한 평가에는 높지 않은 비중을 두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조경설계를 전문적으로 경험해 보지 못한 시공사, 공공 기관, 공무원 중에서 배출되는 조경기술사가 상당수 존재한다. 다양한 업역에서 그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조경설계를 전문적으로 경험해 보지 못한 조경기술사가 조경기술사사무소를 개소해 설계사무소를 운영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현행 제도는, 조경설계에 대한 전문가 집단의 양성과 정체성에 대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경기사 획득 후 4년의 조경 분야 근무 실적이 있어야 조경기술사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조경설계와 큰 관련이 없는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출제 경향으로 인해, 설계 업무 외의 다른 경험이 어려운 젊은 설계 종사자들이 조경기술사 응시 준비에 상대적 불리함을 가지고

있는 현실이다.

반면 ‘건축사법’에 의해 건축설계 업무의 권한이 있는 ‘건축사’ 자격 취득의 경우, 건축학 학위 교육 과정에서 해당 과정을 8학기 이상 이수한 사람과 이에 준하는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 건축사보로 3년 이상 실무 수련을 쌓은 사람에게 주어진다. 조경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건축설계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주체가 될 기회를 얻고 있다.

많은 소규모의 조경설계사무소가 일반사업자로 등록되어 운영되고 건축물의 인허가 과정에서 조경설계 자격이 필요하지 않아 조경설계 도서가 건축사무소에 의해 일괄적으로 처리된다. 특별한 자격이 요구되지 않는 조경설계 시장이 형성되어 온 것이다. 조경이 건축법과 기타 법령에서 건축에 부속된 설비나 부대시설로 처리되고 있는 현상의 한 단면이다. 반면 건축의 경우 ‘건축사법’에 의한 건축사와 건축사가 속한 사무소만이 건축설계와 감리 업무, 건축 사업 기획, 인허가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정하고 있어 그 자격과 업무가 보장된다. 조경설계에 대한 전문성과 업역의 보호, 발전을 위해 현행 제도에 대한 정비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경설계업 시장의 문제점

조경설계 용역 발주는 공공 영역과 민간 영역으로 나뉜다. 공공이 발주하는 조경설계 용역을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은 조경기술사사무소 또는 엔지니어링활동주체로 등록된 조경설계사무소에게만 주어진다. 민간이 발주하는 조경설계 용역은 조경설계 주체에 대한 발주자의 제한 조건이 없는 한 특별한 자격 조건 없이 수행 가능하다.

공공 영역의 설계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조경기술사 자격을 획득하거나 엔지니어링활동주체 등록을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술 인력의 확보가 필요하다. 이로 인해 조경설계 분야에서 활동하는 젊은 조경가들에게는 공공 분야 조경설계의 진입 장벽이 높다. 현재 조경기술사사무소는 약 67개사(2022년 3월 기준, 한국기술사 홈페이지), 엔지니어링사업자는 1,157개사(2022년도 엔지니어링 통계편람)가 등록되어 있다. 조경기술사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기사 자격 획득 이후 4년 이상의 실무 경험과 통상 2년 이상의 시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조경설계 실무와 관련이 없는 다양한 관련 지식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논술형 시험 및 면접 시험으로 이루어져 조경설계 업무만 수행한 사람으로서는 시험 준비를 위해 업무 관련성이 약한 부분 등 공부해야 할 분야가 광범위하고 준비에 할애할 시간 여유를 갖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특급기술자가 되기 위해선 통상 13~14년의 조경 분야 직무 경력이 필요하고, 15년 이상의 경력자도 직무 경력 산정 방식에 의해 특급기술자가 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공공 분야의 조경설계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조경기술사사무소나 엔지니어링사업자로 등록하려면 자격 요건이 까다롭고 준비에 장기간 소요되어 젊고 참신한 조경설계 인력을 배출하기 어려운 구조다.

또한 조경설계에 대한 자격 기준이 법적으로 정의되어 있지 않아 품질 저하로 인한 부실 시공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민간 영역의 조경설계는 인허가 과정에서 조경설계 자격 요건 미비로 건축사무소에 종속되어 조경설계 과정이 진행된다. 따라서 설계 품질 확보와 자율성을 지니기 어려우며, 제대로 된 용역의 대가를 받기도 어렵다. 일부 건축사무소의 경우 건축가가 독자적으로 조경설계 업무를 진행하기도 해 조경설계의 품질 및 인식 저하도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기술 자격 제도 내에서 조경설계에 대한 전문성과 전문 인력 확보에 대한 배려의 부재는 조경설계사무소의 영세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젊은 조경 인력의 조경설계 참여가 점점 더 줄어들고, 조경설계에 참여한 젊은 인력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조경설계 시장을 떠나고 있어, 경험을 쌓은 좋은 조경가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환경과조경 412(2022년 8월호수록본 일부

 

안세헌은 가천대학교와 한양대학원에서 조경 계획 및 설계를 익혔다. 1999년에 가원조경설계사무소를 설립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마스터플랜, 인천청라호수공원, 부천대장 공공주택지구 마스터플랜 등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조경가의 위상 강화와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갖고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 초대회장과 한국조경가협회 추진위원장을 맡았으며, 2023년부터 한국조경협회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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