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단에 심은 식물이 죽었어요. 왜 그럴까요? 식물원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흔히 받는 질문 중 하나다. 많은 이가 화단에 심은 식물이 몇 해 지나지 않아 시들시들하다 죽은 것을 발견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먼저 짚어봐야 할 점은 ‘그 식물이 자생하는 환경과 현재 키우고 있는 장소의 환경이 비슷한가’다.
식물은 저마다 선호하는 환경이 있다. 좋아하는 빛의 양, 습도, 토양, 온도, 나아가 이웃하며 즐겨 어울려 자라는 식물이 다르다. 식물이 생존하고 자라기 위해 최소한으로 충족해야 하는 환경적 요건들이 있다. 우리가 식물을 정원에 초대할 때 알아야 하는 필수 정보다. 그래야 식물이 건강히 자랄 수 있고, 심고 기르는 우리도 식물에게 보다 떳떳한 조경가가 될 수 있다.
정보는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물론 다양한 정보가 있는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된다.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그 식물이 자라고 있는 자생지에 가서 한 번 살펴보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된다. 자연 속에서 자라는 식물 옆에 나란히 앉아 햇빛 한 줌과 딛고 있는 땅의 감촉을 느껴보고 촉촉한 공기의 질감을 함께 호흡해보는 그 시간이 커서가 깜빡이는 모니터 속 정보를 읽는 것보다 훨씬 큰 공부가 된다.
식물탐험대의 숲자락 식물 탐험은 실제로 식물이 어디서 살아가는지, 어떤 식물들과 벗하고 어떤 빛 아래, 어떤 조건에서 살아가는지 관찰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탐험을 통해 모은 자료를 이번 글에 소개한다. 총 42명의 식물탐험대가 한 달 동안 찾은 숲자락 식물 자료를 수집하고 일곱 명의 집필진이 부족한 내용을 보완하고 다듬었다. 그중 ①숲자락에 서식하는 여러해살이풀, ②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월동 가능한 내한성이 강한 식물, ③자생식물, ④정원 적용에 적합한 식물의 네 가지 기준에 따라 80종의 식물 목록을 선정했다
* 환경과조경 403호(2021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식물탐험대는 2021년 봄, 써드스페이스 베를린 환경아카데미의 식물적용학 수강생 42명이 결성한 그룹이다. 강보경, 김은정, 김장훈, 노진선, 오세훈, 이양희, 정은하 등 42명의 대원들을 대표하는 일곱 명의 집필진은 정원·조경 분야의 실무자와 학계, 수목원·식물원의 연구자 등 다채로운 경력을 가진 이들로 이루어져 있다. 숲자락의 단면을 정원에 도입하기 위해 떠난 흥미롭고 유익한 탐험기를 들려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