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의 새 건물을 보고 떠오른 생각은 ‘햇빛 안 쓸 거면 나한테 주지’였다. 해가 들 창을 하나도 내지 않고 벽돌로 외벽 전체를 마감했기 때문이다. 솔방울 날개처럼 어슷하게 배치된 벽돌 한 장 한 장에 떨어지는 작은 그림자들이 아름다웠지만, 내 방 창으로 드는 조각 빛을 조금이라도 더 쬐여주려 아침저녁으로 화분을 옮길 때마다 할 수만 있다면 건물에 닿는 햇빛을 주워 오고 싶었다. … (중략)
* 환경과조경 393호(2021년 1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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